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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강 Apr 17. 2018

슈퍼카와  캐나다 이민생활

여기서 돈자랑하시면 안 됩니다

람보르기니 회사의 사장이 '특별해지기 위해서 람보르기니를 타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이 람보르기니를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오만하게 들릴 정도로 아주 특별한 말씀을 하셨다.

두바이 경찰차가 람보르기니라는데 아니,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차가 차문을 박차고 나가야 하는 급박한 상황도 있을 텐데 람보르기니의 서서히 위로 열리는 차문을 언제 열고 출동을 할까라고, 그 차를 못 타 본 나의 소심함을 비웃듯이 한술 더 떠서 4년 전에는 소위 '황제의 차'라는 별명을 가진 애스턴 마틴 최신형 One-77을 경찰차로 도입을 했다고 한다. 애스턴 마틴 하면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가 타서 알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30억 가까이 되는 One-77이 경찰차라니 입이 딱 벌어진다.  760마력에 시속 300킬로미터, 실제로는 320킬로미터에 12기 통의 막강한 파워와 스피드를 자랑하는 경찰차가 속도 제한이 없는 두바이 거리를 달리면서 잡으려는 범인도 아마 포르쉐나 알파로메오 정도는 타고 있지 않을까 혼자 상상을 해 본다.


두바이는 이민제도 자체가 없어서  영어를 잘 하는 필리핀 계통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민을 해서 안정되게 일하고 싶어도 못 하는 도시이다. 이렇게 자국민 위주로 경제가 돌아가고 자국민들만 부자인 나라에서 슈퍼카가 대세인데  지금은  한국도 럭셔리카가 대중적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만큼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취향을 한껏 살린 차들이 많이 달리고 있다. 다 맞는 표현은 아니겠지만 '아우디'는 약간 여성스럽고 '인피니티'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선호하고 'BMW'는 스포티하고  '렉서스'는 튀지 않고 얌전하게 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벤츠'는 옛날부터 탱크 재질로 만든다는 소문이 나서 튼튼하고 '진짜 차 중의 차'로 꼽힌다고 하며 '포르쉐'는 요즘엔 부촌에서는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부카티 베이론'같이 20억이 넘는 차들도 간간히 보인다고 하니 한국도 가히 고급차의 천국이 되어 버린 것 같다.


그리스의  벤츠택시

지중해 국가 중의 그리스만 해도 EU에 가입된 나라이기 때문에 독일차가 많이 굴러 다닌다. 택시도 대부분이 '벤츠'라서 안락하고 승차감이 무지하게 좋았던 기억이 있다. 반면에 EU에 못 들어가고 유럽의 끝자락에 붙어있는 터키도 일반 시내버스가 대부분 벤츠 회사의 차량이다. 그 이유는 독일과 터키는 경제적으로 밀착이 되어 있어서 차도 독일산을 사줘야 하는 양상이다. 내가 살았던 곳은 이스탄불 외곽지역의 신도시였는데 그 동네의 유명한 사립초등학교는 약간 뻥을 섞어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대기자 명단에 올려야 될 정도라고.

그 학교에서 학부모 미팅을 하는 날, 주차되어 있는 차들을 보면 유럽인지 터키인지 헷갈릴 정도로 유럽의 수입차가 많다. 터키에서는 고급차에는 거의 차 값과 비슷할 정도의 무지막지한 사치세가 붙어서 차 값이 끔찍하게 비싼데도 '랜드로버', '벤츠', '아우디', BMW', 순서로 무한 반복되고 이따금씩 '페라리'와 '재규어'도 섞여있다. 그러나 영국차인 '랜드로버'와 '재규어'가 인도 회사에 팔렸다니 이제는 유럽차라고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이스탄불의 시내버스도 '벤츠'차량이다 보니 성능이 좋아서인지 여름에는 에어컨에 빵빵하게 나와서 향이 강한 음식을 먹는 터키 사람들이 꽉 차 있어도 차 안에서 불쾌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이다.

이렇게 최신 차량이 쌩쌩 다니는 이스탄불의 또 다른 차도에서는 마차를 이끄는 말들이 마부의 채찍질을 맞으며 느적느적 걸어가는 것을 볼 때 뭔가 토속적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차의 마력, 즉 horse power가  200마력이라고 하면 말 200 마리가 끄는 파워로 표시한 것에 대해서 궁금하면서도 빠르고 미친 듯이 달려야만 살 수 있는 현대사회의 스피드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달리는 사무실처럼 테이블이 있는 이스탄불의 일반 시내버스

                       2마력의 마차                                                                      



horse power의 마력이 아닌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끌어당기는 차의 마성적인 힘, 또 다른 마력 때문에  남자들에게 차는 로망을 넘어서 거의 종교에 가깝다.  물론 200마력 보다는 700마력이면 차와 몸이 일체가 되어 황홀경에 빠지겠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차만 보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남자들이 목을 매는 '밴쿠버 모터쇼'에 가 보면 슈퍼카는 이층의 높은 곳에  '천상의 차'들, 부가티 치론(chiron)이 25만 불, 코니세그 같은 슈퍼카를  우아하게 진열해 놓고 보통 신차들은 한참 계단을 내려와서 일층에  '지상의 차' 답게 진열되어있다. 마치 계단을 한 계단 씩 내려오면서 현실을 깨달으라는 듯이.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은 자랑하는 수많은 차들 가운데 한국 회사 기아의  '스팅어'도 많은 케네디언들이 관심을 갖고 시승을 해보고 있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모든 면에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형편에 맞게 표현을 하면 자연스러울 텐데 모터쇼에 온 남자들이 갖고 싶은 차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윽하다 못해 모든 걸 다 바쳐서라도 꼭 사고 싶다는 비장함까지 보이는데 밴쿠버가 해안도시이기 때문에 도로들이 꼬불꼬불하고 좁아서 슈퍼카나 스포츠카를 몰고 스피드를 내면서 엔진 사운드를 즐기기엔 사실 적합하지가 않다. 요즘에야 동네에서는 사운드를 줄이고 큰길로 나가서 엔진 소리를 만끽하도록 장치가 되었다지만 그 소리에 조용한 휴양도시의  노인네들이 경기를 일으키기에 좋은, 그래서 스피드와는 거리가 먼 밴쿠버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미에서 슈퍼카가 제일 많이 팔리는 도시가 밴쿠버라는 소문이 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산 차에도 많은 관심

            밴쿠버에 제일 잘 어울리는 아담한 미니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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