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3
너무 오랜 세월을 떠돌았던 탓
쓸 말도 할 말도 요원해진 지금
그저 하릴없이
못내 그리운 내 청춘에
괜시리 헛발질만 해댄다
어쩌자고
당신을 사랑한 나와
기어이
나를 버린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애절하고
또 가련하다
그러므로
삶이 더 이상 그리 해괴망측하지도 않고
모두를 제법 그럴싸하게 이해할 것도 같은
이 가볍디 가벼운 한낮의 변절은
그에 걸맞는 보상을 가져다줄 것인가
함부로 나선 길
노독(路毒)만 짙어 간다
아니면 어느덧 패색(敗色)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