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쓴지 1주일만에 다음 메인에 올랐다.

초심자의 행운

by 최환석

자랑이자 감사의 글입니다.


경기도 시드니시 - Lidcombe 글을 올리고 평소보다 조금 많은 라이킷을 받았을 때,

그냥 업로드한 시간대가 잘 맞았겠거니 했다.


숫자에 연연하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라이킷과 조회수는 초보 브런치 유저에게 달콤한 보상처럼 느껴졌다.


기분이 조금 좋아져서, 저녁을 먹고 우리 집 고양이 ‘순대’와 놀아주었다.

그런데 놀다 흥분했는지, 내 팔과 손을 사정없이 깨물더니

30분 가까이 나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렇게 사냥욕구를 해소한 순대는 사료를 먹고 소파에서 아내와 함께 잠이 들었다.


나는 TV를 끄고 이불을 덮어준 뒤,

지금은 지운, 잠깐 하던 휴대폰 게임을 켰다가

브런치에서 알림이 여러 개 온 걸 보고 열어보았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다는 메시지였다.


그 순간, 약간의 인지부조화가 왔다.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 잠시 스레드에서 식당 리뷰를 올렸을 땐

조회수 1,000을 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이제 고작 글 3개 쓴 나에게 이 숫자가, 너무 낯설었다.

혹시 논란이라도 된 건가 싶어 유입경로를 확인했는데

대부분 ‘daum.net’에서 들어온 클릭이었다.


내 글이 다음에 왜 올라가?

의아한 마음에, 정말 백만 년 만에 다음 메인에 들어가봤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내 글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어디에 올라가 있다는 거지?’


한참을 스크롤하다가,

관심 분야 카테고리를 하나하나 눌러보다가

그제야 마침내 내 글을 발견했다.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이대로 감자탕이 썸네일로 박힌 '경기도 시드니시'

(이대로 감자탕 바이럴 아닙니다.)

솔직히, 그냥 신기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심오하거나 거창한 주제도 아니었고,

어떻게 보면 정말 마이너한 이야기를 쓴 글이었다.

리드컴에서 밥을 먹고, 걷고, 내가 느낀 것을

그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서 썼을 뿐인데,

그 글이 이렇게까지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아마도 운이 좋았던 걸 거다.

타이밍이 맞았고, 우연히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렇게 무언가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너무 기뻐서 자고 있던 아내를 깨워 “다음 메인에 글이 올라갔다”고 말했더니,

본인 일처럼 기뻐해주다 다시 잠들었다.


조금 들뜬 마음으로 샤워하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다시 와서 “브런치스토리 인기 글에도 올랐어”라고 전해줬다.

그 후로도 주말동안 글은 계속 읽혀져서 조회수 7000을 기록했다.

브런치에서 이미 책을 내셨거나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작가님들께는

“누구나 글 쓰다 보면 겪는 흔한 일” 이라 하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살면서 뚜렷하게 무언가를 이뤄본 적 없는 나에게는,

이번 일이 결코 작지 않은, 오히려 꽤 큰 성과처럼 느껴졌다.


앞으로도 글은 계속 쓰겠지만, 이번처럼 운이 따를지는 모르겠다.

다시 알고리즘을 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고.


그래도 나는 이번 일, 참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작은 경험이지만, 내게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