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2025년 11월 09일
그 나라와 그 사회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척도'가 있다.
바로 '환경 조각'이다.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환경 조각'은 그 나라의 '문화 수준'과 '정치 수준'을 반영한다. 30년 전, 한 미술 평론가는 한국의 환경조각 실태에 대해, '문패조각'이란 '멸칭으로 못 박았다. 소위 공사비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예술작품이나 진흥기금에 출연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토대로, 중개인이 생겨나고, '저질'의 조각들이 설치되어, '환경조각'이 아낸 '환경공해'로 귀결되던 상태를 이야기한 것이다.
현재 한창 논쟁 중인 '종묘' 근처에 고층건물을 짓겠다는 현 서울시장의 '정책 방향'도, '문화적 무지'와 '찬박한 정치 수준'의 전형적인 '단면'이다.
유네스코의 공식문서가 '영어'로 되어있어서 답을 하지 못했다는 '서울시'의 말은 '상상할 수 없었던 해명'이었다. 동시통역이 무료로 실시간으로 가능한 시대에... 이게 무슨 소린가..
정말 그런 수준이라면, 그 수많은 서울시장의 해외 방문은 '외유'였단 말인가?
https://imnews.imbc.com/news/2025/society/article/6775561_36719.html
서울시장의 수준이, 서울시의 수준이 아니기를, 서울시장의 5세 아이보다 못한 도덕성이 서울시민의 수준이 아니기를.. 다시 한번 그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그때는 서울에 희망이 없다고, 적어도 '문화적 희망'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른 도시를 키우는 편이 국가 미래를 위해서 나을지도 모른다.
환경조각의 '수준'문제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술의 도시라는 '파리'에도 말도 안 되는 환경조각들이 '공해'처럼 서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조각이 왜 그 자리에 서있어야 하는지, 어떻게 서 있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투먕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여, 적어도 환경조각에 있어선, 프랑스도 후진국이다.
유럽에서 환경조각이 가장 인상적인 곳은 네덜란드였다. 암스테르담은 물론 도시 주변을 잇는 도로가 만나는 로터리에 있는 조각들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프랑스의 거리 조각가 James Colomina의 작품도 흥미로웠다. 'I'm Fine'
괜찮다고 적인 푯말을 들고, 조각은 강에 코를 처박고 엎드린 채였다.
나에게 질문을 되돌리는 작품,
정말 나는 괜찮은가
우린 괜찮나...
병원의 병실에 가장 많은 그림 중의 하나가 고흐의 그림이라고 한다.
자신이 아픈 것을 알았던 화가의 그림이어서,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 하는 우리를 울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조각 역시,
아픈데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마프다고 말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리고 어김없이, 무라카미의 상실의 시대의 그 대목이 떠올랐다.
모두 아프지 않기를...
또 만약 지금 아프다면, 아파도 괜찮다고 다독여주기를...
"응, 그 사람도 돌았어"
하고 레이코 여사가 야채 요리를 포크로 찍어 먹으면서 말했다.
"글쎄, 아침마다 뭔지 모를 말을 소리소리 지르면서 엉망으로 체조를 한다니까
요. 그리고 나오코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기노시타라고 경리를 맡은 여자가 있
었는데, 그 여자는 노이로제 증세로 자살을 기도했다가 미수에 그쳤어요. 도쿠
시마라는 간호사는 작년에 알코올 중독이 심해져서 쫓겨났고요."
"환자, 스태플 할 것 없이 전부 바뀌 치기 해도 좋을 정도군요"
하고 나는 놀라며 말했다.
"그 말이 맞아요"
하고 레이코 여사는 포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말했다.
"와타나베 군도 세상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를 차츰 알아가는 것 같네요."
"그런 것 같습니다"
하고 나는 말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고 있다는 점이에요"
하고 레이코 여사가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중에서...-
#thegreatdays2025 09 Novembre I'm Fine, We are Fine?
#Clandestine_art by #French_artist #James_Colomina is on display in #Amsterdam canals to criticize climate policy, in Amsterdam., #Netherlands November 6, 2025. #REUTER #bravo @jamescolomina
#Streetartist
*환경조각에 대한 박구용 교수의 분노도 만만치 않았다.
적어도 수도 서울이라면, 비단 서울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도시라면, 이 정도의 담론은 학자와 시민 그리고 행정가가 함께 나눠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적어도 k컬처의 '국제화'를 논할 수 있지 않을까? 유네스코 영어 공문에 답도 못하는 서울시의 공무원들,
Are you fine?
I'm not Fine...
https://www.youtube.com/watch?v=66FPpGh8N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