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정현우
키움 히어로즈 투수 정현우가 KBO리그 역대 12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정현우가 기록한 투구수는 122개. 27년 에 120구 이상을 던지고 데뷔전 선발승 기록을 챙긴 고졸 투수가 됐다.
정현우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KBO리그 1군 데뷔전을 치렀다. 5이닝 8피안타 7볼넷 4탈삼진 6실점 4자책점을 기록했다. 완벽한 경기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럼에도 소속팀 키움의 16점의 득점 지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긴 것은 이번이 12번째다. 1991년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2002년 KIA 김진우, 2006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 2014년 LG 트윈스 임지섭·넥센(現 키움) 하영민, 2018년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KT 위즈 김민, 2020년 KT 소형준·삼성 허윤동, 2024년 한화 황준서·조동욱에 이어 해당 부문 기록을 달성했다.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 기록을 위해 별개의 한계 투구수 없이 공을 던졌다. 대부분의 감독은 1군 데뷔전을 선발 등판으로 치를 만큼 유망한 고졸 신인의 팔을 아끼고 싶어 한다. 따라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더라도 70구에서 80구 사이에서 투수 교체를 단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늘 홍원기 감독은 선수에게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기록 달성의 기회를 주기 위해, 투구수를 이유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 결과, 정현우는 류현진 이후 19년 만에 데뷔전에서 100구 이상 던지고 선발승을 챙긴 고졸 신인이 됐다. 류현진은 2006년 4월 12일 LG를 상대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7.1이닝 동안 109를 던졌고,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그해 류현진은 고졸 신인 최초 200이닝-200탈삼진, 고졸 신인 역대 최다승, 투수 트리플 크라운 등의 기록을 싹쓸이하며 투수 골든 글러브와 신인왕, 정규시즌 MVP를 석권했다.
정현우는 KBO리그 43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공을 던지고 데뷔전 선발승을 올린 고졸 신인이 되기도 했다. 해당 부문 1호 기록 보유자는 롯데와 한화에서 활약했던 72년생 좌완 투수 김태형이다. 김태형은 1991년 4월 24일 OB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9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최연소 완투승 기록이 걸린 상황이었기에 135구 역투를 펼쳤다. 이 시즌 김태형은 3점대 평균자책점과 11승 3세이브를 기록했다.
정현우는 작년 9월에 열린 2025 KBBO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키움 구단 역사상 최초의 전체 1순위 지명자다.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한 정현우는 아마추어 시절 최고 152㎞의 강속구를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는 완성형 좌완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 동안 11이닝 10탈삼진 2실점 1자책의 완벽투를 펼치며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