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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녀와 춤을 Dec 14. 2020

중년을 지나고 있는 시점 정리 중

기억은 기록을 이기지 못한다

코로나가 인생의 쉼표를 선물하고 있다. 


돌아보면 매일 주어지는 일정에 

내동댕이친 시간들로 달려온 것 같다. 



20대 였던가. 


마흔 살이 넘었다고 하는 

주위 분들을 보며 생각했다.


너무 안꾸민다. 

여자야 남자야?

아직까지 성공하지 않고 뭘 했지? 

그런 눈길이었음을 철저히 회개한다.




열심히 살면 뭔가 이루고 

그에 맞는 우아한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자본주의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이룰 수 있는 '자유로운 꿈'을 

누구나 얻게 되는 거라고 믿었으니까.



웬걸. 


돌이켜보면 나는 주위에서 

부러워하기도(?)했었던 

열정 충만 에너자이저였다. 


열심히 공부했고 사업했고 일했으니까. 




그러나 이거 뭐지.

 


비가 오는 날의 커피 향을 즐기며 

여유자적 할거라 생각한 

나의 여유로운 중년은 어디 가고 

내가 정말 잘 살고 있나 철렁이며

시간을 짚어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으니.  



가을 낙엽에 더 마음이 가고 

북적거리는 관광지보다는 

무릎 관절 많이 안 쓰는 휴양지로

가는게 당연해 지고 있다.








사랑하기보다는 

사랑에 마음이 무너지며 눈물 흘리는 

딸의 이야기를 들으며 

실연에 공감해 주어야 하고


연로한 부모님들의 건강을 챙겨야 하는 

공동경비구역 같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생이라는 시간 속에서 만나고 

겪게 되는 이벤트들을

왜 그렇게 붙들고 매달렸는지,

때론 세상을 다 가진듯 자만했는지가

우스워지기도 

무감각해지기도 하는 

인생계절을 보내는 중이다.


누군가 말했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그렇다면 이제라도

남은 여정을  '누리는'

태도를 취하는게 

순리 인듯 싶다.





나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혹은 마주하는 매일의 시간에서

느껴지는 

小事에 대해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얘기하듯 글을 쓰자는 마음으로 

브런치를 시작하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한 사람이 걸어온 길을

다지는 작업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아직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겠지.



그 내용이 어떤 것이든

다 발걸음 일 테니까.




대단한 건더기는 없더라도 

국물이라도 나오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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