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체력
부자.
듣기만 해도 신나는 단어다.
기준은 각 다르지만 일단 '부자'는 돈 걱정 안 하고 누리며 살 수 있을 정도는 될듯하다.
자본주의에서는 평생의 목표이기도 하겠지만 요즘 사회를 보면 그런 기준은 아니어도 안정된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 정도라도 가고 통장 잔고가 두둑하다면 부자라고 해도 좋아 보인다.
요즘 세상은 지치고 피곤한 수치가 높은 시절이다.
나 역시 사회생활 시작하고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그 갈증이 채워지리라 믿었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느끼는 나의 위치는 돈만 생각하기에는 속상한 포지션이 배정되었던 것 같은 기억이다.
대기업을 첫 직장으로 시작했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그럴싸했지만 통장에 찍히는 금액을 보면서 매일 아침 같이 출근하는 맥없는 저 남자 사원의 급여와는 거리가 있음에 화가 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부지불식간에 나의 생각과 일들은 결혼 후에도 늘 돈에 맞춰져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가 어린 시절부터 내게 심어준 그 가난의 불편함이 몸에 배여서 일거다.
결혼 초 외식 사업을 시작하고 정신없이 일했다.
몸이 아프고 가족이 힘든 것은 견디면 되고 훗날 보상 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노력과 생각이 편향된 생각을 가져오기도 했고 곁을 보지 못한 배려 없음을 한참 뒤에 알았다.
그러나 그 시절로 되돌아가면 나는 아마 같은 톱니바퀴를 돌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고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의 법칙에 안도 되고 감사할 뿐이다.
나는 많은 부자들을 만났다.
그들에게서 발견한 건 시기와 사회적 필요에 의해 급성장한 부자기업 대표도 있지만 특별함 없이 성실하게 아껴 쓰며 이룬 개미형 부자도 있다.
나는 둘 다 해당되지 않는 게 신기하다.
그렇다.
나는 기업을 할만한 기초 체력도 없었고 알뜰하게 아끼며 성실하게 부자 되자는 생각도 부족했다.
막연하게 돈, 그 규모만 바라보았던 시간이 길었다.
나에 대한 점검과 행복은 미루고 멀리 있는, 때론 안개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마음속 선명한 성공 만을 막연히 그렸었다.
부자가 되고 싶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부자가 되고 싶다고.
나는 대답한다.
화려한 부자 이전에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며 속도를 유지해보라고.
이건 진실이며 사실이다.
그리고 나를 더 깊이 대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다.
자본주의에서 부자는 좋은 것이고 필요한 도구로 잘 사용될 수 있다.
생각에 대한 정리는 강력한 명분을 준다.
그리고 부자가 되기 위한 기초 체력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째는 마인드요 둘째는 경제를 아는 지식이며 셋째는 이타적 관심을 잃지 않는 심리적 기초 체력을.
나 역시 계속 체력을 다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