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 외할아버지와 증조 외할머니. 이 한 장의 사진.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이사진.
증조 외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과수원에서 복숭아 고르는
작업을 하시던 모습.
과수원?
그래. 두 분은 충주에서
과수원을 크게 하셨단다.
엄마가 여름방학이면 달려가
뛰어놀던 곳이지.
그때도 지금도 그 과수원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도 생각나지 않아.
그만큼 넓고 넓었던
두 분의 궁전이었단다.
사과, 배, 복숭아..
그 많던 과일나무.
그리고 과일들.
사과가 익어갈 뜨거운 8월이면
목 터져라 외쳤던
매미소리가 지금도 쩌렁하다.
과수원 한쪽에 심어두신
토마토 밭 사이를 뛰어가면
설명할 수 없는 그 토마토 풀냄새가
정말 싱그러웠단다.
아파트 베란다에 심어둔
작은 방울토마토 잎에서도
같은 냄새가 나지.
바로 그 냄새.,
또
보라색 흰색이 가득한
도라지밭에는
나의 손끝을 기다리는
꽃봉우리들이 가득했었구.
톡톡 터트리는 재미는
시간가는줄 몰랐지.
복숭아 사과 수확철이면
일하고 가는 인부들의
가방과 자루마다
가득히 채워주시던 넉넉함이
지금도 기억나는 두 분.
뭐든지 나눠먹고 살아야지 하시며.
내가 가진 유일한
두 분의 이 사진.
두분은 지금 안계시지만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후덕함과 따스함이
고대로 전해지더라구.
그래 우리 '후덕'하게 살다 가자.
사진속 그림은 언제나 과거입니다.
그러나 느낌은 현재.
또 누군가에게는 미래의 생각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