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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반전★30분만에 상견례 엎고 나온 이야기

by 아들딸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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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dwg6QqeZjXs


여러분,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저는 올해 쉰여덟입니다. 남편이랑 같이 신림동에서 작은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장사가 그렇게 잘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부부 먹고살 만큼은 되거든요. 아침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장 보고, 밤 아홉 시까지 일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요. 근데 그렇게 30년을 살았으니까, 이제는 그게 몸에 배어서 힘든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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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은 지수예요. 올해 서른둘인데,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어요. 정교사 받은 지도 벌써 5년째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부부는 공부를 많이 못 했어요. 남편은 중학교까지밖에 안 나왔고, 저는 그나마 고등학교는 나왔지만 대학은 못 갔죠. 그래서 더 우리 딸만큼은 공부 시켜야겠다, 대학 보내야겠다, 그런 마음이 간절했어요.

딸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학원비 대느라 허리띠 졸라맸습니다. 저희 식당 장사가 안 되는 날도 많았지만, 딸 학원비만큼은 꼭 빼놓고 시작했어요. 중학교 때는 과외까지 시켰고요. 고등학교 때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도시락 싸서 보내고 밤늦게까지 학원 끝나면 데리러 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수가 교대를 갔어요. 서울에 있는 교대는 못 가고 지방에 있는 교대 갔지만, 그래도 너무 기뻤어요. 우리 딸이 선생님이 된다니까요.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받아서 냈고, 용돈은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벌어서 보냈어요. 남편은 식당 일하고, 저는 저녁에 몇 시간씩 다른 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렇게 딸이 졸업하고 임용고시 붙어서 서울에 있는 학교로 발령받았을 때, 정말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어요. 딸이 첫 월급 타서 우리한테 30만 원을 줬는데, 그날 남편이랑 둘이 진짜 펑펑 울었습니다. 그동안의 고생이 다 보상받는 것 같았거든요.

딸은 착했어요. 월급 받으면 꼭 부모님 용돈 드리고, 명절 때마다 선물도 사왔고요. 결혼은 좀 늦게 해도 괜찮다고, 그냥 천천히 좋은 사람 만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작년 가을쯤이었나요? 딸이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엄마, 나 좋은 사람 만났어. 나이는 서른다섯이고, 대기업 다니는 부장이야."

처음 듣고 너무 좋았어요. 우리 딸 또래보다 세 살 위니까 든든하겠다 싶었고, 대기업 부장이면 직장도 좋은 거잖아요. 그래서 언제 한번 데리고 오라고 했죠.

첫 만남은 우리 식당에서 했어요. 딸이 저녁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왔는데, 첫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겼고, 뭣보다 말을 참 예의 바르게 하더라고요.

"안녕하세요, 어머님. 저는 민석이라고 합니다. 지수 씨한테 부모님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고 많이 들었습니다."

남편이랑 저랑 둘 다 마음에 들어 했어요. 밥 먹으면서도 계속 저희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식당 일이 힘드시죠, 건강 챙기세요, 이런 말도 하고요.

딸이 나중에 말하더라고요.

"엄마, 민석이가 부모님 너무 좋아했대. 특히 아버지가 진짜 멋있으시다고 그랬어."

남편은 그 말 듣고 어깨가 으쓱했죠. 평생 식당 일만 하면서 살았는데, 사위될 사람한테 그런 말 듣으니까 기분이 좋았나 봐요.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딸이 결혼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엄마, 민석이랑 결혼하고 싶어."

저는 물론 좋다고 했죠. 딸이 서른둘인데 이제 결혼해도 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상견례 날짜를 잡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딸이 좀 이상한 말을 하더라고요.

"엄마, 민석이 부모님은 좀... 까다로우실 수도 있어."

"까다롭다니?"

"응. 민석이 아버지가 큰 회사 사장님이시거든. 그래서 좀 엄격하시대."

회사 사장이라는 말에 저는 좀 긴장이 됐어요. 우리 같은 식당 하는 사람들이랑은 격이 다른 분들이잖아요.

"괜찮을까? 우리 같은 사람들이랑 사돈 맺는 거..."

"엄마, 괜찮아. 민석이가 부모님한테 잘 말해놨대. 그냥 편하게 오시면 돼."

딸이 그렇게 말하니까 믿었어요. 그리고 상견례 날짜를 잡았습니다.

상견례 날짜는 3주 뒤 일요일로 잡혔어요. 장소는 강남에 있는 특급 호텔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엄마, 민석이 아버지가 그 호텔 자주 가신대. 거기서 하자고 하셨어."

강남 호텔이라는 말에 또 긴장이 됐어요. 저희는 그런 데 가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도 딸 결혼하는 건데, 뭐 어렵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뭘 입고 가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여보, 우리 뭘 입고 가야 하나?"

남편도 고민이었어요. 우리는 평생 식당 일복 입고 살았지, 정장 같은 거 입어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딸이 말하더라고요.

"엄마 아빠, 깔끔하게 입고 오시면 돼. 너무 부담 갖지 마."

그래도 딸 체면도 있고 해서, 남편이랑 저랑 백화점에 갔습니다. 평생 시장에서만 옷 사 입었는데, 그날은 백화점에 갔어요.

정장 코너에 갔는데,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남자 정장이 80만 원, 여자 정장이 60만 원이더라고요.

"여보,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니야?"

"그래도 사야지. 딸 상견례인데."

남편이 그렇게 말하면서 카드를 꺼냈어요. 우리 부부가 한 달 동안 빡빡하게 일해서 모은 돈이 그 정장 값으로 나간 거죠.

그래도 입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남편도 정장 입으니까 멋있었고, 저도 거울 보니까 나름 괜찮아 보였어요.

"아, 우리도 이렇게 입으니까 사람 같네."

남편이 농담 섞어서 그렇게 말했는데, 저는 뭔가 마음 한구석이 씁쓸했어요. 평생 이런 옷 한 번 못 입고 살았는데, 딸 결혼한다고 이제야 입어보는구나 싶어서요.

구두도 새로 샀어요. 남편 거 15만 원, 제 거 12만 원. 다 합쳐서 170만 원 가까이 쓴 거예요. 우리한테는 큰돈이었죠.

그렇게 준비를 하고, 상견례 전날 밤에 딸한테 전화가 왔어요.

"엄마, 내일 그냥 편하게 오세요.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응, 알았어. 근데 지수야, 민석이네 부모님은 어떤 분들이시니?"

전화기 너머로 딸이 잠깐 말을 멈췄어요.

"음... 좋으신 분들이야. 그냥 좀 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 근데 괜찮아. 엄마 아빠가 잘하시면 돼."

딸 목소리에 뭔가 걱정이 묻어나는 것 같았지만, 저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알았어. 우리 잘할게."

그날 밤 잠이 잘 안 왔어요. 내일 어떤 분들을 만날지, 뭘 말해야 할지,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했죠.

남편도 마찬가지였나 봐요. 밤새 뒤척이더라고요.

"여보, 못 자?"

"응. 긴장돼서."

"나도 그래. 근데 뭐 어때. 우리 잘하면 되지."

그렇게 말했지만, 솔직히 자신은 없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습니다. 식당은 하루 쉬기로 했어요. 일요일이라 손님이 많은 날인데, 그래도 딸 상견례가 더 중요하니까요.

머리 파마한 데 가서 손질하고, 화장도 좀 진하게 했어요. 평생 화장 안 하고 살았는데, 그날만큼은 큰맘먹고 화장도 받았습니다.

남편은 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구두 신고 나왔는데 뭔가 어색해 보였어요.

"여보, 넥타이가 좀 삐뚤어진 것 같은데?"

"그래? 나 넥타이 매는 거 잘 못 하거든."

제가 다시 매줬어요. 남편 넥타이 매주면서,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평생 식당에서 앞치마만 두르고 살았는데, 이렇게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남편을 보니까 뭔가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더라고요.

"여보, 멋있어."

"어디가 멋있어. 이 나이에 이런 짓 하고 있으니."

"아니야. 진짜 멋있다니까."

그렇게 준비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시간은 11시 30분이었고, 약속 시간은 1시였어요. 강남까지 가려면 40분 정도 걸리니까, 일찍 나선 거죠.

지하철을 타고 갔어요. 차가 있기는 한데, 오래된 경차라서 좀 창피할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강남은 주차하기도 어렵다잖아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이 저희를 쳐다보더라고요. 아마 나이 든 부부가 정장 입고 있으니까 좀 어색해 보였나 봐요.

강남역에 도착해서 호텔까지 걸어갔습니다. 호텔 건물이 정말 크더라고요. 입구부터 화려하고, 로비도 넓고...

"여보, 여기 진짜 비싼 데구나."

"그러게. 이런 데서 밥 먹으면 얼마나 나올까?"

우리 부부는 약간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호텔 안으로 들어가서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2층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갔어요. 레스토랑 입구에는 정장 입은 직원이 서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예약하셨나요?"

"네, 1시에 이지수 씨 이름으로 예약했어요."

직원이 확인하고는 안으로 안내했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레스토랑 안은 정말 고급스러웠어요. 천장도 높고, 샹들리에도 달려 있고, 테이블마다 하얀 식탁보가 깔려 있었죠.

직원이 구석에 있는 룸으로 안내했어요.

"손님들께서 먼저 와 계십니다."

문을 열자, 안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민석이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 딸 지수와 민석이까지 네 명이 있었어요.

"어서 오세요."

민석이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인사를 했습니다.

키가 크고, 양복을 말끔하게 입고 있었어요. 얼굴은 좀 각진 편이고, 표정이 딱딱해 보였습니다.

민석이 어머니는 샤넬 투피스를 입고 있었어요. 목에는 진주 목걸이, 귀에는 다이아몬드 귀걸이... 아, 저는 그런 거 잘 모르지만, 그래도 비싸 보이더라고요.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늦었나요?"

남편이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했어요.

"아니요, 저희가 좀 일찍 왔습니다. 앉으세요."

민석이 아버지가 우리를 앉으라고 손짓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테이블 맞은편에 앉았어요. 딸은 우리 옆에 앉았고, 민석이는 부모님 옆에 앉았죠.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최진호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아내 김선영입니다."

민석이 아버지가 명함을 꺼내서 건넸어요.

명함을 받아보니, '진호물산 대표이사 최진호'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 네. 저는 이동수이고, 이쪽은 제 아내 강미숙입니다."

남편도 명함을 주려고 했는데, 우리는 명함이 없었어요. 식당 하는 사람들은 명함이 필요 없거든요.

"죄송합니다. 저희는 명함이 없어서..."

"아, 괜찮습니다."

민석이 아버지는 무표정하게 말했어요.

민석이 어머니는 처음부터 말이 없었습니다. 그냥 우리를 훑어보더니, 딸을 쳐다보고, 다시 메뉴판을 보더라고요.

분위기가 좀 어색했어요.

"자, 주문부터 할까요?"

민석이가 메뉴판을 펼쳤습니다.

"여기 코스 요리가 괜찮습니다. A코스는 15만 원, B코스는 20만 원인데요."

15만 원이요? 밥 한 끼에?

저는 깜짝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아, 네. 저희는 뭐든지 괜찮습니다."

"그럼 B코스로 할까요? 좀 더 푸짐합니다."

민석이 아버지가 말했고, 직원을 불러서 주문했어요.

"B코스 여섯 분이요."

"네, 알겠습니다."

직원이 나가고, 우리끼리만 남았습니다.

민석이 아버지가 입을 열었어요.

"두 분은 무슨 일 하십니까?"

"저희는 신림동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대답했어요.

"아, 식당이요? 무슨 음식입니까?"

"백반집입니다. 한식 위주로요."

"아..."

민석이 아버지의 목소리가 좀 시큰둥해졌어요.

"장사는 잘되십니까?"

"네, 뭐... 그럭저럭 먹고살 만큼은 됩니다."

"그럭저럭이요?"

민석이 어머니가 처음으로 말을 했어요. 목소리가 좀 차갑더라고요.

"네... 크게 벌지는 못하지만, 생활하는 데는 지장없습니다."

남편이 조심스럽게 대답했어요.

"월 매출이 얼마나 되십니까?"

갑자기 그런 걸 물어보니까 당황스러웠어요.

"그게... 한 달에 한 천만 원 정도 됩니다."

"천만 원이요? 그럼 순수익은 얼마나 되시는데요?"

"한 300만 원 정도요..."

말을 하면서도 창피했어요. 우리한테는 그게 다인데, 이 사람들 눈에는 너무 적게 보이나 봐요.

민석이 어머니가 코웃음을 쳤어요.

"300만 원으로 어떻게 생활하세요? 집은 자가세요?"

"아니요. 전세입니다."

"전세요? 전세금은 얼마인데요?"

"2억입니다."

"2억짜리 전세에 사시면서 수입이 300만 원이시면... 저축은 어떻게 하세요?"

이게 무슨 신문조사도 아니고, 왜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건지 이해가 안 갔어요.

"저희는... 저축은 많이 못 합니다. 딸 뒷바라지하느라..."

"뒷바라지요?"

민석이 아버지가 웃었어요. 비웃는 것 같은 웃음이었어요.

"지수 씨가 벌써 서른둘 아닙니까? 아직도 부모님께 손 벌립니까?"

"아니요! 지수는 손 안 벌려요. 오히려 저희한테 용돈 줍니다."

제가 급하게 말했어요.

"용돈이요? 얼마나 줍니까?"

민석이 어머니가 물었어요.

"한 달에... 30만 원 정도요."

"30만 원이면 용돈도 아니죠. 그걸로 뭘 하세요?"

저는 점점 기분이 나빠지고 있었어요.

"그래도 딸이 주는 마음이 고마워서요."

"마음이요? 허."

민석이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어요.

그때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왔습니다.

에피타이저부터 나왔는데, 작은 접시에 뭔가 조금 올라와 있었어요. 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맛있게 드세요."

웨이터가 나가고, 우리는 음식을 먹기 시작했어요.

근데 솔직히, 양이 너무 적었어요. 맛은 있는데, 배가 안 차는 거예요.

민석이 아버지가 와인을 주문했습니다.

"이 음식에는 레드 와인이 어울립니다. 샤또 마고 2015년산으로 주세요."

웨이터가 와인을 가져왔는데, 라벨을 보니까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았어요. 얼마나 비싼 건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와인을 따라주는데, 저는 술을 못 마셔서 사양했어요.

"저는 괜찮습니다."

"아니요, 이런 자리에서는 함께 마셔야죠."

민석이 어머니가 강하게 말했어요.

"저는 정말 술을 못 마셔서요..."

"조금만 입에 대세요. 분위기는 맞춰주셔야죠."

어쩔 수 없이 한 모금 마셨는데, 정말 맛이 없었어요. 신맛도 나고, 쓴맛도 나고...

음식이 계속 나왔어요. 수프, 샐러드, 생선 요리, 고기 요리... 근데 다 양이 적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우리 입맛에는 안 맞았어요.

우리는 평생 된장찌개, 김치찌개 먹고 살았는데, 이런 음식은 너무 낯설었죠.

식사 중간중간에 민석이 부모님이 계속 질문을 했어요.

"지수 씨는 학교에서 월급을 얼마나 받습니까?"

"한 350만 원 정도 받습니다."

딸이 대답했어요.

"350만 원이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그것밖에 못 받습니까?"

"네... 경력이 아직 5년밖에 안 돼서요. 나중에 더 받겠죠."

"나중에요? 그럼 지금은 350만 원밖에 못 받는다는 거네요."

민석이 어머니가 혀를 찼어요.

"우리 민석이는 지금 연봉 1억 2천입니다. 보너스 포함하면 더 되고요."

"아... 네."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런데 지수 씨 월급이 350만 원이면, 세명이 합쳐서 한 달에 얼마 버시는 겁니까?"

"한 650만 원 정도요..."

"650만 원으로 서울에서 어떻게 사세요?"

"저희는 충분합니다."

남편이 조금 목소리를 높였어요.

"충분하다고요? 이 시대에 650만 원으로요?"

민석이 아버지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저희 민석이는 혼자서 그것보다 더 벌잖아요. 근데 셋이 합쳐서 그 정도밖에 안 되면..."

말을 끝까지 하진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우리 부부를 무시하는 거였어요.

저는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근데 참았어요. 딸 때문에요.

식사가 끝나고 커피가 나왔습니다.

민석이 아버지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자, 이제 결혼 이야기를 해볼까요?"

"네, 그러시죠."

남편이 대답했어요.

"먼저, 결혼식은 언제 하실 생각입니까?"

"저희는 애들이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원하는 대로요? 그건 안 되죠."

민석이 어머니가 단호하게 말했어요.

"결혼은 두 집안이 만나는 겁니다. 당사자들끼리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에요."

"그래도 요즘 시대에는..."

"요즘 시대든 옛날이든, 결혼은 부모가 주도하는 겁니다."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결혼식은 내년 봄에 하겠습니다. 5월 둘째 주 토요일."

민석이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통보했어요.

"아직 애들이랑 상의를..."

"상의는 이미 했습니다. 민석이한테 물어봤더니, 부모님 뜻대로 하겠다고 했어요."

민석이를 보니까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고요.

"결혼식 장소는 저희가 정하겠습니다. 잠실에 있는 웨딩홀인데, 거기가 우리 친척들 오기 편해서요."

"네..."

"하객은 저희 쪽에서 200명 부를 겁니다. 그쪽은 얼마나 부르실 건가요?"

"저희는... 한 50명 정도?"

"50명이요? 그것밖에 안 되세요?"

민석이 어머니가 놀란 표정을 지었어요.

"저희는 친척도 많지 않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요."

"그럼 하객이 우리 쪽이 200명인데 그쪽이 50명이면, 너무 차이가 나잖아요. 창피한데요."

창피하다고요? 이게 무슨 말이에요?

"죄송합니다만, 저희는 50명 이상 부를 사람이 없습니다."

남편이 좀 딱딱하게 말했어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하객 비율이 안 맞으면 양가 균형이 안 맞아 보이는데..."

민석이 아버지가 한숨을 쉬었어요.

"그리고 예단, 예물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네."

"예단은 저희 쪽에서 3천만 원어치 준비하겠습니다. 그쪽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3천만 원이요?

우리는 그런 돈이 없었어요.

"저희는... 그렇게 많이는 어렵고요. 한 천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천만 원이요?"

민석이 어머니가 코웃음을 쳤어요.

"그럼 우리는 3천을 주는데 그쪽은 천만 원만 주신다고요? 그럼 우리가 2천만 원 더 주는 거네요?"

"죄송합니다. 저희 형편이..."

"형편이요? 형편이 안 되면 결혼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어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어요.

"무슨 말이긴요. 사실을 말하는 겁니다. 결혼을 하려면 그만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저희는 30년 동안 식당 일하면서 딸 키웠습니다. 대학 보내고, 선생님 만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형편이 안 되면 결혼하면 안 된다고요?"

"그건 그쪽 사정이고요. 우리는 우리 아들이 제대로 된 집안과 결혼했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지금 이 상황이 마음에 안 듭니다."

민석이 어머니가 대놓고 말했어요.

"제대로 된 집안이요? 우리가 뭐가 제대로 안 됐습니까?"

"일단 경제력이 안 되시잖아요. 월 수입 300만 원에 전세 사시고, 저축도 못 하시고. 그리고 예단도 제대로 못 해주시고."

"경제력이 전부입니까? 저희는 평생 정직하게 살았습니다. 한 번도 남한테 피해 준 적 없고, 딸 하나 잘 키웠어요!"

"정직하게 사는 건 당연한 거고요. 문제는 지금 우리 민석이가 그쪽 딸하고 결혼하면, 우리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겁니다."

"다 책임진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신혼집도 우리가 마련해야 하고, 결혼식 비용도 우리가 대부분 내야 하고, 나중에 애들 낳으면 애들 키우는 것도 우리가 도와줘야 하잖아요. 그쪽은 도와줄 형편이 안 되시니까."

이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우리가 가난하다고, 그렇게 무시당해야 하나요?

"저희 딸이 월급 350만 원 받습니다. 그거 가지고 애들이 알아서 살 수 있어요."

"350만 원으로요? 서울에서 전세 살면서 애까지 키우면서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

민석이 아버지가 비웃듯이 말했어요.

"아버님 말씀이 좀 지나치신 것 같으세요!"

딸이 끼어들었어요.

"지수야, 어른들 말씀하실 때 끼어들지 마."

민석이 어머니가 딸을 쏘아봤어요.

"왜 말을 못 해요? 당사자가 저인데!"

"당사자라고 해서 다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야. 어른들이 정하는 거니까 넌 가만히 있어."

"어머님, 이건 아니잖아요. 저희 부모님을 이렇게 무시하시면 안 되죠!"

"무시하는 거 아니야. 사실을 말하는 거지."

"사실이요? 제 부모님이 평생 고생하신 거 어머님은 몰라요.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시면서 저 키우셨어요!"

"그건 부모로서 당연한 거잖아. 자식 키우는 게 대단한 일이야? 우리도 민석이 키웠어."

"그렇게 키우셨으면서 왜 민석이는 빚이 그렇게 많아요?!"

갑자기 딸이 폭탄 발언을 했어요.

"뭐?"

민석이 부모가 놀란 표정을 지었어요.

"빚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민석이가 저한테 말했어요. 카드 빚이 5천만 원 있다고. 주식 투자하다가 손해 봐서 생긴 빚이라고!"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어요.

민석이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민석이 부모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민석아, 그게 사실이냐?"

민석이 아버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어요.

"아버지..."

"사실이냐고!"

"네... 죄송합니다."

민석이가 고개를 숙였어요.

"이 자식이! 내가 뭐라고 했어! 주식 투자 하지 말라고 했잖아!"

민석이 아버지가 소리를 질렀어요.

"죄송합니다..."

"그래서 5천만 원 빚을 진 채로 결혼을 하려고 했어? 이게 말이 되니?"

"제가... 갚을 겁니다."

"어떻게 갚아? 넌 지금 월급 다 쓰고 있잖아!"

"그건..."

"그것도 모자라서 나한테도 돈 빌려갔잖아. 그 돈은 언제 갚을 거야?"

민석이 아버지의 추궁에 민석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어요.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봉 1억 2천을 받는다면서, 왜 빚이 5천만 원이나 있죠? 그리고 아버지한테 돈을 빌려갔다고?

"잠깐만요."

제가 말을 끊었습니다.

"그럼 지금 자네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나?"

"한... 50만 원 정도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어요.

연봉 1억 2천을 받는데 통장에 50만 원밖에 없다고요?

딸이 화난 목소리로 물었어요.

"민석씨 빚이 있는건 알았지만 그금액이 5천만원일 줄은 몰랐어. 그 정도면 나한테 미리 말했어야 하는거 아니야?"

"미안해."

순간, 딸의 얼굴이 굳어졌어요.

"이거 완전 사기 결혼이네."

"미안해. 나도 창피해서..."

"창피해서거짓말을 해? 신혼집은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부모님이 도와주실 줄 알았어..."

"당신, 처음부터 결혼 비용을 부모님한테 다 떠넘길 생각이었어?"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면 뭐야! 민석씨 지금까지 저한테 거짓말한 거잖아!"

"지수야, 진정해..."

"진정하라고요? 지금 이 상황에서 진정하라고요?"

딸의 목소리가 떨렸어요.

저는 그 순간 깨달았어요.

민석이라는 사람은 처음부터 우리 딸한테 거짓말을 했던 거예요. 돈도 있다고 거짓말하고, 능력도 있다고 거짓말하고...

"민석아."

민석이 어머니가 차갑게 말했어요.

"넌 지금 우리 집안 망신시키고 있는 거 알아?"

"죄송합니다, 어머니..."

"죄송하다고 다야? 넌 그렇게 무책임하게 살 거야?"

"아닙니다..."

"넌 결혼할 자격이 없어. 당장 이 결혼 취소해."

민석이 어머니가 단호하게 말했어요.

"어머니!"

민석이가 놀라서 소리쳤어요.

"뭐가 어머니야! 빚투성이놈이 무슨 결혼을 해!"

"저... 저도 이 결혼 못 하겠어요."

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지수야..."

"민석 씨, 당신 나한테 거짓말했잖아. 돈 있다고, 부모님이 좋은 분들이라고, 다 거짓말이었어!"

"지수야, 미안해..."

"미안하다고 다예요? 전 이렇게 시작하는 결혼 못 해요!"

딸이 일어섰어요.

"엄마, 아빠, 우리 가요."

"지수야..."

"가요!"

우리는 레스토랑을 나왔습니다.

딸은 계속 울고 있었어요.

"엄마... 나 바보 같아..."

"아니야, 지수야. 네 잘못이 아니야."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민석이 말만 믿고..."

"그 사람이 잘못한 거야. 넌 잘못 없어."

우리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도착해서 딸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어요.

남편이 말했어요.

"여보, 우리 딸... 괜찮을까?"

"괜찮아질 거야. 시간이 지나면."

"근데... 오늘 일 생각하면 화가 나."

"나도 그래."

우리 부부는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그날 밤, 딸한테 전화가 왔어요. 민석이었어요.

딸은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

계속 전화가 왔지만, 딸은 끝까지 받지 않았어요.

그 다음날, 민석이가 우리 식당으로 찾아왔어요.

"어머님, 아버님... 죄송합니다."

민석이가 고개를 숙였어요.

"이제 와서 사과해봤자 소용없어요."

제가 차갑게 말했어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지수한테 거짓말한 것도, 어머님 아버님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 보인 것도..."

"그걸 이제 와서 사과한다고 해결되나요?"

"제가... 빚을 갚겠습니다. 그리고 지수랑 결혼하고 싶습니다."

"안 돼요."

"네?"

"우리 딸은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 안 합니다."

"어머님..."

"돌아가세요. 다시는 우리 딸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어머님, 제발..."

"가세요!"

민석이는 결국 돌아갔어요.

그 후로 몇 주가 지났습니다.

딸은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졌어요.

"엄마, 나 괜찮아."

"정말?"

"응. 오히려 결혼 전에 알아서 다행이야. 결혼하고 나서 알았으면 더 큰일 났을 거야."

딸의 말이 맞았어요.

그리고 한 달쯤 지났을 때, 딸한테 또 전화가 왔어요.

이번에는 민석이 어머니였어요.

"지수 씨, 저 민석이 어머니예요."

"아, 네..."

"저희가 정말 죄송해요. 그날 무례하게 굴었던 것..."

"괜찮습니다."

"아니에요. 저희가 잘못했어요. 사실 민석이 일 때문에 제가 알아봤는데... 민석이가 회사에서 문제가 있었대요."

"네?"

"횡령 혐의로 조사받고 있어요."

"뭐라고요?"

"회사 돈을 빼돌려서 주식 투자를 한 거예요. 지금 검찰 조사 중이에요."

딸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결혼은 당연히 안 되겠죠. 저희도 이 결혼 원하지 않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딸이 말했어요.

"엄마, 나 정말 운이 좋았나 봐."

"그러게..."

만약 결혼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생각만 해도 아찔했어요.

몇 달이 지났습니다.

딸은 이제 완전히 회복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같은 학교 체육 선생님이었는데, 참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제게 말했어요.

"여보, 나 사실 고백할 게 있어."

"뭔데?"

"우리... 사실 당신 몰래 작은 건물을 하나 샀어."

"건물?"

"응. 신림동에 있는 작은 상가 건물. 3층짜리인데, 월세가 한 달에 500만 원 나와."

"500만 원?"

"응. 그 돈으로 우리 노후 대비하려고. 그리고 나중에 지수 결혼할 때 그 건물 물려주려고."

저는 남편을 멍하니 쳐다봤어요.

"당신... 그런 걸 왜 이제 말해?"

"미안해. 근데 지수한테는 아직 말하지 마. 지수가 돈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꿀 때까지 기다리려고."

"알았어..."

며칠 후, 남편은 딸을 불러서 말했어요.

"지수야, 아빠가 사실 너한테 말할 게 있어."

"뭔데?"

남편이 건물 이야기를 했어요.

딸은 깜짝 놀랐어요.

"아빠, 진짜?"

"응. 근데 이 건물은 나중에 네가 결혼할 때 줄 거야."

"아빠..."

"근데 조건이 있어. 돈 때문에 결혼하면 안 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해야 돼."

"응, 알았어. 나 이제 그런 생각 안 해."

"그래. 아빠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돈이 많든 적든,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살았으면 좋겠어."

딸이 남편을 꼭 껴안았어요.

"아빠,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내가 돈만 생각했던 것..."

"괜찮아. 사람은 다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니까."

1년 후, 딸은 체육 선생님과 결혼했어요.

결혼식은 작은 웨딩홀에서 했고, 하객도 100명 정도만 불렀어요.

신랑 집안은 평범한 가정이었는데, 참 좋은 분들이었어요.

상견례도 조용하게, 우리 식당에서 했어요.

"어머님, 아버님 음식 정말 맛있네요!"

신랑 어머니가 진심으로 말했어요.

"감사합니다. 많이 드세요."

"저희 아들이 지수 씨 만나서 정말 행복해해요. 좋은 딸 키우셨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민석이네 가족과는 정말 달랐어요.

결혼식 날, 남편이 딸한테 건물 서류를 줬어요.

"지수야, 이거 네 거야."

"아빠..."

"행복하게 살아. 그게 아빠가 바라는 전부야."

딸이 펑펑 울었어요.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가 신혼여행을 떠났어요.

남편이랑 저는 식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보, 우리 딸 잘 시집보냈네."

"그러게. 좋은 사람 만나서 다행이야."

"근데 여보, 우리 이제 건물도 있고 그러니까, 식당 좀 줄이고 쉬면서 살까?"

"아니야. 난 이 일이 좋아. 손님들한테 밥 해주는 거."

"그래?"

"응. 우리 그냥 이렇게 살자. 평생 해온 일이니까."

남편이 웃었어요.

"그래, 알았어."

그렇게 우리는 계속 식당을 했어요.

지금도 새벽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장을 보고, 밤 아홉 시까지 일해요.

힘들지만, 행복해요.

돈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는 정직하게 살았고, 딸을 잘 키웠어요.

그리고 딸은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거면 됐어요.

아, 그리고 민석이 이야기가 궁금하시죠?

나중에 들었는데, 민석이는 횡령죄로 실형을 받았대요.

회사 돈 5억을 빼돌려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다 날렸다고...

민석이 부모도 그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요.

민석이 어머니가 우리 식당에 한 번 찾아왔었어요.

"죄송합니다..."

그 날 상견례 때 그렇게 오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초라한 모습이었어요.

"괜찮습니다. 다 지나간 일이에요."

"저... 정말 죄송해요. 그날 제가 너무 무례했어요."

"이제 와서 사과해도 소용없어요. 그냥 가세요."

"저희 민석이가... 정말 잘못했어요. 그 아이가 원래는 착한 애였는데..."

"그건 제가 알 바 아니에요."

"제발... 지수 씨한테 면회 한 번만 보내달라고 해주세요..."

"안 됩니다. 우리 딸은 이미 결혼했어요. 행복하게 살고 있고요."

민석이 어머니는 결국 돌아갔어요.

뒷모습이 참 초라하더라고요.

그날 상견례 때, 우리를 그렇게 무시하던 사람이...

돈이 있다고, 지위가 높다고 그렇게 거만하던 사람이...

결국 자식이 잘못되니까 저렇게 초라해지는구나...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돈이나 지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정직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는 걸.

그리고 자식을 제대로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우리는 가난했지만, 딸을 바르게 키웠어요.

그게 가장 큰 재산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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