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가치관
몇십 년 전 병원에 갔다 집 가는 길에 할머니 한 분을 본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보통 할머니 하면 파마머리를 한 모습에 수수한 옷차림을 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그때 본 할머니는 하얀색 스타킹에 밝은 투피스 정장 치마를 입으시고 짧은 파마머리가 아닌, 생머리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본 어떤 분이 “사람이 자기 나이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다고 하시면서. 그때 내 나이가 10살 남짓이었던 것 같은데 꼭 그럴 필요가 있냐,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입으면 안 되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저 말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1970-80년대 사회상을 생각해보면 개인보다는 단체가 중요했고, 남의 시선이 신경 쓰였던 때였으니까 사고가 유연해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약 2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누가 어떤 옷을 입든 이제는 ‘나이에 맞는 옷을 입어’라고 하기 보디는 자신의 개성을 잘 살린다며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다. 나이에 맞는 옷을 입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이에 맞는 생각과 행동가짐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