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OSSOM Jul 18. 2021

타이밍

끈질김과 준비의 결과물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타이밍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인생은 흔히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초년, 중년, 말년. 관상이나 사주를 보면 나는 항상 말년 운이 좋다, 대기만성형이다 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러한 말들이 내게 끈질김을 주었다.


 돌이켜보면 유년시절 나는 운이 정말 안 좋았다. 가위바위보를 하든 내기를 하든 항상 꼴찌였고, 단 한 번도 운동회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무려 6년 동안이나. 그리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는 시기였던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엔 엉덩이가 힘써준 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물론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더 좋은 결과가 나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내 주변의 긍정적인 영향들로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고 공부습관을 잘 형성해 놓은 덕에 교직이수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이것이 내 첫 번째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때는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른 시기에 다른 형태로 찾아온다. 휴대폰에 있는 알람 설정 기능처럼 청각이나 시각으로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행운이 언제 찾아올지 우리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만약 내가 당장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공부를 포기했다면, 지금처럼 학생들을 가르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에게 역사만 가르쳐야 했을 것이고, 과목이 한정되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이 항상 나에게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물어본다. 그때마다 중간, 기말고사를 잘 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이렇게 말하면 학생들은 그럼 그때 가서 하면 되죠!라고 말하지만, 그때가 언제 올 지 모르지 않느냐 라고 반박해준다.


 물론 계획을 기가 막히게 세워도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마치 우리가 라면을 끓일 때 계속 냄비의 물만 쳐다보고 있으면 끓지 않고, 다른 것을 준비하다 보면 자연 스래 물이 끓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계속해서 내 목표만 쳐다보고 있는다고 해서 나에게 오지 않는다. 그럼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 NO. 무엇이든 준비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타이밍이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끈질기게 기다리고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일상을 지내다 보면, 어느샌가 당신에게도 기회가 짜잔 하고 등장할지도 모른다.


  나의 두 번째 타이밍을 기다리며.

작가의 이전글 ‘나이에 맞게’라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