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이 뭐길래?
보통 대입 수험생들은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면 했지, 희망하는 학교의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지는 않는다. 오로지 수능에서 좀더 높은 점수를 받는 것 그리고 학교 내신(GPA)과 학생부를 다듬는 데 열중할 뿐, 어느 학교 어느 과에 어떤 교수님이 계시는 지까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대학원 입시는 사뭇 다를 수 있다. 학부생과 달리 대학원생은 학과 각 교수님들이 지도하는 연구실에 소속되어 해당 연구실이 수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에 맞춰 연구 과제를 공부, 연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입시 과정을 진행하기 이전에 교수님께 미리 연락하여 해당 연구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어떤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고 매년 매학기 신입생을 몇 명이나 선발하고 교수님이 원하는 인재상이 어떤 사람인 지 파악하고 자신의 기존 이력과 성적, 연구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어필하는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과정을 보통 '컨택(contact)'이라 하며 이는 통상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럼 교수님께 어떻게 메일을 써야할까?
먼저 대학원 진학에 뜻을 가졌다면, 기본적으로 자신이 지망하는 연구 분야 혹은 희망하는 지도 교수님을 찾기 시작해야 한다. 그 기준은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의 이름과 위상이 될 수도 있고 순수하게 학부 과정을 보내면서 특정 과목이나 특정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면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게 되고 그 연장선상에서 희망 연구실을 찾게 될수도 있다.
희망 연구실을 찾는 과정은 연구실 홈페이지 혹은 지도 교수님의 이름을 구글 스칼라 (Google scholar), Scopus, Web of science 등지에 검색해보면서 연구실에서 수행하고 있는 연구 분야라든가 연구실에서 투고한 논문 실적들을 훑어보면서 어떤 연구들을 수행해왔는 지 찾아보는 것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연구실을 거쳐간 여러 졸업생들의 진로 현황을 살펴보면서 본인이 그 연구실에 진학했을 시 대략적으로 어떤 분야의 기업, 학교 등의 기관에 진출하게 될 지 가늠할 수 있다.
또 Publication list를 보면서 구체적으로 연구실 구성원들이 입학부터 졸업 이전까지 대체적으로 논문을 몇 편 정도 쓰고 졸업하는 지 등도 예상해볼 수 있다. 그와 함께 연구실에서 집중하고 있는 분야 및 어떤 저널 (Journal)에 주로 논문을 투고하며 해당 저널은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는 지, 인용은 얼마나 되는 지 등을 Impact factor (IF)를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좀더 임팩트 있는 저널에 투고하기 위해 1년 당 논문 편수가 적은 건지, 혹은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다작을 하는 연구실인지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 때 IF의 경우에는 분야마다 상대적인 수치로서 단순히 그 절대적인 크기가 작다고 해서 그 저널이 절대 부실하거나 수준이 낮은 저널이라는 의미가 아니므로 특히 주의해야겠다.
일단 이 글에서는 위와 같은 과정들을 통해 희망 연구실들은 선정했다고 가정하겠다. 그럼 이제 컨택 메일을 써야 하겠다. 먼저 교수님의 이메일 주소부터 파악하자. 이메일 주소는 보통 희망 학교 학과 홈페이지에 기재되어 있다.
이메일 주소를 확보했다면, 이제부터 진정한 과정이 시작된다. 제목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필자는 일단 제목에서부터 메일을 보내는 목적을 나타내기 위해 다음과 같이 기재하였었다.
[대학원 진학 문의] XX대학교 기계공학과 XXX
물론 더 나은 제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제목에서부터 이 메일의 목적은 대학원 진학에 관련된 질의사항을 담았으며 나는 현재 XX대학교 기계공학과에 다니고 있는 XXX라는 사람이라는 정보를 제목에서부터 전달하고자 하였다.
본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1. 자기 소개
2. 진학 희망 의사 전달 및 진학 동기
3. 연구실 신입생 TO 문의 & 면담 희망
4. 첨부 자료에 대한 설명
5. 인사
실제로 필자가 한창 컨택메일을 보내던 시절 미리 만들어 둔 포맷과 실제 컨택 메일을 보냈던 내용 사례는 아래 사진과 같다.
먼저 첫 문단에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 간략하게 한 줄로 기재하였다. 그냥 어느 학교 몇 학년의 누구라고만 적시하였으며 그 다음문단에서 어떠한 연유로 대학원 진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 교수님의 연구실에 관심이 있으며 연구실 진학의사 역시 갖고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나는 석사 과정을 진행하면서 박사 과정에 대한 진학 여부를 결정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석사 과정 연구실 TO가 있는 지'를 기재하여 나는 석박통합과정이 아닌 석사과정에 진학하고자 한다는 뜻 역시 명확하게 하였다. 그 뒷부분의 경우에는 사실 크게 필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되나 나보다 기계공학을 좀더 많이 공부하신 분께 조언을 구한다는 의미로 추가하였다.
그리고 다음 문단에서 내가 어느 학기에 입학하고자 하는 지를 명시했다. 통상 3월에 신입생으로 등록하는 입시를 봄학기 입시라고 하며, 9월에 신입생으로 등록하게 되는 입시를 가을학기 입시라 한다. 학부 입시는 일괄적으로 3월에 입학하지만 대학원생의 경우 3월, 9월 중 본인의 졸업 시기 혹은 졸업자의 경우 본인의 입학 희망 시기에 맞춰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여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내 경우에는 2월 졸업 예정으로 3월에 신입생으로 등록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봄학기 입학 TO가 있는 지를 확인해야만 했다.
또 가능하다면 대면으로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연구실 투어를 시켜주는 곳도 더러 있기 때문에 대강으로라도 연구실 분위기를 파악하고 재학 중인 학생들과 간단하게 이야기도 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대면 면담을 꺼리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정중하게 여쭤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문단에서는 메일과 함께 내가 어떤 자료들을 첨부했는 지 기재하였다. 내 경우에는 Curriculum vitae (CV), transcript (성적표), 영어 성적표 (TOEIC, TEPS 등) 그리고 내 이력을 간단히 정리한 PPT 자료를 첨부했다. 컨택 메일에 보통 첨부하는 자료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CV나 성적표 등을 그냥 사진을 붙여넣기 해서 메일에 보내는 방법도 물론 있을 수 있는 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메일이 길어지면 교수님들도 사람인 지라 아무래도 메일을 끝까지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메일 자체는 최대한 간략하면서도 내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는 데 집중하고자 하였고 자세한 이력은 CV와 성적표를 참고하도록 하였다. 이 때 메일 말미에 본인이 어필하고자 하는 특이 스펙을 간략하게 적어두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 하겠다.
그리고 메일을 봐주셔서 감사하며 가능하면 이 메일로 답장을 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메일을 마무리하였다. 메일을 보낸 날짜를 보면 나는 2020년 4월 중에 컨택 메일을 보냈던 것을 볼 수 있는 데 봄학기 입시가 카이스트의 경우엔 여름, 그 외 대다수의 학교들이 10~12월 중에 시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시 대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이전에 미리 연락을 드린 셈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컨택 메일에 어떤 자료를 첨부했고 왜 해당 자료를 같이 보냈으며 그 자료들은 어떻게 작성했는 지, 그리고 컨택 메일 송부 시기 및 컨택 메일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