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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KTUS Jun 29. 2022

전인지의 진짜 골프는 이제 다시 시작됐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부활

모두의 염원과 기다림 끝에 전인지 선수가 화려한 부활의 우승컵을 들었습니다.


2018년 10월 이후, 좀처럼 우승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긴긴 슬럼프 겨울잠에 들었던 전인지 선수가 2022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통산 4승, 메이저 대회 3승을 기록한 것입니다. 박인비 선수 메이저 대회 7승, 박세리 선수 5승에 이어 진기록을 세운 전인지 선수입니다.


외롭고 힘든 미국 생활과 악성 댓글로 인해 심리적 우울증을 겪고 있던 전인지 선수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모두 털어내듯, 우승을 확정 짓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요.


감사와 성취, 지난 날에 대한 후회, 부담과 극복이 모두 섞인 아주 뜨거운 눈물이었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고백할 때 많은 사람들이 그 진실된 목소리에 귀기울였습니다.


한국과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우아하고 품격 있는 골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전인지 선수이기에 그녀의 부활 우승에 많은 팬들이 환호했습니다. 현지에서도 미국의 렉시 톰슨 만큼이나 아메리칸 갤러리들이 전인지 선수를 응원하는 바람에 렉시 톰슨이 약간 기분이 안좋았을 것이라는 기사도 나왔었죠.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편 만큼 이제 메이저 3승을 보유한 전인지 선수의 행보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결코 쉽지 않았던 우승
최종 라운드에서 돋보였던 견고함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는 그야말로 심장이 쫄깃쫄깃한 진검 명승부였습니다. 전인지 선수는 전반 9홀에서 렉시 톰슨에게 완전히 밀렸습니다. 스코어를 의식했고, 주변의 기대로 인한 우승 압박을 느꼈습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하였는데 전반에서만 역전을 당해 2타 차로 쫓는 입장까지 됩니다.


보기만 4개를 기록했던 전반 9홀을 마치고 전인지 선수는 자신의 게임을 하고자 했던 플랜을 되새깁니다. 화면에 잡힌 전인지 선수는 선두를 내주고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았음에도 매우 침착하고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조급함은 읽히지 않았어요. 차분하게 자신의 샷과 퍼팅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위가 되고 3위가 된 입장에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상대가 실수를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어려운 코스에서 점수를 지키고 버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마지막 날 콩그레셔널 CC는 매우 어렵게 플레이 됐습니다. 언더파 선수가 고작 4명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후반홀에서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샷과 퍼팅에 온전히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자신의 퍼포먼스에만 집중했습니다. 지금 해야할 것과 다음에 해야할 것에만 집중했습니다.


전인지 선수는 더이상 보기를 해선 안된다는 생각으로 견고하게 난세를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이때도 엷은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긴장을 이기지 못한 렉시 톰슨(아무래도 우승하는 장면을 중반부터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이 무너졌고, 전인지 선수는 끝까지 파로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 퀸으로 등극했죠. 마지막 라운드에서 밀리는 상황 속에서도 조용하고 견고하게 자신을 믿었기에 웃음을 잃지 않았던 전인지 선수에게 많은 사람들이 감명을 받았습니다.

전인지의 미소는 진정, 큰 의미를 가진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천천히 자신에게 승기를 만들어내는 매우 영리한 미소였죠. 전인지 선수는 그 미소를 통해 골퍼로서 한 단계 더 발전된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냈습니다.


서러움 씻어낸 전인지
행복하고 자신감 있는 골프 시작

몸이 힘든 것보다 때로는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것이 인생의 큰 고난을 가져다 줍니다. 전인지 선수는 깊은 우울증으로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 거렸습니다. 될 듯 말 듯 하면서 미끄러졌습니다. 주변의 응원과 기대도 좋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이 좋지 못해 응원을 예쁘게 듣지 못하는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모든 서러움과 마음의 어려움을 씻어냈습니다. 3년 8개월만의 우승으로 말이죠. 열정 없이 은퇴를 고민했던 시간을 뒤로 하고 반등하여 덤보처럼 날아올랐습니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인지 선수는 인생의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사실이죠. 이번 대회 마지막 라운드는 그녀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전인지 선수의 앞으로의 골프 인생의 등대가 되어 길을 비춰줄 테니까요.


탄탄대로를 걷던 선수가 한 번 꼬꾸라지고 슬럼프 늪지대에 빠져 있다가 기적처럼 만난 우승. 전인지 선수는 그동안 행복한 골프를 해왔습니다. 이번 우승을 기점으로 다시 그녀는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전인지의 골프가 다시 신호탄을 쏘아올렸습니다. 진정한 골프 인생의 3막이 시작됐습니다.


1막은 승승장구하던 KLPGA 시절, 2막은 LPGA 진출과 메이저 2승, 3막이 바로 지금입니다. 열정과 자신감이 차오른 전인지의 앞날이 얼마나 눈부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저 전인지 선수는 팬들과 함께하며 자신의 실력을 믿으며 골프 코스 안에서 웃을 것입니다.


현재 이민지 선수에 이어서 상금 랭킹 2위,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4위, CME 그룹 포인트 8위, 세계랭킹 12위로 크게 도약했습니다. 좋은 기운과 탄탄한 골프 실력을 이어나가 최상위권, 1등도 노려 봅시다. 꿈은 크게 꾸어야죠. 이룰 수 있습니다.


전인지 덤보의 빛나는 장밋빛 앞날이 기대됩니다. 올해 8월 AIG 위민스 오픈이 열립니다. 전인지의 다음 목표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입니다. 셰브론 챔피언십도 그녀의 헌터 타겟입니다. 더욱 흥미로워진 그녀의 골프 라이프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한국 골프의 위상을 높여주세요. 그리고 매순간 필드 위에서 가장 행복하세요. 자신을 믿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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