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만큼 행복하다. 지난 12월을 돌아보며 지금에서야 느끼는 감정이다.
작년 12월, 2주간의 육아휴직을 내고 한국에 다녀왔다. 설이 낀 1월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1월 말까지 한국 오피스에서 근무하며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환경이 바뀌면 확실히 사고의 방식도 달라진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익숙한 공간과 사람들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고, 더 넓은 시야로 내 일과 삶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올해 R1과 R2를 통틀어 10명 미만의 학생들과 함께 호흡했다. R2는 아직 인터뷰가 마무리 중이지만, 올해는 특히 보유한 stat을 넘어선 최상위 Top School들의 인터뷰 초대가 이어지며 의미 있는 한 해가 되었다.
MBA 컨설팅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가이다. 컨설팅이 단순히 ‘지원서 작성’의 과정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합격선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많았고, 그것이 실제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
이제 올해 새로운 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작년 연말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 총 컨설팅 인원은 유지하되, Early Bird(1월~4월 등록)에게는 더욱 할인된 가격을 제공할 예정이다. 컨설팅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급적 일찍 등록하는 것이 준비 과정에서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Loopcareer 커피챗을 통해 등록해주길 바란다.
6개월이 되니 육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느낌이다. 이번 한국 방문의 가장 큰 목적도 육아였다.
단둘이 미국에서 육아를 하면서 느낀 점은, 육아는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육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결국 가족과 주변의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 부모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단순한 육아 지원을 넘어서 정신적인 안정감까지 얻었다.
지난 12월과 1월은 나에게 컨설팅과 육아가 전부였다. 회사 일도 많았지만, 이제는 아무리 업무가 많아도 컨트롤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반면, 육아는 그런 식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어렵고,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나는 늘 커리어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 선택이 맞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이 고민이 지나칠 때도 있지만, 결국 이러한 고민이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최근 가장 깊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AI가 앞으로 커리어에 미칠 영향이다.
특히 금융(Finance) 분야에서 IB, Corporate Finance, VC까지 상당 부분이 AI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단순한 데이터 분석과 재무 모델링은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심지어 채용 시장에서도 AI 면접관이 등장하고 있고, 이미 리서치 관련 업무는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디에서 가치를 만들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최근 AI 관련 책을 몇 권 사서 읽기 시작했다. 내 상반기 최대 목표는 AI 관련 툴을 선별하고 익히는 것, 그리고 나에게 맞는 자동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제는 누구나 코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다. 단순히 개발자가 아니라도, 필요한 부분에서 스스로 자동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참고로 내가 정말 유용하게 참고하고 있는 실리콘 밸리 개발자 한 분의 유튜브를 공유한다 ("커리어 해커, 알렉스").
https://www.youtube.com/@careerhackeralex
내가 찾고 싶은 해답은 단순히 “AI를 배워야 한다”가 아니다. 어떤 먹이사슬의 위치에 있어야 AI에 의해 대체되지 않고 오히려 AI를 활용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올해 또 하나의 목표는 '질 높게 잘 쉬는 것'이다.
이번 한국 방문 중 스키를 다시 본격적으로 타고, 테니스 레슨도 받았다. 예전에는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면, 이제는 정말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자연 속에서 운동하고, 좋은 사람들과 건강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게 점점 더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렌디한 경험을 따라가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2025년에는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를 최대한 효율화하고, 잘 쉬고 좋은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베조스가 말했다.
"가장 괴로운 순간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그걸 못하고 있을 때다."
이 말이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지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계속 찾아 나가야 한다. AI와 커리어, 육아와 컨설팅, 그리고 나의 삶.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자신을 어디로 이끌어 갈 것인가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면서 답을 찾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