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던 프러포즈를 했었다 ㅣ 똑순애
마늘을 까고 있었다
여보 꽃 꺾어 왔어
사랑해
손으로 하트 표시 하며
영감이 개나리 꽃을 내밀었다
나 마늘 까야 돼
딸한테 갖다 줘
밭에 갔다 왔으니 얼른 씻어
영감이 좀 섭섭했으려나
정답게 받아줄 걸
그래도 개나리 꽃을 보니
봄기운이 솟는다
봄 나들이 개나리 친구 ㅣ 급한덕
산에를 자주 다녔는데 오늘도
산에 가보니 갑자기 개나리가 활짝
피어 너무 좋아서
개나리야 반갑다 이제 봄이 온 듯 하군
그래서 한 가지 가져다 모친에게
주었더니 모친께서 정말 좋아
하시며 이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구나
향이 있어.
밭에 다녀온 급한덕은 요괴딸에게 개나리 한 다발을 내민다.
똑순애가 이르길...
급한덕이 산에서 개나를 꺾어와 마늘 까는 똑순애에게 무릎을 꿇고 건넸다한다.
로맨틱한덕.
개나리는 요괴딸에게 오기 전에 먼저 똑순애에게 고백하고 온 개나리였다.
똑순애는 급한덕 잘~ 쓴다며 몇 번이고 칭찬한다.
봄을 선물 받은 따사로운 마음도 깃든 것이겠지.
급한덕이 시를 쓰는 순간을 보는 일이 좋다.
똑순애는 그 좋아하는 배구 볼륨도 줄여준다.
시 쓸 때면 고이 드러나는 급한덕의 발.
발이 항상 가지런하다.
무언가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뭐든 간섭하기 좋아하는 급한덕인데
어떤 시를 쓰기에
똑순애와 나의 수다에는 관심이 없을까.
다 쓴 다음에는 급한덕이 항상 쓴 시를 읽어주는데 읽고 나서 매번 수줍음으로 맺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