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owerment ???
<Question>
대퇴사와 조용한 퇴직이 혼재하는 ‘저몰입 시대’입니다. 기업 구성원의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몰입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면 될지 제언해주신다면? 이라는 인터뷰 질문에 대해 최근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한 권한위임에 대한 내용입니다.
<Answer>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권한위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풀어서 구성원의 손에 딱 쥐어주어야 합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권한위임, 즉 임파워먼트(Empowerment)는 경영자와 인사, 기업문화 담당자가 사용하는 개념이자 용어입니다. 또한 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대신, 외국 기업들은 비즈니스 현장에 있는 실무진 구성원들에게 ‘Authority Grant’라는 표현을 씁니다. 보고하지 않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업무 범위(Authority)를 부여한다(Grant)는 의미입니다. 업무 현장에서 훨씬 의미 전달이 명확하고 내가 부여받은 업무 권한의 범위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표현 아닌가요?
그리고, 비즈니스 업무에 있어서 셀프 결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상세히 기재해서 각 구성원에게 보여주는, 딱 손에 쥐어주는, 문서를 ‘Authority Statement’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구성원은 신입 1년차를 지나 2년차가 되면 각자의 ‘Authority Statement’를 가지게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권한의 내용과 범위가 기재된 Authority Statement의 내용은 매년 몇 줄씩 늘어납니다. 2년차 사원의 문서보다, 10년차 과장의 문서가 더 길고 상세하게 기재됩니다. 10년차 과장의 상사인 20년차 부장이나 상무 역시 각각 상세한 내용으로 기재된 Authority Statement가 있습니다.
1년 동안 실무를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루어본 주니어 구성원은 더 필요한 권한을 상사에게 요청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실제 현장에서 일해보니 이런 이런 권한이 필요하고, 이미 부여받은 권한에 대해서는 범위가 확장되어야 한다고 ‘Authority Grant’를 요청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1대 1 미팅을 통해 상사와 구성원은 요청하는 권한에 대해 논의합니다.
상사는 각각의 업무에 대해 결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 년에 딱 한번 구성원이 요청하는 Authority Statement를 승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방식이 몇 년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주니어 구성원은 자신이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로하는 권한의 범위를 파악할 수 있는 내공이 쌓입니다. 동시에 구성원은 자신의 업무 권한이 점점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니어나 젊은 실무진이 자신의 Authority Statement의 범위에 있는 업무라 할지라도, 조언이나 코칭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고객이나 계약을 두고선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계의 범위에 있는 일이라면 자발적으로 결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Authority Grant를 두고 꼼꼼한 설계와 다음 단계의 솔루션이 미리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채용 공고에 간단히 기재하는 R&R(Roles & Responsibilities) 그리고 JD(Job Description)와 다른 문서가 Authority Statement입니다. 셀프결재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상세하게 기록한다는 점, 일 년에 한 번 '요청 → 논의 → 승인'을 통해 내용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R&R 그리고 JD와 완전히 다른 문서입니다. 실질적인 권한위임으로 책임감과 업무 몰입을 높일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가 있는 방법입니다.
( callla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