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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분홍 Jan 13. 2019

Tip/ 단골 되면 좋은 점

두 번째 크루즈에 승선해서 객실 문을 여니, 침대 위에 웬 종이가 놓여있었다. 골드 멤버? 한 번 이상 탄 사람에게 주는 등급이란다. 오호. 다시 찾아줘서 고맙다며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적혀 있었다. 아 이런 걸로 혹 하는 사람 아닌데, 하면서도 그 이후로 주야장천 같은 선사의 배만 이용하는 중이다. 뭔가 등급을 나누면 자꾸 상위 등급으로 올라가고 싶은 게 사람 아닌가. 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일단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의 경우 1박에 1포인트를 적립해준다(스위트는 2포인트). 적립 포인트에 따라 골드(3~29포인트), 플래티늄(30~54포인트), 에메랄드(55~79포인트), 다이아몬드(80~174포인트), 다이아몬드 플러스(174~699포인트), 피나클 클럽(700포인트 이상)으로 나뉜다.


기본적인 골드 등급이라도 음료나 주류 1+1 혜택이나 인터넷, 사진 할인 등 바로 쓸 수 있는 혜택들이다. 등급이 올라가면 우선 승선 서비스는 기본이고 와인을 선물 받거나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 등급은 자매 선사인 셀러브리티 크루즈나 아자마라 크루즈와도 공유된다. 


최근에 다녀온 호주, 뉴질랜드 크루즈에서는 다이아몬드 등급이었던 언니의 덕을 보았다. 우선 승선 서비스는 물론이고 하선 당일에도 별도 대기장소를 안내해준다. 하선일에는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 북적이기 쉬운데,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다 신속하게 내릴 수 있었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전용 라운지에서 매일 해피아워 시간에 주류를 즐길 수 있는데, 라운지가 없어 미안하다며 매일 3잔씩 음료 바우처를 제공했다.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좋아하는 배우가 활동하는 무대 뒤편을 본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3주 동안 어행다녔던 우리의 옷을 건조까지 완벽하게 해주었던 세탁 서비스는 제일 만족스러웠다.


배에 따라 웰컴백 파티가 조금씩 다른 것도 재미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심포니 호에서는 멤버십 파티를 아쿠아극장에서 진행하며 공중곡예를 보여주기도 했고, 셀러브리티 크루즈에서는 아크로바틱을 바로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높은 등급의 웰컴백 파티는 조금 더 신경을 쓰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음악과 술이 넉넉하다. 멤버십 파티의 마지막에는 제일 높은 등급의 승객을 초대해 샴페인을 증정하는데, 그들의 포인트는 3~4년은 내리 크루즈에서만 살아야 할 정도로 가능할 점수라 부러움과 존경을 함께 받곤 한다.


멤버십 등급외에 객실에 따른 우대혜택도 있다. 스위트 객실의 경우 우선 승하선 서비스는 기본이고 전용 버틀러가 비서 역할을 한다. 승객의 모든 예약을 대신해주며 짐 꾸리기까지 도와주기도 한다. 수영장에는 스위트 전용 선베드가 있고 저녁 공연에는 별도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스위트 전용 식당에 전용 라운지까지 있는 것을 보고 혹자는 차별 아니냐고 하지만, 글쎄, 몇 배나 차이나는 스위트 요금을 감안하면 당연히 우대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한 번 방문했던 고객을 소중히 여기고는 크루즈 선사와 멤버십 등급을 업그레이드 시키며 충성심이 높아지는 고객은 찰떡 궁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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