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은 가족단위나 커플처럼 동반자와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1인용 객실은 극히 드물고, 혼자 오더라도 2인용 객실요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이 너무 좋은데 일정 맞는 사람이 없다면? 당연히 혼자라도 와야 한다.
크루즈에서는 이런 솔로 여행자를 위해 매일같이 미팅을 주최한다. 선상신문에 솔로 여행자들을 위한 미팅 시간과 장소가 있으니, 모임에 나가 친구를 사귈 수 있다. 혼자 온 친구들끼리 모여서 기항지 관광도 같이 나가고 사진도 찍어주고 하면 따로 또 같이 여행이 될 것이다.
가족들이랑 왔다고 해서 친구를 못 사귀란 법도 없다. 웰컴 파티나 각종 파티에 참석하거나 저녁 정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크루즈 일정이 길어지면 오며 가며 눈에 익은 얼굴들은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웃으면서 인사를 하게 된다.
직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사람은 객실 담당이다. 우선 승선 첫날 방을 방문해서 자기소개를 하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물어봐준다. 이후에는 복도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하선할 때면 정이 들어 헤어지기가 아쉽다.
정찬 식당의 웨이터들도 매일 만나는 얼굴이다. 음식만 서빙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의 안부를 꼭 물어봐준다. 기항지 관광은 재미있었는지 챙겨주고 다음날 날씨와 선내 프로그램 정보를 주기도 한다. 동남아 크루즈에서는 음료 패키지를 구매해 매일같이 5층 카페에 들렀다. 아침에는 따뜻한 라테를 마시고, 아침저녁으로 생수도 2병씩 요청했다. 이틀 정도 지나니 아침에 우리를 보면 미리 생수를 꺼내 주고 커피를 내렸다. 근처를 지나가면 이름을 불러서 손을 흔들어주고, 퍼레이드 볼 때 좋은 자리를 알려주었다.
이 외에도 게임에 많이 참여하면서 친해진 진행자와 페이스북을 통해 안부를 묻기도 하고, 예전에 만났던 직원을 다시 만나기도 한다. 남미 크루즈에서는 사진사가 있는 곳은 무조건 찾아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최근 호주, 뉴질랜드 크루즈에서 우연히 만나서 반가워했다. 고맙게도 우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기념으로 사진도 한 장 찍고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축복해주었다. 이것이 친구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