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은 또 다른 기회
회사 하계휴양소에 운 좋게 뽑혔다. 그렇게 지난주에 아내, 아들과 호캉스를 즐겼다.
생각보다 많은 비는 없었고, 생각보다 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손에 들고 있는 손풍기가 짐이 될 정도로 덥다.
우리는 저녁 먹으러 한 번, 영화 보러 한 번 총 두 번만 호텔 밖으로 나갔다.
아침에는 호텔 조식을 먹고, 오후에는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나머지 시간에는 실내에서 주로 올림픽을 보며 시원한 방 안에서 지냈다. 서로에게 어떤 간섭도 하지 않고 쉬는 게 목적이었다.
2박 3일의 시간을 보낸 후 뜨거운 햇살을 맞으면서 집으로 왔다.
연초부터 꾸준하게 오르던 미국 증시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하루이틀 급등락을 반복하더니 S&P500과 나스닥 100 지수는 각각 8% 15% 정도 빠졌다. 국내장은 당연히 영향을 받아서 하루 만에 지수가 10%가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내가 ISA계좌로 모아가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있다. 지난번에 FOMO를 느껴 브런치에 글까지 남겼던 녀석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인간심리가 작동했다. 이후로 지수는 빠지는데 '배당다우존스'는 올라갔다. 시장의 사이클이 배당과 리츠로 왔다.
배당다우존스 2분기 배당 상승률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가도 배당도 올랐다. 하지만 내게는 지수 ETF에 대한 미련이 있다. 연금저축펀드, IRP, 아들 계좌, 부모님 계좌에는 모두 S&P500과 나스닥 100으로 구성되어 있다.
배당다우존스에서 20% 가까운 수익을 얻고 전부 매도했다. 예수금은 6천을 넘어갔다. 운이 좋았다.
때마침 지수가 폭락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 백만 원어치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오늘까지 이제 예수금은 2천이 남았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주식투자에서 여러 경험을 얻었다. 그것은 '수익'이 아닌 '경험'이다.
주식시장이란 녀석은 웃다가 울다가 심지어 고래고래 소리까지 친다. 2020년 코로나, 2022년 금리급등에 의한 하락장, 지금의 조정장....
이상할 정도로 지난번때와 달랐다. 평온하다. 오히려 매수하느라 눈이 빠질 지경이었다. 주가가 빠져서 하는 고민도 없고, 빠져서 기회라고 흥분되는 감정도 들지 않았다. 그냥 적당한 때에 팔고 매수할 뿐이다.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 주가가 떨어지니 안 좋은 뉴스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식 유튜버들은 이때다 싶어 폭락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항상 그래왔다.
시장에 심한 조정? 왔을 때 내가 하는 것들 다음과 같다.
1. 절대 계좌를 열어보지 않는다. 뉴스도 인터넷 기사도 보지 않는다. 눈과 귀를 닫는다.
2.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돈의 심리학], [JUST KEEP BUYING]를 다시 읽는다.
3. 운동 시간을 늘린다.
4. 여유분의 현금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시장가로 산다.
5. 평소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면 어느새 지수는 돌아와 있다.
내가 생각하는 폭락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할 때 갑자기 들어온다고 생각된다.
폭락을 맞아보면 정신이 멍하고 매우 아프고 쓰리다.
지금 조정이 여기서 끝날지 아니면 폭락으로 향할지 난 모른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언제나 그렇듯 우상향을 했다.
이때 가장 투여해야 할 요소는 '시간과 인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