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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 11 – MY HEART DRAWS A DREAM

파트 7 – 폭풍의 심장

by The being

파트 7 – 폭풍의 심장


(광장. 저녁. 먹구름처럼 눌린 공기 속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폭발한다. 단순한 언쟁은 이미 끝났다. 주먹과 발길질, 깨지는 유리, 날아드는 의자. 시위가 아니라 전쟁이다.)


보존파 주민: “역사를 팔아먹지 마라!”

찬성파 상인: “우린 살아야 한다!”

다른 목소리들: “밀어붙여!” “멈추지 마!”


(군중의 그림자가 기이하게 흔들린다. 그 틈새로 검은 형체들이 피어오른다. 미라뉘주가 사람들 사이에 서 있다. 그는 짧게 손을 들어 올리며 입술만 움직인다. 그림자 병사들이 찬성파의 몸짓과 겹쳐지며 파괴적인 힘을 배가시킨다.)


미라뉘주: “질서를 부숴라. 먼저 차지하는 자가 주인이 된다.”


(찬성파의 눈빛이 광기로 물든다. 돌멩이가 날아가고, 간판이 다시 기울며 비명이 겹친다. 보존파는 방패처럼 서로를 밀착하지만 금세 균열이 간다.)


(자비 일행이 분주히 움직인다.)


콩: “픽스를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해!” (부상자를 안고 비틀거리며 골목 쪽으로 향한다.)

노블: (빠르게 적으며) “17:03, 그림자 현상. 군중의 움직임 비정상. 증언 확보—”

프린터: (뢰브 펜으로 거대한 검은 형체를 스케치) “이건 사람의 동선이 아니야… 그림자가 싸우고 있어.”

선희: (페이트 가이드의 바늘이 격렬히 흔들리는 걸 바라보며) “바늘이 임계점을 향하고 있어. 논알콜 쪽이야!”


자비: (주위를 살피며) “논알콜, 이제는 네가 나서야 한다.”


(논알콜은 아직도 무너져 있다. 피투성이인 픽스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공허한 웃음, 조롱, 과거 알콜 시절의 함성들이 환청처럼 겹쳐진다.)


군중의 목소리: “가짜 가수!”

다른 목소리: “목소리도 없는 주제에!”

알콜 시절 팬들의 환호: “Encore! Encore!”


(그 소리가 모두 뒤엉켜 논알콜을 짓누른다. 그는 귀를 막고 주저앉는다.)


논알콜(속마음): “다시… 잃는 건가. 그때처럼.”


(그러나 곧, 다른 기억이 끼어든다. 빗속에서 픽스가 웃던 얼굴, 아이가 “다시 불러주세요”라던 목소리. 새벽 버스 정류장의 따뜻한 종이컵. 함께 웃던 순간들.)


논알콜(속마음): “…픽스가 없었으면, 난 아직도 비어 있었겠지. 네가 날 채워줬어.”


(군중이 다시 몰려든다. 그림자 병사가 돌진한다. 자비 일행이 막아내지만 힘에 부친다. 그 순간, 논알콜이 흔들리는 다리로 일어서기 시작한다. 입술이 떨린다.)


선희: “바늘이… 멈췄어. 논알콜에게 딱 꽂혔어.”

프린터: (눈을 크게 뜨며) “뭔가… 바뀐다.”

노블: (적던 손을 멈추며) “정적. 순간적인 정적.”

자비: (조용히) “그래. 불씨가 커지고 있다.”


(논알콜이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아직 마이크는 없다. 그러나 그의 발끝에서부터 파동이 번져나간다. 작은 울림이 공기 속을 스친다. 잠시지만 군중의 고성이 반 박자 늦게 들리고, 그림자 병사의 움직임도 멈칫한다.)


찬성파 상인: “…뭐지 지금?”

보존파 청년: “소리가… 막힌 것 같아.”


(논알콜의 눈빛이 달라졌다. 절망의 안개를 헤치고, 무엇인가를 향해 선 사람의 눈. 하지만 목소리는 아직 완전히 살아나지 않았다. 입술만 움직이며, 그 울림을 간신히 세상에 내보낸다.)


논알콜: “웃으면서… 노래해야 사람들이 기억하지.”


(미라뉘주가 군중 너머에서 그의 입술을 읽는다. 잠시 흥미롭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다.)


미라뉘주(속마음): “흥… 목소리 없는 가수가, 내 어둠을 흔들려는 건가.”


(광장의 공기는 불안정하게 진동한다. 완전한 각성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시작되었다.)


그 순간, 논알콜의 공허했던 심장이 불길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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