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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머신

여러 작가가 말하는 사랑

_탈리타 「사랑을 들려주세요」

by 이태원댄싱머신

사랑을 주제로 여러 작가와 이야기를 나눈 인터뷰집이다. 독립출판을 좋아하다보니 아는 작가(개인적인 친분이 라기보다 책을 읽어서 안다는 뜻이다)가 많아졌다. 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이들이 다 독립출판 작가여서, 이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탈리타 : ... 유보 작가님은 지금, 사랑을 하고 계시나요?
유보 : 그럼요. 살면서 사랑하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42p


사랑을 정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데, 유보 작가는 사랑을 일종의 감정으로 정의했다. 사랑은 끊임없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 된다.


탈리타 : 상호 관계가 아니어도 된다!
유보 : 그렇죠. 상호적인 것보다 어떻게 보면 조금 이기적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그거는 네 생각이잖아, 라고 반문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어쨌든 제가 얘기하는 사랑이라면, 그건 것 같아요. 있잖아요. 가장 단순하게도 우리가 짝사랑도 사랑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그냥 어떠한 대상을 두고 어떠한 마음이 들었을 때 그게 사랑이라면 저는 그것도 의심 없이 사랑이라고 제 안에서 정의 내리는 것 같아요. 이것도 사랑, 저것도 사랑, 그러니까 저한테는 뭔가 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넒어보이는 게 있어요.
45p


사랑을 조심스럽게 정의하는 사람도 있다. 임발 작가에게 사랑은 슬픈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탈리타 : 아하, 슬픔이라.
임발 : 돌이켜보면 연애가 성립되었을 땐 항상 저는 사랑을 받는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대체로 제 마음이 엄청나게 커져 있을 때 시작된 연애가 아니라서 그런지 조금은 서글픈 감정이 들어요. 전 연인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가 될 수도 있지만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사랑을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면서 지금 말하니까 그러네요.
64p


마냥 행복한 서점지기도 있다.


리누 : 맞죠.
탈리타 : 그렇다면 그 행복한 기억에 대해 조금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리누 : 글쎄요, 음... 오늘 아침에도 장난 치면서 일어났고.
탈리타 : 그죠! 그런거요.
리누 :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게 저는 결혼을 해서 또 다를 수 있지만,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장난치고 자기 전에 장난치는 거? 그게 가장 행복해요.
112p


복합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탈리타 : 맞네요. 설렘이 출발이다. 그렇지만 아까 작가님이 얘기한 사랑의 희생적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감정도 있을 것 같아요.
이영주 : 분노? 화! 진짜 너무 좋아하면 화가 날 때도 있어요. (웃음) 요즘 인스타에서 유행하는 짤 중에 강아지를 보면서 "니가 너무 귀여워서 화가 나"하는 게 있거든요. 저도 강아지 키우는데 너무 공감이 되었어요. 강아지 보면 가끔 화가 나기도 하거든요. (웃음)
123p


너무 귀여운 표현도 나온다.


오수민 : 저는 제가 사랑하는 것이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사랑이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했어요.
탈리타 : 사랑하는 상대가 잘 자란다!
180p


에리히 프롬 아니고 사랑의 기술도 아니다. 사랑을 분류하지도 않고 판단하지도 않는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듣고 전달하는 게 이 책의 역할이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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