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에디트 Jul 20. 2017

안드로이드 누가 만들었냐?

폰알못을 위한 스마트폰 스펙 읽는 법

안녕, 여러분. 리뷰요정 에디터H다. 얼마전의 일이다. 에디터M에게 당시 리뷰하던 스마트폰(소니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에 대해 주절 주절 떠들고 있었다.


“있잖아, 이게 스냅드래곤 835가 들어갔거든?”

에디터M은 원래 남의 말을 잘 안듣는 타입이지만, 그날은 유독 대꾸가 없더라. 머리 위로 보이지 않는 물음표가 떠다니고 있었다. 내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영상과 글은 그간 설명에 무심했던 스스로를 돌아보는 반성문 같은 글이다.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 중에서 에디터M처럼 귀여운 폰알못인 분들을 위해 간단한 스마트폰 스펙 읽기 영상을 준비했다. 이미 모든 걸 빠삭하게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맘 놓고 에디터M의 ‘폭풍 귀여움’을 구경할 시간이다.


나는 테크 기기를 다루면서 스펙을 중점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미 상향평준화가 된 제품들 사이에서 딱딱한 숫자만을 언급하는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꼭 쓰게 되는 용어들은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노트 FE의 주요 스펙을 읽으며 무슨 뜻인지 함께 알아보자. 디에디트 최초 교육 콘텐츠. 폰알못 탈출기! 이것만 알면 자신 있다!




1. 해상도가 먹는 건가요? 해산물처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단서는 두 가지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 5.7인치는 크기다. 1인치는 2.54cm. 5.7인치면 14.478cm다. 화면 크기는 어떻게 재냐고? 대각선 길이를 잰다. 갤럭시 노트 FE 화면의 대각선 길이가 14.478cm란 뜻이다. 그렇다고 자를 가지고 다니며 화면 길이를 계산해보실 필요는 없다. 5.7인치면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스마트폰 중에서는 살짝 큰 편이다. 요즘은 다들 워낙 대화면으로 출시되는 추세라 크다고 보기 어려울지도. 참고로 LG G6도 5.7인치, 갤럭시S8은 5.8인치, 아이폰7은 4.7인치, 아이폰7 플러스는 5.5인치. 사람 키로 비유해볼까? 대한민국 여성 평균 신장이 162cm라고 하니 갤럭시 노트FE를 의인화한다면 165cm 정도.


QHD는 해상도다. 해상도는 ‘픽셀’이라고 하는 화면 속 최소 단위가 얼마나 얼마나 많이 들어있는지를 의미한다. 당연히 100개의 픽셀로 이루어진 화면보다는 100만개의 픽셀로 이루어진 화면이 고화질이겠지? 흔히 쓰는 HD라는 말은 해상도 규격이다. 1280×720의 픽셀로 이루어진 화면을 HD라고 부른다. 더 높은 규격인 FHD는 1920×1080. QHD는 그보다 더 높다. Q는 쿼드(4)를 의미한다. HD의 4배 해상도라는 뜻이다. 현재로선 QHD라고 써있으면 스마트폰에서는 이보다 더 정밀할 수 없을 만큼 높은 해상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2. 화소수가 높으면 좋은 카메라인가요?


스마트폰 스펙표에 저런 숫자가 써있다면, 카메라 해상도를 의미한다. 1200만 화소와 500만 화소다. 숫자가 높은 쪽이 후면 카메라, 숫자가 낮은 쪽이 전면 카메라다. 스마트폰 뒷면에 달린 카메라를 훨씬 많이 쓰니 당연히 성능도 더 좋아야겠지. 앞에 달린 카메라는 주로 셀카를 찍거나 화상 통화를 할 때 사용한다. 1200만 화소면 좋은 건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하기 난감하다. 화소수가 높다는 건 촬영된 사진의 픽셀수가 늘어나다는 뜻이고, 사진의 크기가 더 커진다는 뜻이다. 더 많은 화소를 품고 있다고 해서 그 사진의 질이 좋다고 말할 순 없다. 어두운 곳에서 잘 찍히는지, 흔들림을 잘 잡는지, 색감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수많은 요소를 확인해야 한다. 어렵게 표현하자면 렌즈의 광학적 능력과 센서의 크기, 이미지 처리 시스템의 문제다. 나 역시 카메라 전문가는 아니라 구구절절 설명드리면 무지함이 들통날 수 있어서 여기까지만 하겠다. 결론만 내자면 오늘 모델(?)인 갤럭시 노트 FE는 사진이 꽤 잘 나온다.




3. 두뇌를 왜 폰에 넣나요, 엑시노스 8890


아, 이제 슬슬 어려워진다. 일단 엑시노스의 정체는 AP,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프로세서는 두뇌다. 모든 연산과 제어가 이루어지는 중앙처리장치(CPU)이기도 하다. CPU라고 불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통신칩과 그래픽칩이 통합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AP라고 콕 찝어 부르기도 한다. 이 역시 여러분이 꼭 알아두실 필욘 없다. 그냥 두뇌다. 스마트폰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이다.


엑시노스는 삼성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상품명이다. 보통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삼성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가장 많이 쓰인다. 뒤에 들어간 8890이라는 숫자는 모델명. 숫자가 높을 수록 좋다고 보면 편하다. 엑시노스 8890은 최신형이다. 스냅드래곤의 경우엔 835가 최신형.




4. 옥타코어, 새로 생긴 클럽 이름인가?


사랑하는 폰알못 여러분. 잘 쫓아오고 계신지. 이제 코어에 대해서 설명할 차례다. 이건 방금 전 설명했던 CPU에 대한 이야기에서 연결되는 개념이다.


CPU 안에는 연산 처리를 하는 회로인 코어가 있다. 코어는 일꾼이다. 옥타는 8을 의미한다. 당연히 옥타코어는 8명의 일꾼이 있다는 뜻이다. 8명이 일을 하면 더 여러가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코어가 많을 수록 멀티태스킹에 능하고 전산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여러분도 다 알고 계시겠지만. 사람의 노동력은 모두 다르다. 같은 시간에 10개의 사과를 따는 일꾼이 있는가 하면, 5개를 따는 일꾼도 있는 법. 여러 명이 일하는 것보다 혼자 일하는 게 나을 때가 있는 것처럼, 코어의 숫자는 절대적인 성능 향상의 지표는 아니다.


프로세서에 따라 전력 소모가 적은 저성능 코어와 전력 소모가 많은 고성능 코어를 섞어 놓는 경우도 있다. 빅리틀 구조라 부르는데, 일 잘하는 큰 애들은 에너지를 많이 먹기 때문에 밥값(에너지)을 아끼기 위해 일은 못해도 에너지를 적게 먹는 작은 애들을 섞어 놓는 것이다. 아, 여기까지 설명하는 게 맞는 걸까. 난 너무 멀리 와버린 게 아닐까. 여러분 따라오고 계시죠?


혹시나 몰라 덧붙이자면 쿼드코어는 4개, 듀얼코어는 2개의 코어를 의미한다. 넘나 친절한 것.




5. 4GB RAM, 64GB ROM
사진은 어디다 저장해요?


이제 혼돈의 카오스가 시작된다. RAM이 4GB라 무슨 뜻일까. RAM은 메모리다. 메모리는 기억 장치인데 그럼 내 스마트폰은 고작 4GB 밖에 저장할 수 없다는 뜻인가? 영화 한 편도 저장 못하겠는데? 이상하다? 살때 64GB라고 했는데? 사기 당한 건가? 여러분 침착하시길. RAM은 어떤 작업을 할 때 수시로 읽고 쓰고, 저장하고, 지우는 공간이다. 여러분의 사진이나 대화 내용이 저장되는 공간이 아니다.


RAM은 주기억장치다. 여러분이 수십 개의 앱을 띄우고 이것 저것 작업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휘발성 메모리다. 전원이 차단되면 주기억장치에 있던 내용들은 슝 날아간다. 그렇다면 내 사진과 동영상과 앱은 어디다 저장하나? 그 공간은 ROM이다. 내장메모리라고 부르면 구분이 쉽다. 여기 저장된 것들은 전원이 차단되도 날아가지 않는다.


어떻게 말해야 쉬울지 모르겠다. 한 번 더 정리를 해보자. RAM은 사무실이다. 사무실이 널찍해야 이것저것 다양한 업무를 할 때 지장이 없다. 하지만 사무실엔 아무것도 보관하지 않는다. 퇴근을 하거나 퇴사를 하면 그곳에서 작업하던 내용은 모두 날아가버린다. 반면에 ROM은 내 방이다. 내 작업 공간은 사무실이지만 내 옷과 물건들을 저장하는 장소는 내 방이니까.


행여 개인 물건들을 사무실에 보관한다는 분들이 있을까봐 조심스럽다. 여러분 RAM에다 뭐 저장하지 마요. 안돼….




6. 유심칩이랑 헷갈리지 말아요
micro SD카드 슬롯


이것도 설명을 해야겠지? micro SD카드 슬롯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ROM이 부족할 때 추가로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나는 아이폰을 써서 이런 거 없다. 그래서 256GB를 쓴다. 또르르.




7. 안드로이드 누가는 누가 만들었냐


여러분은 영상을 꼭 보셔야 한다. 안드로이드 누가, 라는 말에 “누가 만들었냐?”라고 응수하는 에디터M의 모습이란. 하지만 여기 ‘누가’가 뭔지 모르는 다른 분들이 있을지 모르니 섣불리 비웃지 말아야지.


안드로이드는 버전별 코드네임을 디저트 이름을 따서 만든다. 상당히 러블리한 아이디어다. 알파벳 A부터 시작해 현재 N까지 만들어진 상황. 기억하실 만큼 최근 것들만 나열해보자면, 알파벳 G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G 진저브레드, H 허니콤, I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J 젤리빈, K 킷캣, L롤리팝, M 마시멜로. 그리고 최신 버전은 안드로이드 7.0 누가. Nougat라는 캔디류 디저트의 이름이다. 여러분이 어떤 디저트를 좋아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지금은 누가가 최고다. 당연히 최신 버전인 누가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좋은 놈이라는 얘기도 된다.




8. 3200mAh.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배터리 용량이다. 밀리암페어아워라고 읽는다. 요즘 스마트폰은 대체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는 일체형으로 나오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이나 성능이 굉장히 중요하다. 배터리가 빨리 죽으면 삶의 질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뭐든 오래 가는 게 좋다. 암, 그렇지. 갤럭시 노트 FE는 배터리 용량이 3200mAh인데, 화면 크기를 생각하면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냥 보통. 비교를 위해 알려드리면 LG G6는 3300mAh, 갤럭시S8은 3000mAh.


아, 활활 불태웠다. 열심히 설명했지만 그래도 이해하지 못한 분들이 있을 것 같다. 혹시 너무 어려웠나요? 그럼 그냥 이런 거 모르셔도 됩니다! 스마트폰 스펙, 그 까짓 거 뭐 중요한가요. 그냥 디에디트와서 추천해주는 거 사세요.


여러분 안녕. 아, 영상은 꼭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영상에 전문가로 출연해주신 F717님 감사합니다.


기사제보 및 광고문의 / hello@the-edit.co.kr



작가의 이전글 문득 당신 생각이 나더라구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