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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Gas Writing

'필요합니다'를 한 번 조져보자

세상엔 필요한게 너무도 많아

by 글쓰는개미핥기


서비스 인터페이스 곳곳에서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와 같은 문구를 흔히 마주쳐요. 이러한 표현은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데 사용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때때로 딱딱하고 모호하게 느껴지죠. 우리가 이렇게 자주 마주하는 '필요합니다'라는 서술어의 문제는 누가,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성을 떨어뜨려 사용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다음 행동에 대한 망설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필요합니다'에 집중해서, 사용자 중심적이고 명확하며 효과적인 문구로 개선하는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해요. 더 나아가, 이러한 개선이 왜 효과적인지를 살짝쿵 데이터로 보고자 해요. 또한, '필요합니다'를 사용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안내하는 것이 좋을지, 서비스의 사용성과 사용자 경험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살펴볼게요.


'필요합니다'가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


'필요합니다'는 주로 시스템의 상태나 요구사항을 설명할 때 사용하죠. 시스템 중심의 표현이에요. 하지만 이 표현의 문제는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 메시지의 주체가 모호해요. 시스템이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인지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둘째, 사용자는 수동적인 느낌을 받아요. 시스템의 요구에 단순히 응해야 한다는 인상을 주어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아요.


셋째, 문구 자체에 맥락 및 가치가 부족해요. 왜 이 행동이 필요한지, 사용자가 이를 통해 얻는 가치나 이점은 무엇인지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의 행동 동기를 부여하기 어렵죠.


추가로 이러한 표현은 서비스가 사용자와 대화하는 느낌보다는 딱딱하고 사무적인 어조로 느껴지게 하는데요. 사용자의 경험을 기계적인 관점에서 전달하기 때문에, 인간적인 느낌보다는 기계적인 느낌을 만들어요.


'필요합니다' 서술어 개선을 위한 방법


'필요합니다'를 포함한 문구를 개선하는 과정은 단순히 특정 단어를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요. 메시지의 관점을 바꿔야 하기 때문인데요. 메시지를 시스템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와 명확한 행동 가이드를 제공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취해야 하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몇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첫 번째 전략은 사용자를 주체로 명확히 제시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거죠. 시스템의 '필요'를 말하는 대신,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능동적인 동사를 사용하여 명확하게 전달해야 해요. 예를 들어,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는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는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로 개선하는 방식이죠.

*다음 글에서는 '완료'를 어떻게 없애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도록 할게요.


즉,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행동의 주체가 사용자 본인임을 명확히 안내해서, 사용자 혼란 없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 방식이에요. 아래는 실제 예시를 작성해 봤어요.


개선 전 ('필요합니다')

개선 후 (사용자 주체 + 행동)


1.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2.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3.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주세요.


4.

결제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결제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5.

추가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계속 진행하려면 추가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6.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7.

인증 파일 업로드가 필요합니다.

인증 파일을 업로드해 주세요.


8.

약관 동의가 필요합니다.

약관에 동의해 주세요.


9.

비밀번호 재설정이 필요합니다.

비밀번호를 다시 설정해 주세요.


두 번째 전략은 행동의 이유 또는 가치를 함께 제시하는 거예요. 단순히 '필요하다'고 알리는 대신, 왜 그 행동이 필요한지, 또는 그 행동을 완료했을 때 사용자가 얻게 되는 가치나 이점은 무엇인지를 간략하게 덧붙여 사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거죠.


예를 들어,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는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로,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는 '새로운 기능과 향상된 보안을 위해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주세요'와 같이 개선할 수 있어요.


'Why?'에 대한 답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는 필요성을 납득하고 더욱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돼요.


세 번째로, 상황에 맞는 대안 서술어 또는 표현 방식을 활용하는 거예요. '필요합니다' 외에도 다양한 서술어나 표현 방식을 사용하여 메시지의 뉘앙스를 조절하고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어조를 만들 수 있겠죠. '~해주세요'는 가장 직접적인 요청형 표현이며, '~해야 합니다'는 필수적인 절차임을 강조할 때 사용 가능하지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좀 더 부드러운 표현으로는 '~를 위해 ~가 필요해요'가 있는데요. 원형에 가깝지만 '해요'체로 어조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어요. 또는 사용자가 선택하거나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을 제시하는 '~할 수 있습니다 / ~하세요'가 있어요.


또한, 상태 변경을 알릴 때는 '필요'라는 단어 없이 '~가 완료했어요 / 진행 중이에요'처럼 직접적으로 현재 상태를 알리거나, 질문 형태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현재 상태나 목적을 확인하는 방식이 있어요. 다음 단계를 자연스럽게 안내하는 방법인데요. '어떤 정보를 입력할까요?'와 같은 대안아 있죠.


이러한 대안 표현들은 '필요합니다' 문맥에서 벗어나 메시지를 더욱 유연하고 맥락에 맞게 전달하는 데 기여해요. 아래는 '필요' 대신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예시예요.


'필요합니다' 맥락

대안 표현 활용 예시


1.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계속하려면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 어떤 정보를 입력할까요?


2.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서비스를 이용하시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3.

결제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결제를 위해 카드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4.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려면 서비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주세요.


5.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마지막은 버튼 문구 등 인터페이스 요소와 연계하는 거예요. 설명 텍스트에서 '필요합니다'와 같은 문구를 최소화하거나 제거하고, 사용자가 해야 할 행동을 지시하는 명확한 버튼 문구나 링크 텍스트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보완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설명 텍스트에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라고 쓰고 [확인] 버튼을 제공하는 대신, 설명 텍스트를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와 같이 유지하더라도 버튼 문구를 명확하게 [본인 인증하기]로 바꾸는 거예요.


는 설명 텍스트에서 '필요합니다'를 제거하거나 약화시키고, 버튼 자체가 사용자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본인 인증하기', '업데이트하기', '정보 입력하기')을 명확히 보여주어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이고 즉각적인 행동을 유도해요.



개선 전 (설명 + 버튼)

개선 후 (설명 + 명확한 버튼)


1.

본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확인]

안전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본인 인증을 완료해 주세요. [본인 인증하기]


2.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닫기]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주세요. [업데이트하기]


3.

정보 입력이 필요합니다. [다음]

계속 진행하려면 정보를 입력해 주세요. [정보 입력하기]



'필요합니다.'를 개선하면 효과적일까?


앞서 제시된 '필요합니다' 개선 전략들은 단순히 표현의 부드러움을 넘어, 실제 사용자 행동 변화와 비즈니스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효과는 데이터, 실제 기업의 적용 사례, 그리고 사용자 심리에 기반한 심층 분석을 통해 더욱 명확히 드러나요.


데이터로 보는 개선 효과


UX 라이팅 문구 변경이 사용자 행동에 미치는 정량적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그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뷰저블 포럼의 2023년 A/B 테스트 사례에서는 '간편 문의' 버튼 문구를 '더 알아보기'로 변경했을 때, 특정 페이지에서 스크롤 탐색 비율이 현저히 증가하고 CTA 클릭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요. 사용자의 부담감을 낮추고, 가치를 제안하는 뉘앙스를 제안했을 때, 사용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행동 유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어요.


또한, CTA A/B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명확하고 구체적인 행동 유도형 CTA 문구를 포함해 전체적인 맥락이 구체화되고 능동적으로 변화되면, 모호하거나 수동적인 표현 대비 높은 전환율을 기록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는 '필요합니다'와 같은 중립적 표현보다 '지금 시작하기', '혜택 받기'와 같이 사용자가 얻을 가치나 다음에 일어날 행동을 명확히 제시하는 문구가 훨씬 효과적임을 뒷받침하는 근거라 할 수 있겠죠.


'필요합니다'를 직접적으로 테스트한 예시는 아니지만, 비슷한 사례로써 데이터를 확인해봤을 때, 일반적이고 중립적인 CTA 문구 보다 맥락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을 담아낸 UX 라이팅의 작은 변화가 정량적 지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주요 기업의 실제 적용 사례


국내 주요 테크 기업들은 이미 사용자 경험 극대화를 위해 '필요합니다'와 같은 수동적이거나 중립적인 표현 대신 사용자 중심의 마이크로카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문구를 다듬는 거죠.


대표적인 예로 가치를 제안하거나 혜택을 강조하는 거죠. 단순히 특정 정보가 필요하다고 알리는 대신, 사용자가 얻게 될 가치나 혜택을 버튼이나 메시지에 명시해 동기를 부여해요. '지금 혜택 받기'나 콘텐츠 구독 서비스의 '첫 가입 시 한 달 무료!'와 같은 문구들이 해당돼요.

*하지만 반대로 혜택 포기와 같은 내용은 다크패턴에 해당되므로 따라하지 마세요.


또한, 구체적 행동 유도를 통해 사용자가 다음에 해야 할 행동을 명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해요. '1분 만에 조회하기', '친구 부르고 변신해보기' 등은 특정 기능 실행, 정보 조회, 구매 완료 등 핵심 사용자 여정에서 이탈 없이 매끄러운 전환을 유도하는 사례라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오류 상황 등 부정적인 맥락에서도 단순히 '필요합니다'와 같이 상태를 알리는 대신, 문제 원인 설명 및 해결책 제시를 통해 사용자가 문제를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요. 아이디 생성 오류 시 '특수문자는 사용할 수 없어요'와 같이 문제의 원인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죠.


'필요합니다'와 정확히 1:1 매치로 반대가 되는 사례는 아니지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예시를 작성해 봤는데요. 공통적으로 문구 패턴 자체가 사용자 중심의 능동적/가치 제안형 문구를 활용한다는 점은 유의미하게 봐야해요.



'필요합니다' 그만 쓰고, 사용자 중심으로 작성해 보세요.


이번 글은 외부 관점에서 '필요합니다'라는 하나의 서술어를 개선하는 일인데요. UX 라이팅 관점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이 단어 개선을 통해 사용자에게 더 치근하게 다가가고, 명확하게 안내하며, 행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번 글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아요.


"'필요합니다'와 같이 수동적/중립적인 표현을 능동적이고 가치를 제안하는 형태로 변경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 개선과 비즈니스 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요."


이러한 개선의 핵심은 문구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는 거예요. 시스템의 요구사항이 아닌, 사용자가 무엇을 해야 하고 왜 해야 하는지에 집중하는 거죠. 더 나아가 행동을 명확히 해야 해요. 모호한 상태 설명 대신, 능동적인 동사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명확히 지시해, 사용자의 혼란을 방지하죠.


또한 가치 제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동 완료 시 사용자에게 돌아오는 이점이나 필요한 이유를 간략하게 덧붙여 사용자의 동기를 효과적으로 부여하고요. 마지막으로, 다양한 표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필요합니다' 대신 상황과 어조에 맞는 대안적 서술어를 선택하는 유연성이 필요해요.


그리고 이러한 개선 노력이 단순한 표현의 선호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이유는 명확한데요. A/B 테스트 사례에서 확인되었듯, 문구 변경은 클릭률 및 사용자 참여 증가와 같은 정량적 지표 개선으로 이어져요.


결론적으로, 단순히 무언가를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대신 구체적인 맥락과 함께 서술어를 작성하는 작은 변화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더 쉽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용자 만족도 향상과 서비스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어요.


우리가 사용자에게 무언가를 '필요합니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사용자에게 말을 걸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안내하는 UX 라이팅을 통해 서비스의 사용성은 물론, 사용자 경험 전반을 크게 향상시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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