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CEO [03. 신라호텔 : 이부진]

택시기사의 실수를 눈감아준 CEO

  2014년 2월 25일 신라호텔 입구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82세의 고령이었던 택시기사가 운전 부주의로 호텔의 회전문을 들이 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호텔의 회전문이 크게 파손되고, 근처에 있던 호텔 직원과 투숙객 4명도 부상을 입고 말았다. 사고를 낸 택시기사는 부상을 당한 사람들의 치료비뿐만 아니라 손상된 호텔 수리비까지 지불해야만 했는데, 문제는 회전문의 수리비였다. 회전문이 초대형인데다가 수리도 까다로워 무려 5억원의 수리비가 청구된 것이다. 게다가 택시기사가 들어놓은 보험의 한도가 고장 5천만원에 불과했던 탓에 4억원이 넘는 나머지 금액을 전부 사비로 충당해야만 했다.

  이를 알게 된 신라호텔의 이부진 사장은 택시기사에게 수리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고령의 나이에 택시로 생계를 이어간 택시기사의 사연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택시기사의 채무를 면제해 주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사고를 일으킨 택시기사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기 위해 택시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택시기사가 모든 채무를 감당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결정으로 신라호텔은 5억원에 가까운 손해를 감수해야만 했지만, 택시기사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짐에 따라 신라호텔은 고객들에게 약자를 배려하는 호텔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참고 기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회전문 사고 택시기사에 4억 돕다(2014.03.19), 이지혜,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