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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김공룡 Jun 13. 2023

언제 행복한지 조차 모르겠다고? 치트키를 알려줄게

쉽게 나만의 행복 버튼을 찾는 방법 / 행복버튼 프로젝트(2)


행복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행복"이라는 단어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지만, "행복하다"라는 표현은 대단한 감정이나 특별한 상황이 있어야만 사용해야 할 것 만 같아 멀게 느껴지곤 한다. 그렇다면 "즐거움"이라는 단어는 어떨까?


즐거움
인간의 감정 상태 중 재미와 만족을 느끼는 상태, 혹은 그 감정 자체를 일컫는 단어


Image by Surface from Unsplash


 넷플릭스를 볼 때, 친구들과의 수다 타임,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살 때 우리는 재미를 느끼는 감정 상태인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즐거움'은 주위에서 보다 쉽게 찾을 수 있기에, '행복'보다는 '즐거움'이라는 키워드로 행복 버튼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상담 초기에 받았던 가장 어려웠던 질문이 "언제 행복함을 느끼세요?"였다. 말문이 턱 막히고 답변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울한 감정이 가득한 상태였고, 행복에 대해 고민해 볼 여유조차 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으니 상담사 선생님께서 "최근 즐거웠던 기억이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다시 던져주셨고 최근에 보았던 공연, 퇴근 후 친구들과의 맥주 회동 등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더듬더듬 되짚어보았다.



 - 맛있는 것 먹기

 - 노래 부르기(혼코노)

 - 친구들과의 수다 타임

 - 원데이 댄스 클래스


 아주 평범하고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흔한 순간들이었다. 이 순간과 관련된 추억들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며 상담사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이 리스트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내가 가장 즐거웠던 '시기'에 만들어진 순간들이라는 것이다.


Image by StockSnap from Pixabay

 

 나는 중학생 때 열정적인 선도부였기에, 자연스럽게 학교의 많은 문제아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 힘든 순간이 많았다. 그런데 하필 그 시기에 가정불화가 심해 집에서도 늘 불안함 속에 있었다. 학교도 가정도 온전치 못해서인지, 한동안 포카리스웨트 외 어떠한 것도 먹지 못하고 다 게워낼 정도로 우울 증세가 심했다. 중학교 시절을 겨우 버텨냈기에 그 시절을 내 기억에서 지우고자 다른 환경으로 도망가고 싶었고, 집에서 아주 먼 미디어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를 지원했다.


 특성화 고등학교는 성적 제한선이 높았기에 지긋지긋했던 문제아가 있을 확률이 적었고, 영상 미디어에 관심 있는 여학생들만 모여있어 마음이 정말 편했다. 관심사도 비슷하고, 4차원의 창의적인 친구들이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학업,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이 즐거웠다. 



 학교 근처에 떡볶이, 곱창 등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거리가 있어 친구들과 매일 드나들듯 했고, 시험이 끝나면 곱창을 신나게 먹고 노래방에서 뛰어노는 것이 우리들만의 룰이었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는 여고생들이니 매일이 수다와 웃음으로 가득했고, 점심을 먹은 후에는 학교 원형 광장에서 음악이 흘러나와 다 같이 음악에 맞춰 체조를 했다. 이 기억들이 내게는 정말 즐겁고 반짝거리는 순간들이었고, 이것들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즐겁게, 그리고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난, 이것을 나를 행복 모드로 만들어주는 치트키인 '행복 버튼'이라고 부른다.


 행복해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최근 즐거웠던 기억을 되짚어 보고 더 나아가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을 떠올리고 나열해 보자. 그리고 그 순간들 속에서 공통 지점을 찾고, 그때를 가만히 추억해 보자. 그럼 잊고 있었던 나의 행복 버튼들이 하나씩 떠오를 것이다. 우리가 경주마처럼 열심히 달려오느라 잊고 있었을 뿐,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경주를 해요. 오직 저 멀리 지평선에 놓인 결승점만 보고 안간힘으로 달리는 거예요. 그렇게 한참 달리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서 헐떡거리게 되고, 그러면 아름답고 평화로운 전원 속을 지나오면서도 그 풍경을 다 놓치고 말아요. 결승점에 이르러서야 깨닫죠. 자신들이 늙고 지쳐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결승점에 도달하느냐 마냐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요. 저는 길가에 앉아 소소한 행복을 많이 쌓을 거예요. " - 도서 <키다리 아저씨>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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