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차가 느껴졌다. 어지럽다.
5층 남자는 4층 여자가 무당집을 운영한단걸 알까?
어쩌면 건물 인테리어라는 건 내 발이 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을 잊게 만드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8층 카페 통창문 옆에 기대어 생각했다.
날이 저물고 각 층은 서로 빛을 켰다.
주황빛, 백색빛, 또는 침침한 어두움으로.
밤이 되면 퇴근하는 사람이 있고,
밤이 되면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건물 안에 있는 동안 세상이 얼마나 눈부시게 빛나는 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있고
건물 안에 있는 동안 밤이 얼마나 외로운지
알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한 남자가 몇 분이 지나도록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가만히 있다.
모두가 움직이는데
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살아 있으니 움직이는데
살아도 움직이지 않으니 슬퍼진다.
도시의 밤은 때론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