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훈주 Nov 05. 2024

유성온천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

유성시장과 경하온천호텔


오래된 도시는 과거의 흔적을 지닌 채 현재를 살아간다.

오래된 도시를 즐기는 방법 중 개인적으론 오래도록 살아온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건 마치 공룡 화석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오래된 것은 아무 말 없이도 그 살아온 날들을 증명하며 말을 건넨다.


1.유성시장


유성시장은 5일장이다. 그 역사가 언제부터였는지를 묻는다면 1916년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전부터 사람이 모이는 길목엔 보따리를 풀고 장사하는 일이 많았으니 그전부터도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 이것저것 팔지 않았을까 싶다.


"90년대생이라면 과거에 봤던 흔적들이 아직 이곳에 있다고 느낄 거 같아요."


유성장을 함께 거닌 서울에서 온 모델 분 이야기다.

유성시장 및 유성 관광지 홍보 촬영 차 대전을 처음 방문한 그는 과거 추억과 기억이 새록새록 나게 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오래된 공간을 찾아가면 이미 사라진 단어를 다시 만나게 되기도 한다. 예전 헌책방을 찾아다니며 여러 책을 사는 기인을 만난 적이 있다. 그는 우리말 사전을 만든다고 했다. 그떄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제 조금씩 알 것 같다. 오래된 단어는 오래된 장소에 아직 남아있다. 마치 지층을 들어내 과거 환경을 추측하듯, 오래된 공간에서 그 당시 추억을 찾아볼 수 있다.



시장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굳이 듣지 않으려해도 들리는 이야기들.

그래서 김씨가 오늘 왜 안 나왔대? 몸이 안 좋대. 어째 그래. 건강 관리를 잘 해야지.

담배를 뻐끔뻐끔 피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김씨 건강을 걱정한다.

시장은 물건이 오가고 말이 오가고 마음이 오간 곳이다. 그렇게 지낸지가 100년이 넘는다.

수많은 이야기가 넘친 이곳에 서서 어쩌면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간다.


2. 경하온천호텔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보면 과거 화려한 모습을 남긴 체 낡아가는 호텔 이야기가 나온다. 시대를 견디며 버틴 호텔에 이야기다. 경하온천호텔을 가면 딱 그런 느낌이다. 커피포트에선 커피가 끓고 있고, 오래된 사우나엔 유황 냄시가 난다. 온천물을 직접 뚫어 사용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경하온천 호텔이다.


굳이 새로만든 건물에 유행을 따라한다 만든 레트로가 아닌 정말 시대와 함께하며 낡은 곳은 억지스럽지 않다. 호텔은 한 때 가장 유행하고 고급스러움을 표방하기에 한 시대에 가장 깔끔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풍긴다.

이곳에선 사우나를 꼭 한 번 추천한다. 호텔에 숙박도 있지만 사우나를 위해 찾는 이가 많다. 사우나 후에 1층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곳의 분위기를 짐작해보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침묵의 런닝 크루. 당근 소모임 참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