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54개월)
2007.8.13
00이 눈병에 많이 차도가 있다. 빨리 나아서 유치원에 즐겁게 등원했느면 좋겠다. 집에만 있어 지루할까봐 오포에 있는 장난감 매장에 데려갔다 그런데 사고 싶은 것을 고르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사달라고 떼쓰기도 하던에...00이가 좋아할만한 미장원 놀이와 마이크를 사주었더니 너무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 마이크 잡고 노래 부르면서 춤도 추고, 화장대에 앉아 머리도 빗고, 드라이도 하고 메니큐어 바르는 시늉을 하며 행복해한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즐거웠다. 병원에 가서 세균들이 형성한 막을 제거했다. 피도 났는데 00이는 정말 씩씩했다. 이제 더 이상 막이 안 생기도 다 나았으면 좋겠다. 00이가 크레파스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그동안 미술솜씨가 많이 좋아졌다. 매일매일 쑥쑥 자라는 00이다. 눈병이 난 이후로 글씨지도를 안했는데 여전히 획순을 잘 지키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정말 00이가 기특하다.
2007.8.14
비가 많이 내려서 외출을 못하고 집에서 놀았다. 그동안 밖에서 실컷 놀아서인지 00이도 집에서 놀고 싶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난 00이가 그동안 눈병이 생기면서 함께 생긴 진한 쌍커풀도 풀어지고 눈의 충혈도 거의 없어져서 기뻤다. 재작년 선물받은 파닉스가 나오는 장난감 가지고 즐겁게 놀았다. 노력보다는 시간이 더 중요한 병에 걸린 00이를 돌보면서 가끔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겨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주어진 시간이 더욱 소중해질 것 같다.
2007.8.20
오랜만에 유치원에 갔는데도 즐겁게 잘 생활해서 너무 기특하다. 00 이가 다 나아서 너무 기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2007.8.21
영어캠프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느라 신이 났다. 이토록 즐거워하다니 영어캠프를 보내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사진값을 달라는 말도 정확하게 전달을 한다. 이제 정말 많이 컸다.
2007.8.22
00 이가 아프기 전에 방학숙제를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아픈 후에 의사 선생님께서 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하셔서 중단했다가 눈이 회복된 후에 했다.
2007.8.23
애슐리 선생님이 숫자를 집에서 써보라고 하셨다면서 1부터 20까지 숫자를 적어서 보여줬다. 10 하고 20이 거꾸로이고 나머지 숫자는 잘 적었다. 1부터 10까지 바르게 순서대로 쓰는 연습을 해보았다. 은이가 칫솔을 바비칫솔로 교환해 달라고 한다. 이제 전달사항도 기억했다가 잘 전달해 준다.
2007.8.24
도깨비 그림을 그려와서 자랑을 했다. 요즘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즐긴다. 요즘은 내가 아파서 00 이에게 통 신경을 못쓰는데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00 이가 무척 사랑스럽다.
2007.8.25
오랫동안 중단했던 한글 쓰기를 다시 시작했다. 이제 순서도 제법 잘 지키고 글씨도 바르게 잘 쓴다. 매일 수첩에 끄적이면서 많이 늘었나 보다. 금요일에 입구에서 페니 선생님을 만났다. 00 이가 잘 웃고 귀엽다고 칭찬하셨다. 일주일이나 결석했는데도 00 이가 유치원 생활을 즐겁게 해서 너무 고맙다.
2007.8.26
00 이가 아프고 나니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아직도 00 이가 눈이 간지럽다고 하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다음 주부터는 아프기 전 스케줄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다. 놀이터에도 가고, 영어동화책도 함께 읽고... 00 이가 이제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2007.8.28
아침에 영어 CD 듣는 것을 다시 시작했다. CD를 듣다가 간혹 아는 문장이 들리면 00 이가 뜻을 물어보기도 한다. 저녁에 영어동화책과 한글동화책 한 권씩 잠자리 동화로 읽는 것도 다시 시작했다. 00 이는 요즘 수첩에 그림 그리거나 글씨 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수첩과 볼펜을 들고 다닌다. 그래서 한글도 많이 예쁘게 쓰고, 숫자도 곧잘 쓰게 되었다. 집에서 원피스 입고 발레 하는 흉내를 많이 낸다. 좀 더 크면 발레도 가르쳐 주어야 할 것 같다.
2007.8.29
비가 내려서 00 이가 집에서 놀았다. 물놀이도 하고 가위로 종이도 자르고 [wee sing] 비디오도 보았다. 00 이의 듣기 능력이 많이 향상되었다. 예전보다 많은 소리를 듣고 뜻을 궁금해한다. 잠자리 동화로 [My Dad]와 과학동화를 읽었다. 잠자면서 동화책 읽어주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00이 감기 걸려서 눈이 좀 가려운 것 같다.
2007.8.30
안과에 가서 시력검사를 했다. 양쪽 눈 시력이 모두 1.0이었다. 선생님께서 대부분 만 4세의 평균시력은 0.7~8인데 00 이는 시력이 참 좋다고 했다. 내년에 다시 시력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소아과에도 갔는데 가래소리가 들리신다고 처방약을 바꾸어 주셨다. 잠자리 동화로 [Goodnight Moon]과 과학동화를 읽어주었다.
2007.9.1
00 이가 기침이 심해서 많은 스케줄들을 모두 취소하고 집에 있었다. 오랜만에 비디오 [Maisy abc]도 함께 보고 잠자리 동화로 [No, David], [David goes to school], [Leo the late bloomer]를 읽었다. 00 이가 매일 잠자리 동화 읽어주는 시간을 무척 좋아한다. 1부터 20까지 선생님께서 써보라고 했다고 하니 수첩에 1부터 20까지 써보았다. 앞으로는 틈틈이 영어비디오도 보고 [Read it yourself: 오디오로 배우는 문진 영어연극 시리즈]로 꾸준하게 듣고 말하기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요즘 00 이는 들리는 모든 소리의 뜻을 궁금해한다. 무언가를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을 했다. 00 이가 영어연극 테이프를 무척 좋아해서 그리고 부쩍 말하고 대화하고 싶어 해서 이 교재를 선택했다.
2007.9.2
어제 00 이가 아빠 면도기로 턱을 그러서 피부과에 다녀왔다. 살짝 그은 거라서 항생제 연고 발라주고,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은이가 엄마와 아빠에게 영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Hello, everyone. My name is Amy. I'm five years old. I'm in CMS English School. God bless you. God loves me. Thank you]. 엄마가 붙여준 스티커를 보고 00 이가 수첩에 한글을 많이 썼다. 글씨가 많이 예뻐졌다. 쓰는 것을 너무 즐거워하며 내일은 더 많이 쓰고 싶다고 한다. 기침이 좋아지지 않아서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푹 쉬었다.
2007.9.3
00 이가 연필을 자꾸 바르게 잡지 않으려고 한다. 연필을 바르게 잡고 바른 자세로 글씨나 그림을 그리도록 신경 쓰고 있다. 약을 먹으면 아픈 아이 같지 않게 신나게 노는데 약기운이 떨어지면 기침을 많이 한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소리가 나쁘지 않다고 하시는데 휴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찍 하원해 집에서 놀도록 했다. 00 이가 빨리 나아서 씽씽카도 타고 놀이터에 놀러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골디락스 테이프를 듣고 있는데 00 이가 외워서 대사를 중얼거리곤 한다. 꾸준하게 들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잠자리 동화로 [Have you seen my duckling?]을 읽어주었다.
2007.9.4
오랜만에 동화 읽기 모임을 했다. [Little cloud], [Here are my Hands]를 읽었다. 저녁에는 다림질 놀이를 했다. 큰 벽돌블록으로 다림질판을 만들고 병원놀이에서 다리미 비슷한 것을 가지고 와서 옷장 속의 옷을 모두 꺼내어 다렸다. 너무 즐거워했다. 잠사박물관에 다녀와서 벌레를 만져봤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벌레가 죽기 않게 조심해서 만져야 한다고 엄마에게도 알려주었다. 잠자리 동화로 [One Gorilla]를 읽었다.
2007.9.8
내가 한동안은 눈병으로 그다음은 인후염으로 고생하느라 00 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끼는 요즘이다. 00 이는 이제 거의 다 나은 것 같다. 기침시럽만 먹였는데 기침을 안 한다. 하루 정도 지켜보고 다시 기침을 하면 병원에 가려고 한다. 요즘 아침시간에 '노부영 테이프'를 듣고 있다. [Here are my Hands]를 무척 좋아한다. 잠자리 동화로 [Piggies]를 읽어주었다. 00 이도 나랑 취향이 같은지 Don&Audry Wood의 작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어로 말하고 노래하기 좋아해서 마이크 달린 녹음이 되는 카세트를 사주었다. 마이크 잡고 녹음을 하니 조금 어색한가 보다. 원할 때마다 녹음해서 들려주곤 한다.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게 되면 책 읽는 것을 녹음해서 들어보려고 한다.
2007.9.10
아빠와 홈에버에도 가고 영풍문고에도 가고 신이 났다. 아빠를 졸라 [공주색칠공부] 책을 사가지고 왔다. 저녁 내내 좋아하는 공주그림을 색칠하느라 분주했다. 병원에 갔는데 아직 기침소리가 안 좋다고 약을 지어주셨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데 감기가 이번에는 꽤 오래갈 모양이다. 많이 건강하기는 하지만 환절기에는 한 번씩은 꼭 감기에 걸린다. 감기에 걸려도 기분 좋게 잘 놀아서 다행이다. 요새 부쩍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아져서 무척 수다스럽다.
2007.9.11
아빠와 무지개공원에서 실컷 놀다가 땀범벅이 되어 집에 왔다. 저녁에는 공주 색칠을 하느라 분주했다. 아빠가 컴퓨터로 다운로드하여 준 태권 v와 뽀로로를 보다가 잠들었다. 감기가 쉽게 낫질 않는다. 그래도 기분도 좋고 잘 놀아서 다행이다.
2007.9.12
오랜만에 침구랑 한글이랑 오르다 공부를 했다. 집에 와서는 영어동화책을 펴놓고 따라 쓰면서 놀았다. 요즘은 책을 별로 읽고 싶어 하지 않아서 아침에 영어 동화 테이프만 계속 들려주고 있다. 00 이는 살이 찌다가 어느 순간 키다 크면서 날씬해졌다가 또다시 살이 찌고는 한다. 한동안 키가 크면서 체중이 1kg이나 빠지더니 다시 체중이 늘어가는 것 같다. 봄에 커서 못 입었던 옷들을 꺼내어 입혀보니 잘 맞는다. 쑥쑥 자라니 기쁘다.
사건사고가 많았던 달이었다. 탄천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고 00 이가 유행성눈병에 걸려서 고생했고, 이어서 내가 옮아서 고생했다. 나는 그때 후유증으로 시력이 떨어져 지금까지 안경을 쓰고 있다. 00 이가 아빠가 화장실에서 면도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해보고 싶었는지 아빠 면도기로 턱을 그었다. 피가 나니까 바로 중단했기는 하지만 정말 놀랐다. 워낙 말썽 안 부리는 딸이어서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00 이는 엄마 화장품을 만진 적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 손 닿지 않게 물건을 보관한다는 생각을 못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