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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되고 싶어요

육아일기(55개월)

by 친절한 상담쌤

2007.9.13

무지개소아과에 다녀왔다. 선생님께서 기침이 너무 오래간다고 걱정했다. 일주일 약을 받아 왔는데 이 약을 먹고 다 나았으면 좋겠다. 옥수수 먹고 싶다고 해서 사주었더니 맛있게 잘 먹었다. 저녁에는 영어동화비디오(Cyresentheman)와 씽씽고적대를 봤다. 고적대 대장이 봉 돌리는 것을 열심히 따라 해서 아빠에게 보여주었다.


2007.9.14

엄마랑 오랜만에 영어서점에 갔다. 책구경도 하고 00 이가 사고 싶은 책이랑 내가 사고 싶은 책을 사가지고 왔다. 00 이가 요즘에는 책을 즐기지 않지만 다시 책을 좋아할 때를 대비해서 내가 열심히 리딩 연습을 하고 있다.


2007.9.15

"Five sausage sitting on the pan~'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열심히 부르는데 중간중간 잘못 부르는 부분이 있다. 알려주고 싶은데 잘 몰라서 안타깝다.


2007.9.16

내가 주말에 교육을 받으러 가서 00 이는 '아가야'라는 보육센터에서 놀았다. 오랜만에 가서 잘 놀고 돌아오는 길에 영어서점에 들러 00 이가 좋아하는 신데렐라와 백설공부책과 테이프를 샀다. 먼저 신데렐라 테이프를 듣고 있다. 책의 그림이 별로 예쁘지 않아서 00 이가 썩 좋아하지 않는다. 00 이는 책을 볼 때 그림의 질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2007.9.17

엄마 아빠랑 홈에버에 가서 장도 보고 영풍문고에 가서 책도 읽었다. 아빠랑 놀이터에 가서 실컷 뛰어놀았다. 아빠랑 놀면 더 왈가닥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주부터 신데렐라 연극 테이프 듣고 있는데 00 이가 싫어하지 않고 조금씩 듣는 것 같다.


2007.9.18

아빠랑 무지개 소아과에 다녀왔다. 기침이 오래가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기침소리가 나쁘지는 않다고 한다. 00 이와 저녁에 사진 과일들과 피자판으로 과일피자를 만들었다. 00 이가 좋아하는 과일들을 피자판에 붙이고 '피자 사세요'하면서 들고 다니면서 좋아했다. 아빠랑 씽씽카도 타고 신나게 놀았다. 00 이가 아빠가 쉬는 날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나 역시 아빠에게 00이 맡기고 편하게 일해서 좋다.


2007.9.19

영화동화 읽기 모임을 했다. [Meg&Mog]와 [Chicka Chicka Boom Boom]을 읽었다. 저녁에는 알파벳 점선을 잇기도 하고 색칠놀이도 했다.


2007.9.20

엄마가 교육을 받느라 하원이 좀 늦었다. 그래서인지 저녁약 먹는 시간이 좀 늦어져서 기침이 심해졌다. 다시 병원에 가야겠다. 거의 다 나았는데 새벽부터 기침을 다시 했다. 잠자리동화로 [Meg&Mog]와 [I Like me]를 읽었다.


2007.9.21

00 이와 한글, 가베 품앗이 모임을 했다. 책을 읽고 독후활동으로 색종이 접기를 했다. 가베는 7 가베로 놀이를 했다. 정삼각형, 직각이등변 삼각형, 직각부등변 상각형, 둔각이등변 상각형을 구분해 보았다. 아직 명칭이나 개념은 알지 못해도 시각적으로 분류를 잘한다.


2007.9.22

요즘 00 이가 유치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재형이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는데 00 이도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친구에게 미운말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해주었다. 엄마의 대학동창 모임에 함께 참여해서 재미있게 놀았다. 베이비 카페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그림도 그리고, 소꿉놀이도 했다. 추석연휴기간에 어떨지 몰라 소아과에도 갔는데 감기가 오래가기는 하지만 많이 심하지 않다고 한다. 시골에 가기 위해 앞머리도 예쁘게 잘랐다.


2007.9.23

00 이가 좋아하는 청치마를 입고 시골에 갔다. 시골에 가기 전에 장난감도 스스로 챙기고, 옷도 스스로 골랐다. 추석이라서 예쁜 바지와 구두를 선물 받고 탭댄스도 추고, 원에서 배운 노래를 메들리도 열심히 불렀다. 이제는 영어동요를 나보다 더 많이 아는 것 같다. 춤추고 노래하는 00 이를 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2007.9.24

00 이가 시골에서 하는 가장 좋아하는 일은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다. 큰 개는 무서워하지만 작은 개는 귀여워한다. 개줄을 잡고 개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면서 즐거워한다.


2007.9.25

큰아버지 집에 가서 차례를 지내고, 저녁에는 외할머니, 이모, 이모부와 놀았다. 친척들을 만나니 00 이가 신이 많이 났다. 기침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이모가 사준 털코트를 입고 백설공주 같다고 기뻐했다.


2007.9.26

엄마, 아빠랑 에버랜드에 갔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 갔는데 이제는 자주 다니려고 연간회원권을 구입했다.


2007.9.27

품앗이 모임을 했다. 00 이는 요즘 공부하는 것보다는 역할놀이 하거나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한글수업만 하고 쭉 놀았다. 평소 가베를 무척 좋아하는데 오늘은 의외였다. 아침에는 괜찮았는데 손가락을 심하게 물어뜯어서 아플 지경이 되었다. 요즘 유치원 가기를 싫어하는데 혹시 공부하는 것이 힘이 드는 것은 아닌가 싶다. 주말에 실컷 뛰어놀게 해야 할 것 같다.


2007.9.28

00 이에게 절약을 가르치는데 쉽지 않다. 너무 많은 교구교재가 00 이에게 절약하는 법을 익히는데 나쁜 영향을 준다.


2007.9.29

내가 일이 많아서 00 이가 토요일인데도 '아가야'라는 시간제 보육센터에 가서 놀았다. 한때는 너무 좋아하던 곳인데 요즘은 그저 그런가 보다. 그래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잘 놀다 와서 너무 대견하다. 잠들 때 손가락 빠는 습관은 고쳤는데 잠든 후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좀 빤다. 그리고 아직도 손톱 물어뜯는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저녁에는 로지꼬를 했다.


2007.9.30

오랜만에 실내놀이터에도 가고 롯데마트에서 쇼핑도 했다. 며칠 동안 엄마 말을 잘 안 들어서 혼이 났는데 오늘은 말도 잘 듣고 엄마에게 '미안해요'라고 편지를 써서 주었다. 어제 미안했다고 한다. 요즘 받아쓰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문장을 불러주면 쓰고 맞았는지 확인을 한다. 틀리면 무척 속상해한다. 틀려도 된다고 굉장히 잘하는 거라고 매일 말해준다. 오랜만에 [Mr McGee]를 읽었다. 작년 00이 모습 같은 [Happy birthday, Sam]도 읽었다. 요즘 책 읽기를 즐기지 않아 책을 읽고 싶어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2007.10.1

유치원에서 00이 종합장을 보내줬다. 00 이의 기록들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요즘 00 이가 유치원 가기 싫어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종합장 보니 즐겁게 잘 지내는 것 같다. 오늘 소아과에 갔는데 이제 다 나아서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하신다. 한 달을 끌었던 00이 감기가 드디어 끝이 났다.


2007.10.2

소풍 다녀와서 토끼에게 상추 준 이야기, 영화 본 이야기, 놀이기구(텀블링, 잡고 내려오는 거) 탄 이야기 하느라고 바쁜 00이다. 텀블링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한다.


2007.10.3

국악극[방귀대장 똘배]을 보고 굴렁쇠 굴리기, 북 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도 해보았다. 오후에는 친구들을 아이노리터에서 만나 놀고, 친구 집에 가서 놀았다. 반년만에 만난 친구들이라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신나게 함께 놀았다. 잠자리 동화로 [Who stole the cookies in the cookies jar?]를 읽었다. 00 이는 돼지가 쿠키를 훔쳐 먹었을 것 같다고 한다.


2007.10.4

아빠와 함께 [에너지관]에 견학을 갔다. 아빠와의 외출에 마냥 신이 난 00이다. 요즘 미운 5살이라서 매일 혼나는 것이 일상이다. 좋은 습관을 기르지 위해서는 계속될 일인 것 같다. 내일은 00 이가 좋아하는 큰 이모, 이모부와 사촌동생이 온다. 00 이가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00 이가 요즘 수첩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에 빠져 있어서 오늘 예쁜 색볼펜을 사주었다. 너무 좋아한다. 수첩을 쓰면서 글 쓰는 능력이 참 많이 발달했다. 이제는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을 자연스러워한다. 때로는 A4 한 장 가득 자신의 생각을 적어서 주기도 한다. 대신 영어동화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글씨 쓰는 것에 흥미가 있을 때까지 필기구를 많이 사주려고 한다.


2007.10.5

00 이가 좋아하는 큰 이모, 이모부와 사촌동생이 왔다. 함께 쇼핑 가서 00이 버버리, 원피스, 티셔츠를 샀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00 이가 좋아하는 수프도 먹고,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먹었다. 00 이가 너무 신이 났다.


2007.10.6

할머니, 엄마, 아빠, 큰 이모, 큰 이모부, 사촌 여동생과 함께 에버랜드에 다녀왔다. 00 이가 너무너무 신이 났다. 공연도 보고, 놀이기구도 타고, 앵무새 먹이도 주었다. 저녁에는 막내이모, 막내이모부도 만났다. 막내이모가 00 이에게 수첩을 많이 주었다. 00 이가 꼭 끌어안고 좋아했다. 에버랜드에서 엄마의 상사였던 실장님이 00이 가방, 머리핀, 볼펜도 사주셨다. 내일부터 수첩과 볼펜으로 많은 그림과 글들을 쓸 것 같다. 막내이모부가 의사들이 쓰는 수첩을 쓰면 의사가 된다고 말했지만 00 이는 의사가 되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슈퍼맨이 되고 싶으니까.


2007.10.8

엄마, 아빠랑 롯데마트에 다녀왔다. 플레이 타임에서 놀고 싶다고 해서 1시간 동안 놀았다. 저녁을 먹고 막내이모네 집에 놀러 갔다 왔다.


2007.10.9

아침에 유치원 안 가겠다고 울어서 아빠가 일찍 하원시켜 에버랜드에 갔다. 요즘 노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것 같다. 어제 이모에게 받은 만원을 달라고 해서 자신의 지갑에 넣어가지고 갔다. 무엇을 사 올지 기대가 된다.


2007.10.10

품앗이 모임을 했다. 7 가베로 꽃을 구성해 보고, 한글공부도 했다. 친구랑 낚시 놀이도 하고 자동차 놀이도 하며 즐거워했다. 내일은 발레 스쿨에 테스트받으러 간다. 잘하면 바로 6-7세 반에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내년 3월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2007.10.11

00 이는 지금 발레 수업 중이다. 발레학원에서는 보호자가 유리너머로 수업을 보면서 기다린다. 00 이가 수업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재미있다. 6-7세 언니들과 50분 수업을 잘 해냈다.


2007.10.12

금요일 유치원에서 나오자마자 배가 아프다고 한다. 간식시간에 빵을 세 개 먹고 배가 아팠는데 참았다고 한다.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해서 먹었다. 배가 아픈데도 저녁에 이모, 이모부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야탑에 있는 막내이모집에 다녀왔다.


한때 [외과의사 봉달희]를 보면서 의사가 되겠다고 하던 00 이는 이때 슈퍼맨이 되겠다고 했나 보다. 사실 나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수첩을 좋아해서 이모와 이모부가 학회에서 받은 수첩과 포스트잇, 볼펜등을 주면서 "의사들이 쓰는 수첩을 쓰면 의사가 된다"라고 말했지만 00 이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많은 수첩과 볼펜이 생긴 것에만 기뻐할 뿐. 그래서인지 00 이는 의대가 아니라 임상병리학과로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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