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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고 있어

오키나와에서 찾은 여름나기 방법 I 이손끝

by 이손끝


夏が過ぎていってるよ。

--沖縄で見つけた夏の過ごし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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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코, 우리가 같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6월부터 였지.

열심히 끄적이다보니 눈깜짝할 새에 여름이 지나고 있어.

秋子、私たちが一緒に書き始めたのは6月からだったよね。
書いているうちに、気づけば夏があっという間に過ぎていってる。


봄, 가을이 짧아졌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사계절이 있으니까
그중에서 어느 계절이 좋냐고 물어보면 나는 “여름 빼고 전부” 라고 대답해.

春と秋が短くなったとしても、韓国には四季があるから。
その中でどの季節が好き?って聞かれたら、私は「夏以外ぜんぶ」って答えるよ。


일년의 반은 여름인 곳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12월이었고 겨울이 한창이었어.
코 끝이 시린 겨울, 후- 날숨이 차가운 계절. 코트를 여미고야 마는 날카로운 바람을 맞으며
나는 그제야 내가 살 곳으로 '돌아왔구나' 안심했던 것 같아.
다시는 여름만 있는 나라에서는 살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했지.

一年の半分が夏みたいな場所で暮らして、韓国に戻ったのは十二月、冬のまっただ中。
鼻先がつんとする寒さ、ふーっと吐く息が冷たい季節。
コートの前を合わせてしまうような鋭い風に当たりながら、やっと自分の居場所に戻ったんだって安心したよ。
それから、もう夏だけの国には住まないって心に決めたんだ。


한국의 여름도 점점 뜨거워져서 내가 사는 곳은 올해 38도까지 올라갔던 것 같아.
'조금만 버티면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온다' 생각하며 지내고 있어.
韓国の夏もだんだん暑くなって、私の住んでいるところでは今年38度まで上がった日もあった気がする。「もう少し耐えたら秋、そして冬が来る」って思いながら過ごしてるよ。






오키나와, 일상여행, 공감에세이, 일상에세이, 편지, 친구, 여행, 한달살기.jpg 오키나와 동부 오오도마리 비치 ⓒ 이손끝


그래도 오키나와의 여름만큼은 사랑했어.
두번째로 오키나와에 갔을 때 쨍한 여름의 색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일부러 7월과 8월에 갔었지.
햇살이 아프긴 했지만 오키나와는 온통 아름다운 파랑이었어.

それでも、沖縄の夏だけは好きだった。
二度目に行ったときは、ぱきっとした夏の色をカメラに収めたくて、わざと7月と8月にしたんだ。
陽射しは痛いくらいだったけど、沖縄は一面美しい青だったよ。


그리고 다른 나라의 비치만큼의 떠들석함이 없달까, 소란스럽지 않달까.

작렬하는 태양에 몸을 맡긴채 부유하는 파란색들.

사람들이 풍경이 되어버리는 그곳에서 무턱대고 즐거웠어.

それに、他の国のビーチほど騒がしくないというか、がやがやしていないというか。
灼けつく太陽に身をゆだねながら、青が漂っていた。
人が風景になってしまうその場所で、理由もなく楽しかったよ。


하지만 너무 더웠지. 더위를 참을 수 없을 때는 에어컨 앞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적당한 곳을 찾아 들어가 젠자이와 오리온 맥주를 함께 주문해.

でも、本当に暑かった。暑さに耐えられないときは、エアコンの前に行くんじゃなくて、
近くでぜんざいとオリオンが頼める店ならどこでも入って、一緒に頼むの。


젠자이, 카키코리, 팥빙수, 여름, 겨울, 봄, 가을, 오리온, 오키나와.jpg 팥빙수와 닮은 오키나와 젠자이에는 역시 오리온 ⓒ 이손끝


오리온 특유의 가벼운 목넘김과 오독오독 씹히는 얼음,
그리고 적당한 단맛과 담백한 콩.
オリオン特有の軽い喉ごし、がりがり噛める氷、そしてほどよい甘さと素朴な豆。


아주 가벼운 취기에도 괜히 어슬렁 거리며 숙소에 들어가
더위를 잊은 채 자는 낮잠의 달콤함.
ほろ酔いでぶらぶら宿に戻って、暑さを忘れて眠る昼寝の甘さ。


오키나와에서 찾아낸 최고의 여름나기 방법이야.
한국에서는 그냥 에어컨에 몸을 맡겨버려.
그래서 왠지 여름에는 더 생기를 잃는 것 같아.
それが、沖縄で見つけた私なりの一番の夏の過ごし方。
韓国では、ついエアコンに身を預けちゃう。
夏はどういうわけか元気をなくすみたい。


오늘따라 오키나와 여름이 그리워지네.

今日はとくに、沖縄の夏が恋しいな。




*오키나와 젠자이(ぜんざい)는 팥빙수와 비슷해요. 일본의 빙수인 카키고오리(かき氷)는 색색깔의 시럽만 들어간다면 젠자이는 단팥과 모찌가 들어가 단짠의 맛이 있어요.

또 일본 본토에서 젠자이라고 하면 따뜻한 단팥죽류의 디저트를 말하기도 해요.

오키나와에서만 젠자이를 차갑게 만들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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