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사] 함께 읽을 기사를 찾는 이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D 이 기사입니다!
한국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네요. 하루빨리 코로나 19가 잡힌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마스크는 백신 접종 이후에도 쉽게 벗을 수 없다지만 백신 접종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신문도 백신 접종 때문에 정신없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성능을 믿어도 될지, 부작용은 없을지 다양한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백신 이외에도 뜨거운 이슈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입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등 내용을 담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전망이 밝아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된 동남권 신공항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란 주장과 매표행위란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샙니다. 양 진영의 주장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듣다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들입니다. 그래서 가덕도 신공항이 타당한가 타당하지 않은가는 이 글에서 논의하진 않으려 합니다. (타당성을 평가할만한 전문적 지식이 없기도 합니다..! 공항 건설가는 아닌지라..)
다만 의사결정 과정에 관해서는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기사도 정치 의사결정 과정을 다뤘습니다. 매일경제 신년기획이었는데요. "스웨덴, 합의될 때까지 '끝장토론'…정권 바뀌어도 기본틀 유지" 입니다.
기사를 살펴보기 앞서 정당과 정당제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해주셨던 내용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대통령제와 어울리는 정당체제가 있다는 논문을 수업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대통령제에는 정당과 얽히는 중요한 특성이 있습니다.
여소야대!
대통령 편이 적고 반대파가 더 많은 상황이 대통령제에선 언제나 연출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180석 넘는 의석을 얻은 일은 평범한 경우가 아닙니다. 그랬던 적이 없었기에 민주당 고위급 인사들이 총선이 끝나고 책임이 막중하다거나 "무섭다"라고 표현한 이유기도 하겠지요.
돌아와서 여소야대 상황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회는 타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행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거나 정책에 맞도록 법을 개정할 때 야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대립은 고착상태를 만들 뿐입니다.
또 다른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은 원내총무를 윕(Whip)이라고 부릅니다. 주미대사관은 원내총무 역할을 "모든 의원들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지도부의 의사를 전달하고 주요 법안의 투표 시 사전 표점검으로 당 정책을 관철시키는 등 원내활동의 윤활유와 채찍 역할을 겸하고 있음"이라고 설명합니다.
지금은 미국 정당도 양극화가 심해져 서로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지만 원내 주요 책임자의 역할 중 하나가 다른 정당과 타협하는 일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미국은 하원에서 발의한 법이 상원에서 통과돼야 확정되는 만큼 다른 정당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을 겁니다. 타협의 과정이 지난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효율적이진 않다는 뜻입니다. 첨예하게 대립한 문제일수록 타협은 불가능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효율의 영역은 아닙니다. 효율적이지 않다고 소수의 피해를 무시할 순 없는 공간이 민주주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첨예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타협을 이뤄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매일경제 기획기사가 소개하는 스웨덴의 정치 의사결정 과정이 답을 주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시간이 드는 문제라면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스웨덴은 대립이 심한 쟁점을 다루는 입법은 '국가조사보고서(SOU)'를 활용한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스웨덴은 사회 갈등이 심한 쟁점을 다룰 때 의회에서 이야기하기 앞서 전문가를 부릅니다. 이들은 쟁점과 법안을 심층 분석합니다. 기간은 평균 1년 6개월. 1년 6개월의 분석 과정이 SOU에 담깁니다.
마침 국회입법조사처에서 SOU를 다룬 보고서가 있어서 읽어봤습니다. SOU를 작성하기 위해 국가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 공공관리청이란 기관이 주로 참여합니다. 공공관리청은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하는 기관입니다.
SOU가 작성되면 갈등을 겪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되고 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데요, 이 절차를 레미스(remiss)라고 합니다. 스웨덴은 정부가 대부분 법안을 발의하는데 사회적으로 쟁점이 있는 법안은 대부분 SOU와 레미스를 거친다고 합니다.
SOU를 작성하는 위원회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다수가 작성하는 형태인데요. 여야, 전문가, 공무원 등이 참여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소수 의견이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2018년 조사 당시에는 이런 이유 때문인지 두 번째 형태인 1인 전문가가 작성하는 방식이 자주 쓰였다고 합니다. 1인 전문가가 책임지고 쟁점과 관련된 내용을 분석하는 방식입니다.
스웨덴 의회 총선거는 한국과 다르게 비례대표가 중심입니다. 여러 정당이 원내로 들어올 수 있는 만큼 연립정부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법을 만들고 통과시키기 위해선 야당이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을 잘해야 합니다. 1인 위원회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라르스 트래고드(Lars Tragardh) 에르스타 스콘달(Ersta Skondal) 대학 교수는 의원들이 참여하는 형태보다 1인 위원회 형태가 숙의 민주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SOU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SOU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쟁점과 관련해 정확한 분석을 제공합니다. 이에 근거해 민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전문가 1명이 도출한 결과에 의존하니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뜻입니다.
고란 순드스트룀 스톡홀름대 교수는 1인 위원회가 첨단의료시설 건설과 관련해 SOU를 작성할 때 수치를 조작한 사례를 설명하면서 실제로 민주성이 약화된 1인 위원회가 가져온 부작용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최연혁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장은 SOU가 비판도 있지만 갈등 해소에 분명 효과가 있다고 소개합니다. 보고서는 최 연구소장의 말을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정당 리더들의 효율적 협상 방안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문화가 정당의 이익보다는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리와 설명에 따르는 것이 기본이므로
한국과 같은 정당 간 이해관계 관철을 위한 극한 대립은 거의 없다.
다시 가덕도로 돌아가 볼까요?
가덕도 공항 문제가 국회와 부산이란 테이블에서 벗어나 국내외 공항 건설 전문가에게 전달됐다면 어떨까요? 공항이 창출할 이익이 보다 정확한 근거를 가졌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의 중립성이 커질수록 많은 시민들이 조사 결과를 신뢰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시간은 분명 지금보다 더 걸렸을 겁니다. 총선 일정에 맞춰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되긴 분명 어려웠을 테죠. 하지만 갈등은 지금보다 더 봉합되지 않았을까요?
다음 글에서는 한국에서 스웨덴 SOU, 레미스와 비슷한 사례가 없었는지 찾아보려 합니다. 좋은 사례들이 있었다면 제도화할 수 있는지 찾아보는 작업인데요. 사례에서 다루는 쟁점들이 너무 어렵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D
매일경제의 이 기사, 어떠세요?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12/1339919/#reple
참고자료.
2018년도 국외출장(스웨덴) 결과보고서. 2018.6. 국회입법조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