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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글쓰기

매일글쓰기 001

by 김영롱

언제는 꾸준히 했나 싶긴 하지만 뭐라도 써야지 남겠다 싶어 들어온 브런치스토리.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했던 그때를 다시 생각해 본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일을 하다가, 밥을 차리다가, 아이들을 씻기다가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은 정리되지 않고 그냥 흘러갔다. 내 머리 참 믿을 것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호기롭게 기록에 대해 공부하고 잘 기록해 보겠다며 여러 도구들을 탐색하는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책상 앞에 앉아야 기록도 하지!

직장에서는 동동거리고 돌아다니고 컴퓨터는 내 것이 아닌, 공용의 것. 앉아서 잠깐의 쉼과 딴짓은 꿈도 못 꾼다. 밥 먹으러 갈 때 +99 가 표시된 메신저앱을 겨우 확인한다. 밥을 못 먹고 화장실 한번 못 가는 날도 여러 날. 여기저기서 나를 찾는 소리에 집에 가면 만보기에 찍힌 숫자는 10,000이 훌쩍 넘어 있다.

집에서는 또 어떠한가. 나만 내 책상이 없어! 아이들의 정리되지 않는 책상을 보며 저 자리 내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도 책상이 있으면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아질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핑계인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멱살 잡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한다. 아무 말 대잔치가 될지, 글쓰기가 익숙해 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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