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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추석 명절의 꼬맹이와의 추억.

by 보니또글밥상

멋진 계절인 가을에 있는 명절인 '추석'

올해 추석은 여느 해보다 늦게 찾아왔고 오늘부터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어.

꼬맹이 넌 네 별에서 잘 지내고 있지?

그러고 보니 꼬맹이 네가 사는 별에도 지구에 있는 각 나라들처럼 중요한 날을 기리는 기념일이나 우리 나라처럼 명절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마도 있겠지? 그래서 서로 이웃하고 있는 동물행성에 있는 동물들과 왕래하면서 즐기겠지?

하고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좀전까지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하다가 문득 추석이나 설날에 너를 데리고 친척집이나 시댁 그리고 친정에 데리고 갔던 기억이 떠올라 사진을 찾아봤어.

그 사진들 중에서 이 사진이 눈에 들어오더라.

사진 날짜를 보니 4년 전 추석 때 찍은 사진인데 꼬맹이 네 나이가 꽤 있음이 사진 속 주둥이에서 보인다.

새끼 때는 주둥이 주변이 온통 까맸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네 주둥이 주변에도 시간이 하얗게 스며들었구나.


저 당시 기억엔 추석 명절 때 친정 오빠네 들렀다가 집으로 가는 길이었을 거야.

오빠네서 지내는 게 좀 힘들었던 모양인지 내 무릎에서 곤히 잠자더라.

집이 아닌 낯선 곳들을 계속 갔어야 했으니 너도 긴장이 되고 편안하지는 않았겠지.

꽤나 지친 모습으로 자는 네가 안쓰러웠는데 그래서 저 후로는 너를 데리고 어디를 잘 가진 않았던 것 같아.

네가 아팠던 것도 있었고 말이야.


아무튼 저 사진을 찍었을 때가 추석 연휴가 끝나갈 즈음이었고 잠시 쉬려고 들렀던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너와 나는 잠시 산책을 했었어.

차가 멈추자 넌 이내 깨어났고 그렇게 깨어난 너를 데리고 나갔지.

다행히 잠을 좀 자서인지 너에게서 힘들거나 지친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어.

마침 날씨도 적당한 가을 분위기를 내주고 있었고 하늘도 푸르고 깨끗해서 산책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날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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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하고 산책하면서 본 풍경들.

꼬맹이 너도 기억이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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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너와 산책하면서 봤던 곳인데...

지구의 하늘 아니 한국의 가을 하늘이 너무나 푸르고 예쁘지?

그 파란 하늘을 하얗게 수놓고 있는 구름도 예쁘고.

이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내가 썼던 브런치북의 책표지에 쓸 정도로 좋아하는 사진이야.


이곳을 너와 꽤 오랫동안 산책을 했었어.

너도 이곳이 좋았는지 나와 보폭을 맞춰 잘 다녔지.

낯선 곳에서는 용변을 거의 안 보는 너인데 여기서는 안심이 됐는지 산책하면서 냄새도 많이 맡고

너의 흔적도 남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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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산책했던 사진이 있어서 챗gpt한테 사진을 보여주고 따뜻한 느낌이 나는 그림으로 변환시켜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변환시켜 주더라.

나는 비슷하게(?)해준 것 같은데 꼬맹이 네 모습은 조금은 안 닮은 것 같아.

그래도 마음에 들었어. 너의 갈색털을 잘 표현해 주었거든~^^

(이 그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툴툴대는 너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ㅎㅎ)


꼬맹아, 이제 언니도 추석 연휴를 보낼 준비를 마저해야 할 것 같아서 여기서 이만 줄일게.

올해는 추석 연휴가 제법 긴데 건강히 잘 보내고 와서 소식 다시 전할 테니 너도 잘 지내고 친구들과

신나게 즐겁게 잘 뛰어놀길 바라.

언니 생각나면 언니한테 좀 찾아오고, 알았지?^^


늘 그립고 그리운 사랑스러운 존재에게...(너도 해피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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