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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의 브런치 글빵연구소 졸업작품 발표회에 다녀오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서의 소회.

by 보니또글밥상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0월 11일 토요일 오전.

주말 아침이었지만 마음은 바쁘고 설렜다.

지난 7월에 용산에서 <미야의 글빵 연구소>에서 글쓰기를 통해 만난 브런치 작가님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설렘이 새벽부터 눈을 뜨게 했다.

이어서 5개월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글쓰기와 수필 쓰기에 도움이 되는 강의들을 올려주신 미야 선생님도 다시 뵐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빴다.


어제 참석했던 <미야의 글빵 연구소 졸업작품 발표회>에는 선약이 있어 참석하지 못할 뻔했는데 선약 일정을 가까스로 연기해서 참석할 수 있었고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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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삐 움직여 졸업작품 발표회가 이뤄질 장소로 가니 이렇게나 멋진 광경이 펼쳐진 곳이 아닌가?

창덕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마음을 뺏겼다.

안국역 인근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구나!

종로에 가게 되면 삼청동이나 인사동에는 자주 갔었는데 이런 숨은 명소를 몰랐다니...

다음엔 이곳에도 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졸업작품 발표회가 열릴 공간들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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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화려한 공간도 마음에 들었지만 작가님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손수 준비해 오신 미야 선생님의 준비와 정성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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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발표회에서 선정되는 우수 작품들에 수여될 상패와 부상들.

미야 선생님의 이러한 준비성에 놀란 것도 잠시, 탕비실에는 많은 먹을거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늘 아낌없이 베풀어 주심에 감사한 마음이 잔뜩이었는데 이렇게나 많은 것들을 또 받게 되다니...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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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 발표회에 참석하신 작가님들의 졸업작품을 열심히 경청하고 간단하게 합평을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워낙에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의 글이어서 읽는 즐거움과 듣는 귀가 호강하는 기회를 가졌다.

블라썸도윤 작가님, 유연 작가님, 이디뜨 작가님, 명랑처자 작가님, 눈물과 미소 작가님, 빛나는 작가님, 고용한 동산 작가님, 조선여인 작가님, 회색 토끼 작가님들과 그 외 다른 작가님들 작품들 중에서 우열을 가려야 했던 미야 선생님과 Woogie작가님의 고민이 제법 컸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Woogie작가님의 문학 강의가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그렇게나 빨리 흘러간지도 몰랐는데

문학 강의를 처음 들어본 나에게는 또 다른 신세계였다.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작가님께서 문학 강의 중에 꼭 읽어보라고 하신 '오정희'작가님 책 중 <저녁의 게임>을 바로 대출예약 신청을 했는데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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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평을 하고 문학 강의를 듣고 점심 식사를 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오후 5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5시면 집에 가야 했지만 작가님들과 같이 나누고픈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아서 6시를 훨씬 넘겨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 미야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선물들을 잔뜩 챙겨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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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의 글빵아카데미 2025>라는 어여쁜 로고가 새겨진 투명한 비닐 가방에 두 개의 책갈피와 귀여운 모양을 한 행주와 스카프가 보는 내내 나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처음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여 글을 썼을 때는 별생각 없이 글자들을 적어내려 갔다.

나보다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 자신의 별로 간 반려견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낼 요량으로 시작된 브런치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어느 작가님의 브런치글에 마음을 뺏겨서 수강신청해 버리고 나서는 나의 성급했던 행동에 후회를 했던 시간이 있었다.

매주 새롭게 시작되는 강의를 수강하고 소화하는 과정들이 쉽지 않았고 또 많은 시간들이 소요가 됐고 매주 제출해야 하는 숙제가 만만치가 않았다.


더욱이 글쓰기 수업은 처음이었기에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꽤 필요했는데 '내가 잘 따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가끔 나를 괴롭혔다.

그렇지만 이왕 시작한 거 잘 따라가 보자는 생각으로 미야 작가님의 강의를 매주 수강하고 숙제를 제출할 때마다 선생님의 꼼꼼한 피드백에 놀라고 나서는 더 집중해서 강의를 수강했다.


그렇게 수강을 하면서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던 '글쓰기'가 어느 순간에는 너무나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글쓰기'에 대한 답답함을 느꼈을 때 막막했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천장과 사방이 모두 단단한 벽으로 되어 있어 내가 뚫을 수가 없다는 생각...

어떻게든 천장도 뚫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벽들을 다 부수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나의 글쓰기.

'같은 한글을 쓰는데 어떤 작가님들의 글은 활자들이 그렇게 화려하게 춤을 추고 있더구먼 나의 글은 왜 이리

초라하고 조용하기만 한가...'


그렇지만 그러한 과정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미야 작가님께서도 잘 다독여주셔서 아직까지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다른 주제로도 글을 쓸 생각인데 이렇게 성장해 가는 내가 신기하기도 하다.


올해는 글을 씀으로써 좋은 일이 많이 생겼다.

올해 초 2월에 브런치를 시작해서 좋은 글연으로 맺어진 작가님들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알게 되었고 내 글을 좋아해 주신 어떤 작가님으로부터 응원댓글도 받아 소소하지만 너무나 감사한 글로 소득도 거둬봤다.

또 7월에 도전한 전국에서 큰 규모의 독후감 공모전에서 '입선'을 하게 되어 수상자 명단에 내 이름 석자가 적힌 것을 보게 되는 행운도 누렸다.

이렇게나 감사한 일들이 연이어서 나에게 일어난 것은 브런치 작가가 되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유로 '글쓰기'가 아무리 힘들어도 묵묵히 걸어가 볼 생각이다.

누구 하나 내 글을 읽어주지 않는다 하여도 계속 쓸 생각이다.

그 진심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은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어제 다녀온 <미야의 브런치 글빵 연구소 졸업작품 발표회>의 따스한 여운이 아직도 나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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