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일본과 프랑스의 합작 애니메이션인 <고스트캣 앙주>. 이마시로 다카시 작가의 '유령 고양이 안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도라에몽과 극장판 짱구를 감독한 쿠노 요코, <린다 린다 린다>와 <고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감독인 야마시타 노부히로가 공동 감독을 맡은 작품이다. 캐릭터 디자인은 로토스코프 기법을 이용했는데, 야마시타 감독이 실사를 촬영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쿠노 요코 감독이 디자인을 맡아 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작년인 2024년에 개봉했고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로 먼저 소개되었으며 국내에서도 2025년 초에 소규모 개봉했다.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장편경쟁에 소개되어 영화제들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국내 개봉을 놓친 사람들이 모두 OTT 공개를 기다리고 있던 애니메이션이다.
<고스트캣 앙주>는 도시의 소녀가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갑자기 시골 마을의 한 절에 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카린의 아버지 테츠야는 돈을 빌리기 위해 시골을 찾았으나 비리지 못하자 잠시 카린을 절에 남겨두고 가는데, 이때 카린은 사람처럼 걷고 말하며 행동하는 고양이 '안주'를 절에서 만난다. 고양이가 사람 행세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카린은 충격을 받지만, 아무렇지 않게 안주를 대하는 시골 사람들을 보고 안주에 대한 묘한 애증이 싹튼다.
<고스트캣 앙주>의 앙주는 30년이 지나서도 죽지 않고 고양이 요괴가 되어 사람들 틈 사이에서 살아간다. 이 애니메이션은 '앙주'를 토대로 마을에 존재하거나 마을 밖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괴들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요괴물이지만, 넓은 의미로 상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죽은 어머니를 향한 무한한 그리움과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소녀 '카린'이 앙주라는 고양이 요괴로부터 배우거나 받는 위로가 곳곳에 녹아있고, 결국 앙주로 인해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카린의 성장물이자 소녀의 성장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고, 인간과 요괴들이 융합되어 사는 모습이 마치 순한 맛의 <파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고스트캣 앙주>는 아름답고 귀여운 작화만큼이나 잘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테다. '죽음'과 '이별'에 대해 깊은 생가을 안겨주면서도, 작품 특유의 몽글몽글하고 다정한 작화 덕분에 깊은 슬픔을 조금 비켜갈 수 있는 활기참이 서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