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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프랑켄슈타인>

by 강민영


이번 주 추천작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신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 오스카 아이작, 제이콥 엘로디, 미아 고스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제목 그대로 메리 셀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원작으로 한다. 연출작인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와 제작과 각본을 맡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호기심의 방>에 이어 넷플릭스와 작업한 세 번째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선공개 되었고, 10월 하순에 극장에서 부분 개봉을 거쳐 지난 11월 7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셀리의 소설 내에 중심 서사로 안착해있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피조물보다 메리 셀리의 책 [프랑켄슈타인: 혹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데 더욱 치중한 느낌을 준다. [실낙원]의 부분에서 따온 책 제목의 이 문장은, 고뇌에 빠진 피조물인 아담이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며 신에게 간청하는 내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의 정서는 [실낙원]에 대한 거대한 은유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을 만든 창조주에게 버림받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에 버려진 피조물과,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탄생한 크리쳐인 '프랑켄슈타인'(제이콥 엘로디)이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버림받은 자'에 대한 이야기인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동시에, 더 넓거나 먼 세상을 갈망하는 피조물의 염원이 짙게 깔린 영화다. 델 토로는 유한한 인간의 삶 속에 낭만과 아름다움, 절대적인 호기심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을 현혹하거나 파괴시키는 가에 대해 오랜 시간 탐구해왔다. 때문에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델 토로가 고민해왔던 바로 이 부분, 아름다움의 잔혹성과 도와 선을 넘고 마는 인간의 궁금증을 정면으로 다룬다. 주변의 환경을 관찰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스스로 언어를 구사할 능력을 갖추게 된 크리처는, '저주 받은' 자신의 굴레를 벗어내기 위해 자신의 창조주에게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체들 사이에서 탄생해 기워맞춰진 창조물인 '나'는 누구인가. 그에 대한 답을 주지 못하는 크리처의 창조주인 빅터(오스카 아이작)이 야기한 비극의 정서가 <프랑켄슈타인>을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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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처의 창조주인 '빅터'를 연기한 오스카 아이작은, 강렬하고 집착적인 예술가의 면모와 자신의 믿음에 완전한 확고함을 가진 아주 거만한 모습의 천재 과학자이자 의사를 유려하게 연기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최초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로, 원작의 모습에 충실한 설정이 <프랑켄슈타인>에서의 빅터에게 뿜어져 나온다. 빅터와 더불어 극중 가장 중요한 캐릭터이자 주인공이기도 한 크리처, '프랑켄슈타인'을 연기한 제이콥 엘로디도, 순수하고 깊은 갈망과 열망을 가지며 끝없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애를 쓰는 공허한 존재를 잘 표현했다.


인간과 괴물의 경계는 외향으로 정의되는가 행동으로 정의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프랑켄슈타인]이다. 델 토로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이 가진 근본적은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델 토로의 크리처 영화 중 아마도 가장 대중적일 이 영화는, '인간성'에 대한 탐구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장면과 연출, 대담하고 변화무쌍한 색채들의 대립을 통해 감각적인 쾌락을 선사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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