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전해지는 편지
라온아,
이 편지를 언제 전해주게 될지 모르겠지만 천천히 열심히 써볼께.
언젠가 네가 이 편지들을 받게 되는 날, 조금은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온이에게 하고싶은 말이 아주 많은데 우선은 엄마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솔직하게 말할께
지금보다는 많이 자라있을 라온이가 지금 엄마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길 바라면서.
일단 첫 편지에는 이 글을 꼭 쓰고싶었어.
엄마가 얼마 전에 읽은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책에 나오는 글인데
이 책도 공지영 작가가 작가님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채워져있어.
그 중에 정말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라온이에게도 꼭 전해주고싶어서 적어두었어.
사랑하는 딸, 도전하거라. 안주하고 싶은 너 자신과 맞서 싸우거라. 그러기 위해 너는 오로지 너 자신이어야 하고 또 끊임없이 사색하고 네 생각과 말과 행동의 배후를 묻고 또 읽어야 한다. 쌓아 올린 네 건물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해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생각보다 말이야, 생은 길어.
엄마는 지금이라도 해보려고 해.
도전하고, 맞서 싸우고, 사색하고, 묻고 또 읽고, 두려워하지 않기
라온이도 함께 해줘.
오늘은 아빠랑 자고 내일, 내내일은 엄마랑 잔다고 했지?
우리 내일, 내내일에 함께 누워 멋진 꿈을 함께 꾸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