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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일라 Feb 26. 2024

<벨 훅스 같이 읽기> 출간과 독서모임

<벨 훅스 같이 읽기>, 페페연구소 기획, 동녘 출판



     두 번째 공저 책 <벨 훅스 같이 읽기>가 출간되었습니다. 공저로 김동진, 김미소, 김은지, 오혜민, 장재영, 조은 6명의 소중한 동료들과 함께 벨 훅스를 탐험하고 그의 생각의 바다를 사유하며 적은 기록들입니다.


“이 책은 벨 훅스의 사유 세계 전반을 폭넓게 탐험해 보려는 독자를 위한 안내서이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올 어바웃 러브』, 『난 여자가 아닙니까?』 등 국내외에서 출간된 벨 훅스의 대표 저작 일곱 권을 통해 그가 천착한 주요 주제인 성과 인종의 교차, 계급, 사랑, 교육, 언어와 권력, 페미니스트 연대, 공동체를 두루 살핀다.”




(서문중)


.. 벨 훅스의 책은 바로 그런 베이스캠프와 같다. 걷다 지칠 때 그곳에 가면 물도 있고 기운 나는 음식도, 따뜻한 잠자리도 있고, 무엇보다 힘내라고 말하며 같이 걸어가 주는 동료가 있는 곳. ’ 벨 훅스가 쓴 문장의 마침표들이 나에게 하는 부탁으로 읽힌다 ‘면, 당신 역시 우리와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벨 훅스는 이 세상에 없지만, 지금 그의 책을 읽으며 함께 말하는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그의 말들은 반짝이며 되살아난다.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에게, 우리와 같이 벨 훅스의 문장들 속에서 이 길을 계속 걸어갈 희망을 발견해 보자고 말을 건네고 싶다. 


미국의 저명한 흑인 페미니스트 사상가이자 사회운동가, 벨 훅스. 2021년 12월 그가 작고했을 때 미국의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는 그를 “우리의 위대한 작가, 사회운동가, 선구자”라고 칭하며 애도를 표했다. 국내 독자들은 벨 훅스를 페미니즘 입문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단지 ‘페미니즘 입문서 작가’로만 알고 지나치기엔 아쉬움이 많다. 40여 권에 달하는 그의 저서 목록을 보면 그가 성차별이나 인종차별뿐 아니라 계급차별, 상호교차성, 남성성, 평화, 사랑, 교육, 예술, 공동체, 영성 등 수많은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벨 훅스 독서 모임’을 진행한 이 책의 저자들은 우리에게 벨 훅스의 책을 함께 읽으며 고민하고 실천한 결과물을 들려준다. 한 명의 저자가 한 권의 책을 맡아 쓴 글 한 편에는 먼저 저자가 자신의 언어로 벨 훅스의 책을 설명하는 소개 글이 나온다. 


벨 훅스 책의 집필 맥락과 의의, 핵심 메시지, 특징, 저자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 등 풍부하고 충실하면서도 뚜렷한 주관이 담긴 해설을 실었다. 그다음으로는 벨 훅스의 책과 깊게 얽힌 저자가 그의 메시지를 적용해 자신의 삶을 살아 내고자 한 분투를 기록했다. 일면 이상주의적이라 현실과는 맞지 않다는 비판을 듣는 벨 훅스의 논의는 그것을 ‘지금 여기’에서 실현해 보려는 저자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일상과 맞닿는다. 이렇게 만나게 된 벨 훅스는 더 이상 납작하거나 입바른 문장으로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다.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고민을 함께하고 우리를 변화시키는 입체적이고 생생한 멘토로서의 벨 훅스를 만나 보자.








   여기저기 기록을 최대한 하고 있지만 처음, 벨 훅스를 만난 때는 어디에도 적은 기억이 없어 뒤져보니 다행히도 그때의 사진이 남아있었습니다. 때는 2019년 여름, 파리에서 공부하던 시절 The American Library in Paris에서 처음 만났는데. 이때는 한창 인종, 여성, 커리어.. 이런 키워드에 관심이 있던 참이라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시기였어요. 이때 ‘사랑은 사치일까’의 이름으로 번역된, Communion-the female search for love 책을 처음 읽었는데요, 동시에 빌렸던 다른 책 하나는 캐서린 조에프의 Excellent Daughters: The Secret Lives of Young Women Who Are Transforming the Arab World였어요. 아랍 세계에 거주하거나 여행하면서 그 지역에서 여성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유동적인 여성들의 삶에 대해 보도했던 책입니다. 이때 만난 벨 훅스의 첫인상은 강렬하진 않았지만 분명 제 책장 리스트에 올려져 있었고, 그 후로는 찾지 않았는데요. 2019년 10월 한국에 잠깐 들어가게 되었고, 10.31 - 12.21 사이 처음 달리봄과 협업한 페페연구소의 기획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점점 폭이 넓어지며 다시 벨 훅스를 만나게 되었죠.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았으면 하고 꿈꾸는 사랑을 나 자신에게 주는 것임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벨 훅스 같이 읽기>



출간 이후 북토크를 기획해 많은 독자분들을 만나 여러 질문과 토크를 하며 들었던 생각 또한 정리하는 중입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질문들을 간추려 못다 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Q. '혹시 사랑에 대해 고민을 시작하신 후에 레일라 님께서 스스로에게 주게 된/주려고 노력하게 된 것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  책을 읽고 쓰는 과정에서 내가 실천하게 된 새로운 이면은 뭘까, 저 스스로도 정리해 보는 기회가 필요했는데 마침 질문을 던져주어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나의 필요함을 숨기지 않기, 뒤로 미루지 않기. 그리고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알기. 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배워나가는 중임을 잊지 않기. 상대방도 똑같은 스탠스로 가까이 그러나 멀리 바라볼 것. 이런 것들이 될 것 같다고 대답했을 것 같습니다.(시간상 모든 질문을 공유하지는 못했기에) 전에는 나의 욕구, 나의 필요함, 이런 것들을 숨기고 무조건 상대방에게만 맞춘다, 일 때도 있었고 나에 대해 기본적으로, 내가 뭐가 필요하고 뭘 원하는지 알려하지 않았거든요… 벨 훅스 덕분에 용기가 생겼거든요.




Q. '이 챕터와 올어바웃럽, 추천해 주신 사랑은 사치일까 를 읽으면서. 미디어가 사랑을 강매하는 방식이 미디어가 육식문화숭배를 보여주는 것과도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고민하는 공부에 관심이 있으신 것으로 들었는데요. 미디어가 사랑이나 만남을 단편적으로만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 문화숭배는 여러 갈래로 퍼져있지만, 저는 사랑에 대한 줄기가 사람들 인식에 굉장히 크고 단단하고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들에 질문을 갖게 된 것은 자꾸만 여성을 모든 프레임에서 ‘수동적인 입장’으로 만들어내고 창조해 내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입니다. 여자는 사랑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존재다,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역사 속 많은 작가들이 주장하기도 했고. 눈이 ‘딱!’ 하고 떠지는, 개인적인 그런, 더 이상 TV를 켜서 패널들, 연예인들 나와서 하는 소소한 농담거리라도 이제는 그냥 들을 수가 없다, 하는 지점이 이미 몇 년 전이었고요. 전에 ‘쀼의 세계, 부부의 세계’에 대해 글을 브런치에 쓴 게 조금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자극적인 여적여 경쟁구도에 섹스, 바람, 결혼, 이혼, 여러 가지 들을 버무려 마치 이걸 ‘사랑한 게 죄야?’로 외치는 남자들의 당연한 카드인 것처럼 다루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글이었는데요. 뭐, 다 언급할 수도 없이 많죠. 


지금도 대표적으로는 최근에 ‘내 남편과 결혼해 줘’이런 바이럴 viral 한 미디어 속 드라마에서도 남자가 바람을 좀 필수도 있지, 원래 한 여자한테만 사랑을 ‘주는 건’ 진정한 남자가 아니야’ 뭐 이런 뭐 같은 소리를 당연하게, 남주가, (물론 어이없어 모두가 분개하는 맥락으로 작가가 쓴걸 테지만-시대사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죠) 하걸 내보내는 공중파가 버젓이 있고.. 뭐 사실 말하자면 이런 것들이 끝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눈만 돌리면, 이 모임이 끝나고 다들 핸드폰을 켜서 보는, 트윗, 인스타, 페북, 네이버를 통해 모두가 공공히 공유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다 보고, 듣고, 전파되잖아요? 이런 것들의 베이스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는 많은 계기 중의 하나라고, 그중 하나의 큰 줄기인 사랑은 저에게 이렇게 글을 쓸 정도로 관심이 있는 주제라서, 공부하게 된 것 같습니다. 더욱 얘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하면 없어요. 사실 저도 정말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은 분들과 같이 분개하고 토론하고 이런 방법으로 접근해서 공감들을 인테이크, 습득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미디어에 관한 여러 대중서 또는 논문들, 이런 것들을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같이 읽고 공부하는 그런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말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면 제가 또 왠지 만들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될까, 제가 감히.. 어떻게.. 이런 생각도 하고요.



Q. 벨 훅스의 사랑 관련 책을 읽고 난 뒤 나의 사랑 실천에서 가장 큰 변화를 실감한 구체적 에피소드가 있다면 직접 듣고 싶어요! 레일라 님이 나름대로 찾은 해답도 알고 싶었어요. 레일라 님이 사랑하고 있는 것/사람/대상은 무엇인지, 어떤 사랑을 만들어가고 계신지 궁금해요.


→ 이 책을 쓰면서 ‘내사모남-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마치 벨의 지난 엑스들 이야기처럼. 그리고 독자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니셨을까, 이 글이 지난 파트너들을 떠올리는 계기가 된 지점에 대해서... 제가 자주 떠올리고 중점을 두었던 마음은, 책에서 이제 사랑은 이런 거라고 배웠으니 이제 이런 사랑을 하자! 라기보다, 사랑에 대한 구체적인 어떠한 개념이 생겼으니, 거기에 부합하지 않는 (예를 들어 말과 행동이 다르다거나, 존중이 결여되어 있거나, 대화가 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두리뭉실하게 큰 틀에서의 맥락들) 관계에서는 조금은 강단을 가지고 거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실망스럽거나 좌절스러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이건 파트너 나 누구 딱 한 명의 잘못이라고 치우치고 감정이입을 하기보다는-전에는 그랬거든요 무조건 남 탓 안되면 남 탓 잘되면 내가 잘난 탓-이제는 이 관계의 방향이 올바르지는 않구나,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라고 제삼자의 눈으로 조금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어 파국의 관계를 제가 이끌어가서 고치거나, 아니면 완벽한 관계만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그런 것은 전혀 아니겠지요. 사랑에 관해 노력하고 제가 보는 관점, 어떤 면에선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달라졌다, 인 것 같아요. 제가 벨의 글과 말을 습득하고 어느 정도 저의 언어로 승화시키고 나서부터는 사랑에 대한 것들을 막, 새로 ‘깨닫고’, ‘눈을 뜨고’ ‘전도사가 되겠다, 또는 전문가가 될 거 같아’ 이런 건 전혀 아니었으니까요. 오히려 지난날들에 초점을 맞춰 회상하고, 지금 내가 되기까지 자신을 성찰하고, 아 그때 내가 기억하는 부분은 이런 거였구나,라고 저만의 해석을 달리 할 수 있게 되며 제 자신을 알 수 있게 되는 도구로 사용되었달까요. 그래서 사랑과 성찰은 제가 떨어트려 놓을 수 없는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랑을 만들어가고 싶은 방향은 이러한 생각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 성찰을 통과하고 있고, 아직도, 예전에서 저를 스쳐갔던 인연들로부터 배운 사랑의 조각들을 지금 소중히 모아서 이해하면서, 쓰다듬고 있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또 한 대상을 향해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아마 이런 생각을 가진 상대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길 바라고 있고요. 



“누군가 하고 데이트하려면 그 사람에 대해서 백 퍼센트 다 알아야 데이트하나요? 아니죠.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 그 사람이 자꾸 보고 싶기도 하 5고, 그러면 데이트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연서 없는 데이트는 상상할 수 없잖아요. 데이트하는 사람은 내가 완벽히 상대를 다 알았다,라고 하는 그 순간 관계가 위험해지기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모름의 영역을 놔두면서, 그것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불살라야 합니다. ‘그 사람하고 1년 사귀었어, 100일 만났어.. ‘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모름의 영역을 남겨주는 것이에요. 다 알면 데이트는 끝나는 거예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강남순 교수


데리다에 관한 수업을 하시면서 연구자이자 작가이신 강남순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공유된 글을 제가 발췌한 글입니다. 저는 이 글과 벨 훅스가 말하는 것의 문맥이 통하는 지점이 있다고 봤어요. 여기서 말하는 것처럼, 제가 추구하는, 제가 만들어가고 있는 사랑은 아마도 저의 있는 그대로, 또는 변화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려는 상대와의 관계가 될 것 같아요. 또한 이미 저는 저 자신을 형편없으면 형편없는 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또 제가 인정중독이 있어서 인정받지 못하면 부들부들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구린 모습들, 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척하는 부분, 못난 부분 여러 가지 면들을 다 있는 그대로 보고도, 나를 존중해 주고 챙겨줄 수 있는? 그런 개인적인 바람이 들어가 있는, 그런 대상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들으면서 생각하시겠지만 말 그대로 지나치게 이상적인 면이 있습니다. 또 저도 완벽하고 이상적이게 이대로만 사람을 대하지도 못하는지라, 당연하겠지만 그래서 사랑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전과 후 달라진 것들은 이 질문으로 하여금 대답한 부분들을 통해서 조금 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이 모임에서 유일하게 기혼자인 저로서는 사랑에 대해 더 시니컬해지는 챕터이기도 했어요. 이 '사랑'에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끼어들면 결국 더 가부장적인 인간이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일이 반복될 텐데, 벨 훅스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사랑'(벨 훅스 책, 레일라 님 챕터에서 말하는 사랑)이 결혼제도 안에 들어갔을 때, 그 고유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결혼제도를 통과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레일라 님은 개인적으로 결혼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랑에 관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듣고 싶어요. 


→ 저도 결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찰 중인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가장 애청하는 팟캐스트는 비혼세이지만, 기혼이성애자 부부 밑에서 자랐고, 너무나 ‘정상범주’라고 일컫는 모습의 가정에서 자랐고 보고 영향을 받아와서 저도 마음 한 구석에는 ‘안정적’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릴 때 두 사람의 형태가 어렴풋이 있긴 했어요. 이건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나는 얼마나 ‘결혼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과 노력을 할 만한, 나에게도 매력적이고 나를 매력적으로 바라봐주며, 비슷한 경제상황에 놓여있고, 시기나 여러모로 전인적인 상황이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거기서부터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내가 진정 추구했던 사랑 고유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까?이고, 하나는 결혼에 대해 너무나 다른 평, 생각, 의견을 가진 제 주변과 온 세상, 미디어가 외치는 (결혼 전에는 모든 결혼 과정을 세세하게 쪼개놓아 상업화하고 부추기는 반면, 결혼 후에는 마치 결혼은 구속이고 감금이다라고 반전을 거듭하여 세뇌시키는) 상황에서 나는 결혼과 사랑을 어떻게 연관 지어 공부하고 가져갈 것인가, 입니다. 이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벨도 ‘결혼 제도’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가 많지 않기도 하고-오히려 더 큰 틀인 ‘가부장’을 이야기하죠- 여러 다른 책들 속에서도 사랑과 결혼이 어떻게 이어지고 잘 유지하는 것, 에 대한 레퍼런스가 제 기준에서는 참고할 만한 것들이 없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보다 결혼에 대한 낭만화를 부추기고 또 그걸 와장창 깨는 것도 국가가 전면적으로 나서서 하는 일인 것처럼 보이니까, 결국 개인의 몫이고 개인의 고민으로 남는 것 같아요.







   얼룩소에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한 글을 연재했던 당시,  그때의 단편적인 기억들을 꺼내면서 내가 얼마나 사랑에 목말랐었나.. 생각해 보니 사실 ‘사랑’에 그렇게 매달려 죽고 살고 하는 건 아니었더라. 이는 나의 관점의 차이였음을 되짚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랑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나의 커리어, 나의 불안정함을 잠재워줄 경제적 여유, 가족 간의 평화, 친구 관계 등 뭐든 우당탕탕 실수 투성이고 부족했지만 나는 전력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깨달았거든요. 그중 사랑은 사실 여러 면에서 겹쳐 있는 키워드였기에 당연히 고찰할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첫 에세이집에도 all about love라는 목차로 한 챕터를 썼을 때만 해도 내가 벨 훅스 같이 읽기 독서 장려 책을 쓰게 될 줄은 몰랐을 정도로 무지했거든요. 이 뜻은 그만큼 내가 이 주제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고, 목말라하는지,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게 될지 가늠을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얘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글은 언제나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것, 이는 신기하면서도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늘 성찰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벨 훅스를 읽은 독자님들도, 어느 식으로든 나만의 언어, 나의 성찰, 나의 경험으로 승화한 벨 훅스의 글을, 꼭 한 줄이라도 써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글쓰기는 저한테도 그렇고 쉽지는 않은 작업일 거라 생각하는데도 이야기하는 이유는 저는 그만큼의 동료가 있었기에, 같이 읽고 토론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독서모임이 있었기에 한 줄이라도 썼을 수 있었고, 결국 나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서사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을 꼭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독서모임에 사실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주셨을 때 기뻤고, 서로의 내면을 좀 더 꺼내어서 벨 훅스의 말과 함께 공유하고, 읽고,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벨 훅스 같이 읽기> 독서모임 신청 오픈되었습니다. 


7명의 책 저자들과 함께 <벨 훅스 같이 읽기>와 저자들이 소개한 벨 훅스의 책 7권을 한 권씩 읽어가는 독서모임입니다. 





끝없는 백래시의 시대, 페미니스트로 여성으로 살아가느라 지칠 때 희망을 말하는 벨 훅스의 책을 함께 읽으며 각자의 길을 각자 또 같이 걸어갈 힘을 얻어봅니다.


매주 한 권씩, <벨 훅스 같이 읽기> 책의 한 장과 해당 장에서 소개 한 벨 훅스의 책 한 권을 읽고 모입니다.


"3-4월. 매주 목요일 저녁 8시(대면모임은 7시 반) ~ 9시 반."


시즌 1. 벨 훅스 따라 걷기 [온라인 모임]

1. 1회차. 3.7.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조은.

2. 2회차. 3.14. 올 어바웃 러브. 레일라.

3. 3회차. 3.21.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장재영.

4. 4회차. 3.28. 벨 혹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 김미소.


시즌 2. 벨 훅스와 나의 자리 [대면 모임]

1. 1회차. 4.11. 난 여자가 아닙니까. 오혜민.

2. 2회차. 4.18.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김은지.

3. 3회차. 4.25. 본 블랙. 김동진.

* 대면모임 장소: 종각역 근처 세미나실(신청완료 후 별도 안내)

* 절판된 책(벨 혹스, 경계넘기를 가르치기)과 미번역서(본 블랙) 는 신청완료 후 별도 안내 예정.


문의사항 happylearner@gmail.com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cs6heRsj2bfmalpCDkKVwf9nnmitmwk51kTy5RutMDv4OHQ/view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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