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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Line Jul 23. 2023

'구급활동일지' 받으러 왔습니다.

뇌출혈, 호흡정지. 골든 타임이 제일 중요하다.

  의사에게서 사고가 난 후 호흡정지 상태였다는 말을 들었다. 가슴이 철렁인다. 자가호흡이 돌아오지 않는 상태로 7일 정도 인공호흡기(Ventilator)를 통해 호흡을 유지 하고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말을 들을때마다 마음의 준비를 하곤 한다. 의사도 인계받은 시점의 상황부터만 알고 있기 때문에 다급한 마음으로 구급활동일지를 신청했다. (추후, 보험사에 제출해야하니 사고 이 후  떼보시면 사고에 대해서 이해하기 편하실 것 같다.)

  호흡정지 상태로 뇌가 사망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다. 아무 희망이 없는데, 붙잡고 있는걸까? 괜한 기대감에 실망만 더 커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구급활동일지를 통해 신고 시점과 출동 시간, 그리고 현장 도착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날의 긴급함을 알 수 있다. 신고한지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서, 1분만에 응급처치에 들어갔다. 다행히 사고 시각이 02시 25분이니, 골든타임 4분에 들어갔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생겼다. 아직도 '뇌'라는건 치료의 경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주치의였던 외상학과 전문의 선생님도 호흡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들어온걸 걱정하고 계셨다. 구급활동일지를 확인하고 말씀드리니 그래도 다행이라며 위로해주신다.

  심정지나 호흡정지의 상태에서 골든타임은 굉장히 중요하다. 심장은 다시 뛰기만 한다면 살 수 있지만, 뇌는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심정지 / 호흡정지 후 뇌 손상을 막기 위한 골든 타임을 4분이라고 말한다.


안전보건공단 공식블로그

  긴급한 상황에서 한 순간이라도 어긋났더라면 생존 확률이 낮았을텐데, 많은 상황이 겹쳐 다행히 생존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1. 다행히 시골이 아닌 대도시에서 사고가 나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바로 신고를 해주었고,

2. 다행히 사고 지점 근처에 119안전센터가 있어, 곧바로 출동해주었고,

3.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빠른 응급처치를 해주었다.


  그날의 사고부터 병원으로 이송되는 20분 남짓의 긴급함을 한장의 종이를 통해 살펴보니 형의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싸워줬던 사고 당시 목격자들과 매분 매초 생사를 위해 싸우시는 119 구급대원과 응급실의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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