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웨하스 Nov 11. 2020

책을 읽지 않는 다채로운 이유

아내의 서재는 묵묵히 먼지만 쌓여갔다


아내는 내게 말했다. 


"나 너무 바쁘단 말이야."

"그렇다고 하루 다섯 페이지도 못 읽어?"


왜 책을 읽지 않냐고 나는 물었다.

물론 이 글을 보면 아내는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위안을 주고 힘을 주는지 알게 된다면 그깟 사사로운 기분 따위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아내가 책을 못 읽고 있는 이유는 실로 다양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모두가 그럴싸했다.


"하루 종일 집안일 하는 게 쉬운 줄 알아?"
"요즘 좋아하는 드라마 정주행 중이거든?"
"유튜브 조금 봤는데 하루가 다 갔네?"


이유와 핑계는 다양했다.

핑계를 주제로 한 시간 정도는 거뜬히 수다를 떨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투덜대는 아내에게 아무 말 없이 책을 쥐어줬다. 마지못해 아내는 책을 들었지만 한 페이지 넘기더니 책을 내려놨다.


"밥 할 시간이네?"


책을 내려놓는 이유가 밥이라니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 더 이상 책 같은 걸로 나에게 딴지를 걸지 말라는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어쨌든 아내는 책을 읽지 않는다.


이 글은 폭로의 글도 아니요, 나 또한 다독의 왕도 아니니 그저 뒤늦게서야 책을 읽게 되면서 얻게 된 유익하고 좋은 세계로 인도하고 싶은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권유하는 남편의 이야기일 뿐이다.


어쨌든 우리는 너무도 바쁜 시절을 살고 있나 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