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위에서
요구르트를 먹다가
엎었다!
철철 넘쳐흐르는
요구르트가
너무나 어이없어서
조금 쳐다보다가
이불을 말아서
빨래통에 넣어버렸다.
아
코에서 계속 요구르트 냄새나는 거 같아.
쉬는 날
아침
자다 일어난 그대로
잠바랑 모자만 걸치고
빵집에서 빵사기.
동네를 걷기.
집에 돌아와 커피콩 갈고
커피 내리기.
아 행복.
걷기를 좋아한다.
뛰는 것도 좋아한다.
걷다가 뛰면
기분이 수직상승한다.
펄쩍펄쩍 길거리를 뛰면
몸속의 한 공간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공기야 맑아지면 안 되겠니.
콧구멍이 시원하게 뛰고 싶거든.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재료에 너무나 관심이 많다.
색연필, 파스텔을 써보고 마카도 사서 써보고
물감을 써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아크릴도 써봤고
맑은 물빛이 마음에 들어 수채화물감을 써보다가
너무 맑은 것 아닌가 하는 변덕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쓰는 건 워터솔루블 왁스파스텔.
아주 예쁜 빨간 케이스 안에 든
아주 가늘고 예쁜 파스텔들.
손으로 힘주어 칠하고_너무 주면 부러진다. 마음이 아프다_
물로 문대어 그림을 완성한다.
색이 섞이고 얹힌다.
지금은 이 재료가 좋다. 아주 많이.
재료 이야기를 하니까
종이도 그렇다.
화방에 가서
종이 고르는 데만 해도 시간이 걸린다.
수많은 종류의 종이를 보다 보면 미궁으로 빠진다.
미색인지 완전 백색인지
울퉁불퉁하진 않은지
미끄럽진 않은지
크기가 작은지 큰지
무게는 어떤지
어느 나란 브랜드인지
생각할 게 많다.
어제는
좋아하는 브랜드의 믹스미디어 지류를 주문했는데
실물을 본 건 아니라
어떤 종이일지 기대된다.
세목이면서 너무 미끈하진 않은 느낌적인 느낌.
이것이 나의 종이 취향.
다음 금요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