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주도권을 찾은 한달의 기록
시간이 없어.
8살, 6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스타트업 대표로 살아가는 내게 이 말은 입버릇과 같았다. 엄마로서, 대표로서의 역할에 치여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언제나 사치였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게 시간에 쫓기는 삶이 4년 넘게 이어지자 번아웃과 우울감이 찾아오기도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과 독서를 하고, 하루를 복기하는 루틴을 만들며 어떻게든 저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 애썼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시간 부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불안함도 항상 함께 했다.
아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할 것이다. 아니 육아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현대인은 항상 바쁘다.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사는 대신, 내 시간을 내가 직접 계획하고 주도할 수는 없을까? 그런 고민의 끝에서 저는 우연히 ‘밋미 시간마스터 키트’를 발견했다. ‘이거다!’ 싶었죠. 망설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고, 그것이 제 삶의 전환점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6월 15일, 시간 마스터 키트가 도착하고 맞은 첫 주말. 감사하게도 둘째는 낮잠에 빠져들었고, 첫째는 학원에 간 덕분에 차분히 키트를 펼쳐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키트의 가이드를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도구를 내 스타일대로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24시간을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놀라운 변화의 과정을 나누려고 한다.
시간 관리의 핵심은 놀랍게도 ‘계획’이 아닌 ‘회고’에 있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 24시간을 돌아보며 내가 어떤 역할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저는 제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들을 몇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었다.
엄마 (그리고 가족의 일원)
대표 (회사의 리더)
실무 (일 그 자체)
성장 (나의 행복)
이렇게 역할을 나누고 회고해 보니, 나는 ‘성장’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며, 나에게 ‘나의 행복’은 곧 ‘성장’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남편에게 쓴 생일카드에도 "우리 앞으로 함께 더 성장하자!"라고 쓰는 진정한 성장 매니아..)
다음 단계는 각 역할에 중요도와 행복도를 매기는 것. ‘이 일은 나만 할 수 있는가?’로 중요도를, ‘이 일을 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로 행복도를 체크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중요한 원칙을 세울 수 있다.
중요한 일은 반드시 먼저 한다: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중요한 일은 타협 없이 우선순위에 두고 가장 먼저 처리한다.
행복한 일은 의식적으로 늘린다: 내가 할 때 기분 좋은 일은 하루 중 반드시 시간을 확보하고, 점차 그 비중을 늘려나간다.
그렇다면 부족한 시간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중요하지 않은 일들 목록을 살펴보고, 그중 줄일 수 있는 것을 찾아 시간을 확보합니다. 행복하지 않은 일이라면, 그 일을 꼭 해야만 하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개선점을 찾거나 다른 활동으로 대체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한달동안 쓰다보니 나만의 노하우가 생겨서 이 부분도 함께 공유해보려고 한다. 키트에는 없지만, 난 이 것들을 추가로 진행 하면서 훨씬 더 시간의 주도권을 찾게 되었다.
오늘의 헤드라인 뽑기: 나는 매일 새벽, 하루를 시작하며 그날의 ‘헤드라인’을 한 문장이나 한 단어로 정한다. 이것은 하루의 목표가 되어, 수많은 할 일 목록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푯대가 된다.
강박에서 벗어나기: 시간 관리 트래커를 쓰다 보면 모든 계획을 완벽하게 지켜야 한다는 강박에 빠지기 쉽다. 강박을 하다보면 지키지 못하면 하기 싫어지는.. 작심삼일의 굴레에 빠질수밖에 없다. 계획은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세부 계획에 얽매이기보다 그날의 ‘헤드라인’만 기억한다. 하루의 큰 방향만 잃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유연하게 대처하며 회고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 이 방법을 오래 지속하는 비결이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계획을 하든 내가 추천하는 방법이다.
역할의 재정의: 내가 꼭 달성 하고 싶은 것들은 내가 행복해하는 시간으로 재 정의 했다. 특히 나에게 취약한 식단관리..나는 ‘식단 관리’를 ‘성장’의 시간으로 재정의했다. 행복을 느끼는 ‘성장’ 카테고리에 포함시키자, 식단 관리는 더 이상 귀찮은 의무가 아닌, ‘나를 위한 행복한 시간’으로 바뀌었다. 또한,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과 아이들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나누어서 보니 생각보다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함께 만나는 시간보다 가족끼리 어울리는 시간을 늘리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대한 행복도가 더 커지기도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더 이상 “바쁘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회사 일, 대표로서의 일, 엄마의 역할, 그리고 나를 성장시키는 일까지. 벅차다고 느꼈던 모든 것을 차분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 매일 행복하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서대로 일하는 대신, 계획과 목표에 따라 움직인다. 가장 중요하고 몰입이 필요한 일은 에너지 레벨이 가장 높은 새벽과 오전에 배치하고, 밤 11시 전에는 잠자리에 든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더욱 견고해졌다.
무엇보다 나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보상보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 얻는 장기적인 성취에서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해야 행복한거야~" 라는 남들이 말하는 행복의 기준에 더는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내가 별종인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난 하루를 내 목표대로 잘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휴대폰을 보며 멍하니 흘려보내는 ‘죽이는 시간’은 거의 사라졌다. 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창밖 풍경을 보며 온전한 휴식을 취한다. 이렇게 불필요한 시간을 걷어내니, 나의 하루에는 놀라울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이 글을 읽고 무언가 시작해보고 싶다면 우선 오늘 하루를 복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거창한 일기가 아니어도 좋다. 그저 시간 단위로 내가 한 일과 그때 느꼈던 감정, 그리고 수행했던 역할을 짧게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일주일만 꾸준히 기록해도 분명 자신만의 패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시간 관리 철학은 내가 쑥쑥찰칵을 운영하는 방식과도 닮아있다. 우리는 ‘오늘의 헤드라인’을 뽑듯, 올 연말에 도달해야 할 ‘부동의 목적지’라는 단 하나의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그 목적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자문한다. 하고 싶은 일이나 당장 해야 할 일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목적지 달성에 기여하는 일’이다. 그것이 쑥쑥찰칵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이다.
개인의 삶이든, 회사의 성장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주도권’을 갖는 것이 아닐까?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더 이상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고, 시간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