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직감을 믿는 용기 - 쑥쑥찰칵 (2)
벌써 저도 둘째 아이를 낳은지 5년이 넘어가요. (벌써..!) 제가 아이 키울때 유행했던 것과 지금 유행하는 아이 키우는 방법, 국민템, 꿀팁, 트랜드 모두 다 완전히 바뀌었더라고요.
주변에 임신을 한 친구가 며칠전에 해준 이야기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제가 아이 가졌을때는 엄마도 필수가 아니었던 백일해라는 주사에 대해서.. "백일해를 요즘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다 맞는게 유행이래. 백일해 안맞으면 가족들한테도 100일동안 아이 안보여주기도 하더라고"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마 작년에 백일해가 유행이어서.. 그 공포(?)로 인해서 주사를 모두 맞는게 유행이 된 것일지도 모르죠. 더 충격적인건 100일간 가족들과 아이를 서로 안보게 하는 것도 뭔가 유행(?)처럼 되었다는 사실이었어요.
이렇게 마치 뷰티나 옷이 유행하는 것 처럼 빠르게 육아 트랜드는 바뀌고, 아이를 키우는 주류들의 문화가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제가 첫째 키울때는 유행은 "캥거루맘"이었어요. 아이는 많이 안아줘야 한다. 아이는 금방 큰다. 최대한 울리지 말고 안아주자. 라는 것이 유행이었거든요. 최대한 아이의 움직임에 빠르게 반응 해줘야 한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둘째 키울 때에는 아이가 울어도 텀을 갖고 안아줘야 한다. 우는 아이 바로바로 안아주면 수면 교육이나 그 외 교육이 어렵다. 아이가 울면 반응은 해주되, 안아주는건 천천히 해야 한다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지금 들으면 둘 이야기가 너무 다른데.. 왜 둘다 맞는 말 같죠. 결국 애 마다 다르다의 결론이었을텐데..! 그 때는 그 말들이 뭔가 "비법"처럼 느껴지고 "반드시 해야할 일"처럼 생각 됐어요.
안아주는 것 부터 시작해서.. 모유량 늘리기 위해 먹으면 되는거, 먹으면 안되는것 정리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모유가 안나온다는데...(아니 모유량이 안나오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데 어떻게 스트레스를 안받을까요;) 하루에도 열두번씩 검색하고.. 100일이 되었는데 왜 우리 애는 통잠을 안잘까 여기저기 검색해보고. 내가 하고 있는 수면교육 방법이 잘못된건 아닐까. 다른 방법은 없을까 또 검색하고. 유산균은 뭘 먹여야 한다더라, 이 맘때 터미타임은 몇분 이상 시켜야 한다더라. 이유식은 이런식으로 맥여야 한다더라. (여기까지만..ㅠ 하다보니 또 A4 한바닥짜리 내용 나올뻔했어요)
키우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그냥 애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고. 그 상황에서 양육자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어떤 방법으로 아이를 키워도 아이는 잘 자란다는 사실이요.
사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라지
꿀팁과 트랜드를 먹고 자라는게 아니었다는 사실이요.
완전 확실한 건.. 진짜 "꼭 지켜야 하는 트랜드"였다면 변하지 않았겠죠.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변함 없는데 어떻게 키워라 라는 것은 매년 바뀐다면, 그건 사실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는거예요. 아 이런것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되는건데, 사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서 불안한 부모들에게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모든 꿀팁과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 합니다. (정말 슬퍼요ㅠ)
첫째때에는 진짜 꿀팁 많이 찾아보고 육아 서적 보면서 그대로 하고.. 열심히 육아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둘째때는 달랐어요. 제가 바빠지기도 했고, 첫째 키우면서 느껴지는게 있었거든요. 그냥 아이를 더 관찰하고 우리 아이의 성향이나 어떤 리듬을 가지고 있는지 더 관찰 해보기로 했죠. 놀랍게도 이렇게 하니까 제 불안감이 줄어들고, 육아 자체에 더 집중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조금 줄이고, 제 내면의 소리와 우리아이의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어요.
꿀팁들이 다 틀렸다는 건 아니에요. 정말 좋은 조언도 많아요. 하지만 그걸 무조건 따르는 게 아니라, 내 상황과 내 아이에게 맞는지 걸러서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우리 부모들이 가장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나의 직감을 믿는 용기'인 것 같아요. 우리는 이미 우리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제가 직감을 믿기 시작하면서 몇 가지 실천했던 것들을 공유할게요.
SNS 육아 계정 팔로우 줄이기
다른 아이, 다른 부모와 비교하며 불안감을 키울 필요가 없어요. 정말 도움이 되는 몇 개만 남기고 과감하게 정리했어요.
하루에 한 번 '내 아이의 특별함' 찾기
아이가 오늘 어떤 모습이 독특했는지, 어떤 말이나 행동이 특별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것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아이 자체를 바라보는 힘을 길러줬어요.
"나는 충분히 좋은 부모야"라고 말하기
완벽한 부모가 될 필요는 없어요. 영국의 소아과 의사 도널드 위니콧은 "충분히 좋은 부모(good enough parent)"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이게 정말 위로가 됐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열심히 하고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쑥쑥찰칵에서) 매일 사진 찍고 기록하기
아이의 사진을 매일 찍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오롯이 집중 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캘린더뷰로 딱 정리 해두는 것만으로도 정말 뿌듯함이 느껴졌어요.
발달 과정이나 특이사항을 기록하면서 내 아이만의 패턴과 리듬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쑥쑥찰칵은 둘째 임신 하면서 만들었고 (제가 필요해서) 아이를 낳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 서비스입니다. 분명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을거라 생각 해요.
결국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어떤 관계를 맺느냐'인 것 같아요. 몇 개의 영어 단어를 외웠는지보다, 아이가 부모와 안정적인 신뢰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잖아요.
저는 이제 꿀팁을 찾는 대신, 오늘 하루 아이와 어떤 시간을 보낼지 고민해요. 함께 웃고, 함께 놀고, 때로는 함께 울기도 하면서 관계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즐겁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꿀팁에 의존하는 대신, 자신의 직감을 믿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오늘부터 하나의 꿀팁을 내려놓고, 대신 아이와 마주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경험을 사진이나 기록으로 남겨두면 어떨까요? 그 작은 변화가 여러분과 아이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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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쑥쑥찰칵을 만드는 제제미미 대표 미미입니다.
앞으로 글을 통해 제가 왜 쑥쑥찰칵을 만들고 있고 어떤 문제를 해결 하려고 하는지. 제가 추구하는 비교 없는 행복 육아와 삶의 완주라는 가치를 어떻게 제 일상속에서 실현하고 있는지 나누려고 합니다.
6년차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CEO로서,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는 워킹맘으로서, 그리고 명상하며 꾸준히 달리는 한 명의 러너로서... 이 외에 다양한 역할과 경험을 통해 제가 배우고 고민하는 지점들이, 아마 아이를 키우는 많은 부모님들, 혹은 자신의 삶과 일을 사랑하며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여러분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꾸준히 제가 발행하는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용기와 지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금까지 쑥쑥찰칵 미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