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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명선 Jun 07. 2023

책장을 한군데로 모았더니 개가 좋아한다

가구 재배치의 좋은 예 

 우리 집에는 책장이 세 개 있다. 원래 원목 책장 다섯 개가 있었는데 3년 전에 이사하면서 두 개를 버리고 세 개 남겼다.


 한 때, 티브이와 거실장을 없애고 '거실을 서재로' 하여 책을 읽자는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그때 우리도 거실에 강화마루를 새로 깔고 한쪽 면에 책장을 쭉 붙여 놓고 그 앞에 6인용 테이블과 의자 놓았었다.

 지금과 달리 초등학생들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던 시절이었고 그래서 아이들이 독서 외에 집에서 별로 할 게 없기도 했다.   

 그동안 책을 참 많이도 사고 많이도 처분했지만, 들이 좋아하던 그림책과 동화책 몇 권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책장 세 개는 원래 두 군데로 나배치했었다.

 거실 중문 옆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중문 창 가리개 겸용으로 했고 나머지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들만 골라 꽂아서 주방 입구에 세웠다. 김치냉장고 옆과 뒤 공간을 함께 가리며 거실 쪽을 보게 놓고 그 앞에 조그만 공간을 만들었다

 주방 앞에 있는 코지 코너에는 커피머신과 노트북을 놓고 영어회화 수업 하거나 아직도 구성중인 스마트스토어 일도 고 글도 다.


원래 있던 배치 - 각각 2개,1개로 따로 놓았던 책장들

 




 친한 언니가 집에 왔다가 책장을 한 곳에 모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하던 이었다.

 

 책장을 한 곳에 두면 더 을까? 어느 날 아침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혼자서 책장 대이동을 감행했다.

 

 처음 이사 왔을 때는 딸들이 함께 살방 세 개가 다 점유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남편과 나만 집에 있어서 두 개는 비어 있다.

 세 개의 책장을 놓을 장소는 현관 옆 방으로 정했다. 

 현관 옆 방의 원래 주인은 큰딸인데 회사 근처에 살아서 이제 집에서 자는 일이 드물다.

 겨우 독립 2년차인 주제 주말에 와서 잘 놀다가도 저녁을 먹으면 '집 가서 쉬어야지'하며 즈이 집으로 간다.

 그래도 아주 가끔은 자고 가니까 침대는 그대로 두고 비어 있는 한쪽 벽에 책장을 몰아 놓기로 했다.

 책을 모두 꺼내고 두꺼운 주방 매트를 책장 아래 깔고 기울여서 천천히 밀면서 이동시켰다.

 

한참 잘 시간인 우리 집 노견이 '꼭두새벽부터 또 웬 소란인지'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돌아누웠다.

   

먼저 책장에서 책을 모두 꺼내기 - 이제 빼박이야



 마침 책장 세 개를 옮겨 놓은 곳이 방문 뒤쪽 벅이라 거실에서잘 보이지 않아 딱 좋았다.

 집안의 책들을 한 곳에 모아두니 책을 찾기에도 편하고 작은 서재의 분위기까지 난다.

 한 칸에 닌텐도를 갖다 놓고 책 보다가 모동숲도 하다가 살짝 졸리면 큰딸의 침대에서 잠깐 잘 수도 있는 '엔터테인먼트 룸'이 되었다.


 흡족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지금 딱 이 책장에 꽂을 만의 책 외에는 더 이상 늘리지 말자고 다짐했. 책도 늘리기는 정말 쉽지만 줄이기 힘든 살림이다.

 

이제 독서만 하면 돼



 그동안은 현관 중문과 소파 사이에의 반 평 정도 된 공간에 책장 두 개와 반려견의 집이 있었다. 이제는 그 반 평 남짓한 공간이 모두 노견의 차지가 되었다.

 배변 장소는 발코니에 따로 있으니 우리 집 전체에서 최소 3.3 제곱미터는 반려견의 영역인 셈이다.

 겨울 내내 쓴 극세사 재질의 돔하우스는 세탁해서 접어 두고 보기에도 시원한 우드앤화이트 텐트를 새로 장만해 주었다. 먹을거리며 잠자리를 까다롭게 굴지 않는 무난한 애라서 곧바로 자기 공간에 적응했다.   


개편한 세상 -좋구나, 에미야


 

 사거나 버리지 않고 가구를 재배치해도 정리 효과가 있다더니 역시 맞다.

 같은 용도의 가구를 따로따로 두었다가 한 곳에 모으니 열네 살 우리 반려견의 영역은 널찍해졌고 보기에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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