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느 '동네사랑방' 1주년의 헌사

사람에 진심인 이들이 만든 1년을 축하합니다

by 투빈대디

사람에 진심인 이들의

이곳은 포근합니다.

여기 문턱을 넘는 순간,

외로움은 바람에 흩날려 사라지고,

그 자리는 왁자지껄 살아 있는 사람의 소리가 대신합니다.


채 열 손가락도 채우지 못했던 사람들이

조심스레 시작한 작은 만남이

홀인원이라 불리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리고

쉰두 번의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그러자 그 작은 만남은

이제 양손을 열 번이나 접었다 펴야 할 만큼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어른이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놀이터가 자리 잡은

스크린 골프장은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삶의 고단함이 웃음으로 풀리고,

한 구석 외로움이 대화로 치유되는

그런 공간이 된 것입니다.


한 주에 한 번은 꼭 만나야

가슴이 채워지는 듯하고,

그렇지 못하는 날이면

손끝으로 채팅방을 헤집어야

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그런 참새방앗간이 되었습니다.





모임 날 공지가 뜨는 날이면,

사람들은 오픈런하듯 예약창 앞에

줄을 섭니다.

한 자리 잡으려는

전쟁이 벌어집니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다 시간을 보내면

큰일이 나니까요.


부지런을 들여 한 자리를 잡은 이들은

달력 위에 동그라미를 치며

그날을 소풍날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날, 소풍 가는 날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채워냅니다.


그런 사랑방에 얼마 전

이름이 생겼습니다.


골진스


‘골프에 진심인 스크리너’라는 의미를 가진

평범한 모임 이름입니다.


그 이름과 함께

우린 모두 골진스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골진스의 돌잔치가 열리는 날입니다.


골프에 진심이어서 만난 이들을

골프보다 사람에 더 진심이게 만든 시간들이

쌓여 일 년이 되는 날입니다.



축하합니다.
우리가 함께 빚어낸,

한 해라는 찬란한 작품을.


추억합니다.
저마다의 고요한 외로움이
웃음으로 변주되던 순간들을.


음미합니다.
서로의 마음에 남겨진
따스한 흔적들의 결을.


그리고 응원합니다.

스코어가 아니라 마음에 진심이었던,
라운드라는 길 위에서
우정을 차곡차곡 수집해 가는
골진스의 여정을.









Ps.

어쩌다 이 대단한 첫걸음을 함께 내디뎠던

삐삐, 낭만, 볼김, 수마, 노펏, 카프, 목해

일곱 행운아들이

한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