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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리 Nov 12. 2024

[2024-책3]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아르투어쇼펜하우어

2024. 02. 17


이따위로 살아야하나 싶어서 좀 덜 고통받고자 읽은 책. 

삶이 힘든 사람 같아 보인다구요?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십니다. 

과연 내가 쇼펜하우어를 논할 깜냥이 될까 싶은데, 한번 논해보겠습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인생은 원래 고통이고, 행복이 이상한거다' 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책 제목은,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뒤에 당연히 힘든건데?를 생략했다고 본다. 

 삶이 너무 퍽퍽해서 안힘들고자 읽는다고 하면 추천하진 않는다. 안그래도 퍽퍽한 삶에 삶은 계란 노른자만 골라먹는 셈이다. 물론, 나도 노른자만 얹어먹었다. 하지만 읽고나니 좀 진정된다. 원래 인생은 힘든거니까, 다들 이렇게 살텐데 나만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진심 : 그냥 힘든데! 어떡해...!


 체감상 책에서 제일 많이 거론되는 내용은 죽음이다. 인생은 힘든게 당연하다고 외치는 사람이 역설적이게 죽음은 싫어한다. 그리고, 죽음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당장이라도 올 수 있으니 오늘을 권태롭게 보내지 말고 열심히 살아! 라고 말한다.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대지 위에 온갖 종류의 불행과 좌절과 죽음들이 널브러져 있다. 사람들은 사는 게 괴롭다는 말을 쉴 새 없이 반복하면서도 그 지겹고 힘든 삶을 종료시켜 줄 사건과 질병을 회피하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죽음의 준비는 오직 이것뿐이다.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것. 두려움과 아쉬움과 남겨진 자들에 대한 걱정으로 죽음의 눈치만 보던 우리들이 당당하게 죽음과 대면하여 공포도, 후회도, 근심도 없음을 확인시켜주는 것."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낙엽처럼 힘없이 추락할 때 바람에 말하고 싶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너를 미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읽다가 지금의 난가? 싶은 문단들도 있었다.


"이 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들고, 나만 피곤하고, 나만 희생당한다는 망령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우울의 망령에 완전히 정복당하고 나면 사람의 영혼엔 오직 분노만이 남게 된다."
"내가 겁쟁이라는 비난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그 비난의 정당성이 너무나 확고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버릇이 있다. 그런 기억이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지만 상처받은 마음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 나쁜 기억들을 빨리 털어버렸으면 좋겠다.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때문에 상처받고 싶지 않다. "


 그래서 이 사람은 어떻게 이걸 극복했을까, 나도 따라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인생은 원래 개같은거니까 특별할것이 없다고 했다. 심신이 지금보다 덜 지쳤으면 원래 인생은 개같구나! 했을텐데 저 문단을 읽을 때엔 지칠대로 지쳐버려서 원래....개같구나...... 그렇구나............. 하고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었다. 지금은? 저 때보단 조금 나아져서 그런가 개같구나...! 하고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내 병명을 아는 것도 하나의 치료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 인생이 개같음을 이렇게 저명하신 철학자의 입에서 듣게 되는 것도 하나의 치료방법일 수도 있겠다. 읽고나서 조금은 편해졌으니.


삶이 지치면 꺼내 읽는 책들이 한두권 있다. 거기에 한 권 더 추가될 것 같다.





1부  

좋은 습관을 기르는 습관이 있다면 그것은 인내다. (중략) 자기 몸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깨닫고 그 범위 안에서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2부  


하지만 그날이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낙엽처럼 힘없이 추락할 때 바람에 말하고 싶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너를 미워하지도 않는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3부   


불행이 터졌을 떄 보다 불행이 지나간 후가 더 중요하다. 불행이 이미 지나갔는데 자기 징계를 반복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불행을 불러오는 비극이 된다. 명백히 저지른 실수에 대해 변명하거나 축소하거나 미화할 필요는 없다. 깨긋이 인정하고 징계를 받고 우연히 생긴 비극으로 인생의 페이지에 적어둔 뒤 책장을 덮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4부  

    그대의 오늘은 최악이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쁠지도 모른다. 그것을 알면서도 그대의 청춘은 내일을 준비한다.  


5부  

    "이것이 인생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통이다. 그래도 죽는 것보다는 덜 고통스럽다"  

인생은 기만의 연속이다. 삶이 삶을 속이고, 삶은 삶으로부터 속는다.

    고달프고 덧없는 인생이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날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질문을 통해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 그 속에서 얻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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