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빛이 사그라들고, 이준혁은 천천히 눈을 떴다. 그의 주변은 어둠에 잠겨 있었지만, 희미한 푸른빛이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들... 괜찮나요?" 그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여기요, 박사님." 강예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저도 괜찮습니다." 정민우가 응답했다. 그는 이미 손에 든 장비로 주변을 스캔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신음 소리가 들렸다. 한호준이었다. 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일어났다.
"도대체... 어디야 여긴?" 한호준이 중얼거렸다.
이준혁은 천천히 일어서며 주변을 자세히 살폈다. 그들은 거대한 동굴 같은 공간에 있었다. 하지만 이 동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 같지 않았다. 벽면은 너무나 매끄러웠고, 기하학적 패턴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믿을 수 없군요, " 이준혁이 경외의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지구 내부로 이동한 것 같아요."
정민우가 자신의 장비를 확인하며 말했다. "박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이곳의 압력과 온도... 우리가 지구 지각 아래 수백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강예린의 말이 끊겼다. 그녀의 시선이 멀리 고정되어 있었다.
모두가 그녀가 보는 방향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들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거대한 공동의 중앙에 헬리오폴리스가 떠 있었다. 도시 전체가 마치 거대한 수정 구슬처럼 빛나고 있었고, 그 주위로 불가사의한 에너지 장벽이 펼쳐져 있었다.
"성공했어..." 한호준이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광기가 서려 있었다.
이준혁이 그를 날카롭게 쳐다보았다. "성공이라고?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기나 해?"
그때 갑자기 지진이 일어난 듯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균열이 생기며 뜨거운 증기가 솟아올랐다.
"안돼!" 정민우가 소리쳤다. "헬리오폴리스의 존재가 이곳의 지질학적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어요!"
강예린이 재빨리 행동에 나섰다. "빨리 도시로 들어가야 해요. 저 에너지 장벽이 우리를 보호해 줄 거예요."
네 사람은 흔들리는 땅을 가로질러 헬리오폴리스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계속해서 바위가 무너지고 용암이 솟구쳤다.
그들이 에너지 장벽에 가까워졌을 때, 이준혁은 주머니에서 검은 돌을 꺼냈다. "이걸로 통과할 수 있을 거예요!"
그는 돌을 앞으로 내밀었고, 에너지 장벽이 잠시 흔들리더니 그들을 위한 통로가 열렸다.
간신히 도시 안으로 들어선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도시의 건물들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하늘은 온통 암석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들은 이제 거대한 지하 세계의 한가운데 있었다.
"이제 어떡하죠, 박사님?" 강예린이 물었다.
이준혁은 깊은숨을 내쉬었다. "우선은 아이리스를 복구해야 해요. 그리고 이 상황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내야 합니다."
한호준이 비웃듯이 말했다. "난 절대 협조하지 않을 거야. 이건 내 기회라고."
정민우가 갑자기 소리쳤다. "박사님! 저기 보세요!"
모두의 시선이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도시의 중심부에서 거대한 기둥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 끝에서 강렬한 빛이 방출되어 암석 천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저건..." 이준혁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리스가 지구와 소통하려는 것 같아요."
그들의 앞에는 이제 더 큰 미스터리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구 내부에서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