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벚꽃 마케팅, 오프라인 매장
벚꽃 피는 4월도 벌써 중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다 곧 더운 여름 날씨가 시작될 것 같네요.
벚꽃과 함께 보면 좋은 '요즘 트렌드' 4편입니다.
미니멀리즘이 사람들 사이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는 벌써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불필요한 짐을 줄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는 것에서 미니멀리즘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한 덕분에 브랜드나 제품들에도 미니멀한 디자인이 유행하기도 했고요.
다만, 이런 여기저기서 미니멀리즘을 강조하고 이것이 옳은 것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듯한 행동들 덕분에 맥시멀 리스트들은 마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인 마냥 취급받기도 합니다.
지난 3월 24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 '맥시멀 리스트를 위한 비움 안내서'의 내용처럼요.
소비를 하는 것부터 사람이 사는 것 자체가 모두가 옳은 건 없고 같은 건 없음에도 말이죠.
아무튼 이런 미니멀리즘이 디지털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no mobile'과 'phobia(공포)'의 합성어 노모포비아.
잠시도 휴대폰을 보거나 사용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뜻합니다.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겪는 질병이기도 하고요.
디지털 기기는 우리 삶에 편안함을 제공하지만, 각종 건강문제부터 심리적인 강박증 같은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이런 현상을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디지털 미니멀리즘'과 관계가 있습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말 그대로 디지털화된 모든 것의 사용량을 줄이는 운동입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자기 주도적 활동을 지향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일상에서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하기
1. 디지털 기기의 사용시간제한
2. 사진과 메일 지우기
3. 불필요한 애플리케이션 PUSH 알림 끄기
4. 사용하지 않는 온라인 커뮤니티 탈퇴하기
5. 수면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멀리 두기
하지만 일, 여가, 취미 등 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있다 보니, 단번에 모든 것을 끊어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에 디지털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앱을 이용하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을 함께하는 스마트폰이기에 그 자체를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 구글 '디지털 웰빙'
안드로이드 P의 가장 획기적인 업데이트 중 하나인 '디지털 웰빙'은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기기 사용 패턴을 확인하고 스스로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기능입니다.
휴대폰을 뒤집어 두면 알람이 울리지 않도록 하는 '쉬쉬(Shush) 모드', 일정 시간이 되면 화면을 흑백으로 바꿔주는 '윈드 다운(Wind Down) 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어 사용자가 주체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스마트폰 중독 예방 앱 '포레스트'
집중력이 필요할 때 포레스트 앱을 실행하면 휴대폰을 보지 않은 시간만큼 나무가 자라 자신만의 숲을 가꿀 수 있습니다. 특히, 일정량을 달성하게 되면 실제 숲에 진짜 나무를 심을 수 있습니다. 스마트하게 시간도 관리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앱입니다.
현실의 일상에서 벗어나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방법으로, 최근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 컨셉의 캠프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인 미국의 숙박 스타트업 '겟어웨이(Getaway)'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겟어웨이 하우스에서는 와이파이, 전자기기 등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푹신한 침대, 취사도구, 보드게임 같은 휴식을 위한 장비들이 모두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방해도 없이 온전하게 쉴 수 있습니다. 비슷한 컨셉의 국내 예능으로 소지섭, 박신혜가 출연했던 '숲속의 작은 집'이 있죠.
다른 한편으로, 올해 문화 트렌드이기도 한 '살롱문화' 역시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흐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취향을 기반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공간들이 생겨나면서 살롱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침대에 누워 하릴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것보다는 밖으로 나가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이야기하고, 경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 까닭인 듯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펑타이 코리아 블로그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pengtaikorea/221505488543
봄이 되면 벚꽃 엔딩이 들리는 것처럼, 다양한 제품들에서 분홍색을 볼 수 있는 건 바로 지금인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설렘을 느끼는 시기인 만큼 그것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꽃이 아무리 좋아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의 고사성어 '화무십일홍'은 벚꽃 시즌 마케팅에서 왜 한정판이 핵심이 되는 지를 잘 나타내는 말입니다.
벚꽃은 매년 봄의 절정에 피며 비만 와도 우수수 떨어질 정도로 약한 꽃으로 보통 2주도 못 버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벚꽃의 성질은 제한된 수량이나 기간 동안 판매하는 한정판 마케팅과 매우 유사합니다.
또한, SNS 시대에 벚꽃 한정판 마케팅은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바이럴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한정판을 구매하는 것은 소유욕뿐만 아니라 내가 가졌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까지 자극하게 마련이니까요.
한정판을 구매하는 사람은 자신의 SNS에 인증하고, 공감과 공유를 통해 퍼져나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입시킵니다.
업계에서 벚꽃 한정판 마케팅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을 보입니다.
∙ 리패키징
이름 그대로 제품을 다시 포장하거나 패키지에 변형을 가해 마케팅 목적에 맞도록 변경하는 것입니다. 상품의 특징을 바꿀 수 없거나, 뭔가를 추가할 경우 제품의 아이덴티티가 변하는 상품들이 한정판에 리패키징을 많이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코카콜라입니다.
제품의 레시피가 기업의 기밀로까지 분류되는 만큼 한정판을 위해 새롭게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제품의 외형에 변화를 주는 리패키징을 주로 사용합니다. 2019년 코카콜라 벚꽃 에디션은 차분한 핑크 컬러와 흩날리는 꽃잎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의 한정판은 콜라보 브랜드나 시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하는 패키지 덕분에 한정판을 내놓기 무섭게 완판 되는 위용을 자랑합니다.
∙ 시즌 한정 MD 상품
벚꽃과 연관성이 없더라도 브랜드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고, 이를 뒷받침할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라면 벚꽃 MD를 통해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들의 MD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정판 MD를 구매하고 사용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스타벅스의 사례입니다.
스타벅스는 지역별, 시즌별 다양한 MD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와 세련된 디자인, 제품의 퀄리티라는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스타벅스의 MD 상품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소 스타벅스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한정판 MD에 관심을 가지면서 매장을 방문하고 브랜드에 호감을 높이기도 합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4년부터 벚꽃 시즌에 어울리는 MD상품을 출시해 매년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제품 리뉴얼
식품업계에서는 벚꽃 느낌이 나는 재료를 사용하거나 네이밍을 변경하고 디자인을 개편하는 등 제품 리뉴얼을 하기도 합니다.
한정판 마케팅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제품 완판까지 끌어내는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입니다. 소비자는 한정된 기간에만 가능한 브랜드 경험과 희소성 높은 상품에 대한 소유욕을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효과가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벚꽃 마케팅에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정판은 '한정'일 때 의미가 있는 것으로, 너무 범람하는 한정판이라면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HS애드 블로그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유통, 커머스 등의 소비재를 다루는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다양한 모습의 경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3편에서 다뤘던 '새벽 배송'뿐만 아니라 가격으로 승부하는 '최저가 경쟁', 다루는 제품으로 승부하는 '제품 경쟁'등 저마다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갖고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쟁에서 주요하게 보아야 할 것이 기존 오프라인 강자들의 대처입니다. 지금 오프라인 시장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과 배송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에 타격을 주고 위기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백화점이나 마트들 뿐만 아니라 보통의 브랜드 매장들도 포함해서요.
그리고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들 또한 변화하고 있습니다.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3년간 공들여 만든 '시몬스 테라스'는 침대를 파는 공간이라기보다 잠자리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최적화시켜서 제공해주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면과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일종의 복합 쇼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헤리티지 앨리'라는 공간에서 전문 큐레이터가 150년간 만들어 온 시몬스 침대의 역사가 담긴 브랜드 뮤지엄 투어를 해주고, '호텔'이란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침대 매트리스 속 소재까지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몬스의 침대 철학에 동의하게 된 고객들은 지하에 위치한 '테라스'라는 공간에 방문해 시몬스 침대와 매트리스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고객은 수면 습관을 체크해 나에게 맞는 매트리스를 추천받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시몬스 테라스는 침대를 파는 것이 아니라, '수면'과 관련된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품 위주가 아닌 경험 위주의 공간들이 끊임없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해방촌에 있는 '론드리 프로젝트'는 일견의 카페처럼 보이지만, 안쪽에 10여 대의 세탁기가 있는 세탁소입니다. 론드리 프로젝트는 기존의 코인 세탁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한 경험을 개선한 새로운 공간입니다. 모든 세탁소에서 겪어야 하는 세탁기를 돌리면 일정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를 개선한 것입니다.
'론드리 프로젝트'가 문제를 해결한 방법은 세탁방 앞에 카페를 만든 것입니다.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고 이웃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세탁소에서 겪는 문제를 개선했습니다.
공간에 변주를 줘 색다른 고객 경험을 선사한 좋은 케이스입니다.
과거 기업이 운영하는 공간들은 제품이 중심이 되어 움직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는 공간은 의미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에 공간은 제품을 팔기 위한 하나의 배경으로만 기능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이 발전하면서 공간의 역할이 변화했습니다. 공간 그 자체가 주인공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오프라인 공간에선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고, 판매는 온라인으로 만들어 내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제품 위주의 공간에서 경험 위주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것에는 디지털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젊은 소비자들이 필요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 지갑을 열기 때문에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제품의 기능과 편익만을 설명해주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방문했을 때 제품을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제일기획 매거진 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log.cheil.com/magazine/37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