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해외구매대행 가늘고 길게 부업으로만 운영하기

by 밤웅

해외구매대행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회사와 병행하면서 부업으로 시작했지만, 매출이 커지면서 본업으로 운영했다가 지금은 다시 부업 수준으로 지속하고 있다.



구매대행이 살아남지 못하는 이유


부업으로 다시 넘어온 이유는 세 가지이다.


1. 플랫폼 제재

: 나는 정품만 취했지만 누군가 나를 '가품 판매자'로 신고했다. 쿠팡에서는 회복이 어려워 다시 계정을 만들었다. 스마트스토어는 간신히 복구했지만 무려 10일 동안 '정지'상태였다. 결국 내가 아무리 정직하게 운영해도 플랫폼의 제재를 피할 수 없었다.


2. 내 물건이 아니다.

: 정말 매일 팔릴 정도로 인기 상품을 만든 적이 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다른 셀러에게 빼앗겼다. 이때 '지속성'에 의문을 가졌다. 매일 꾸준히만 하면 된다고?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렇게 노력이 허무하게 끝나니,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되었다.


3. 가격에 취약하다.

: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하지만 해외구매대행 업자처럼 중간 유통상인이라면 가격에 더욱 민감하다. 제조사와 협의를 하거나, 최종 소비자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매출을 크게 키울 수 있던 건 이런 스트레스를 온전히 다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세 가지 관점 때문에 본업으로 지속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두 가지 사업을 비교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구매대행을 부업으로 결정했다.


수많은 셀러들이 구매대행이나 위탁판매로 유통업을 시작했다가 점차 사입이나 브랜딩 세일즈로 넘어가는 이유가 명확하다. 나도 본업으로서의 운영은 끝내기로 결정했다.


20251017_164957.png


그럼에도 구매대행을 지속하는 이유


하지만 아예 폐업 처리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플랫폼, 물건, 가격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스트레스받지 않고" 방치한다면 적당한 수익을 지속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올해 상반기부터 해외구매대행 업무 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제한하면서 부업으로서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결과는 예상외로 대성공이었다.


비록 매출은 2천만 원대에서 1천만 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전혀 아쉽지가 않았다. 투자시간이 하루 8시간에서 2시간으로 75%나 줄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거의 zero가 되었다. 이전에는 고객 CS, 환율 변동뿐만 아니라 '무엇을 소싱 해야 할지'부터 고민과 걱정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매일 한 시간 정도 제품을 갈무리하고, 나머지 한 시간 동안 주문을 처리한다. 물론 주말에는 배대지가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쉰다.


주 5일, 하루 2시간만 투자하는데 월 1천만 원대 매출을 만들고 있으니 폐업할 이유가 없다. 2024년에 목표했던 최소 노력, 최대 성과를 이제서야 달성한 느낌이다.


※ 아래 그래프에서 파란색 + 보라색이 실질적인 매출액이다.


20251017_165050.png


부업으로서 가능성


나는 가늘고 길게 가는 방향을 택했다. 욕심을 크게 내지 않으니 오히려 새로운 수익 방법까지 강구할 수 있었다. 현재 나는 해외구매대행에서 부수입을 두 가지로 발생시키고 있다.


1) 포인트

네이버 페이 머니카드를 사용한다. 현금 체크카드이지만 VSIA 연동이 되어서 해외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는 해외 결제 이용료의 1%만 적립해 주는 반면에 네이버 페이 머니카드는 3% 적립에 추가로 해외결제 '수수료'를 환급해 준다. 보통 해외결제 수수료가 1.1%이니, 총 4.1%를 받는 셈이다.


20251017_165130.png

2) 해외 소비세 환급

이건 3년 동안 놓치고 있던 부분이다.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했을 때, 그 가격에는 현지의 소비세 10%가 붙어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 시에도 물건 구입 영수증을 챙겨놓는다면 Tax refund이 가능한 것과 동일한다.


※ 참고로 소비세 10%를 다 환급받진 못한다. 세무법인에 수수료 명목으로 3%를 지불하고, 남은 7%를 받는다.


나는 올해 4월부터 일본 소비세를 환급받고 있다. 이용하는 배대지에서 일본 세무법인을 연결해 준 덕분인데, 분기마다 신청하여 환급받는다. 나처럼 부업으로 운영해도 이 환급액이 몇 백만 원은 족히 되어서 정말 놓치고 있던 게 아쉬운 항목이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부업으로 지속할 당위성이 생긴다. 그래도 현실적으로 내 해외구매대행 상태를 정리해 보자.


- 월 매출액 : 1,000~1,800만원

- 마진율 : 15~20%

- 부수입 : 구매액의 4.1% 포인트 + 구매액의 7% 소비세 환급

= 월 순수익 : 250~330만 원


웬만한 직장인만큼 나오는 수준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만약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깔끔하게 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고민과 걱정 요소를 최소로 줄이니, 부업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래 내용이 나에게 더 중요했다.


- 업무량 : 하루 2시간 x 주 5일

- 스트레스 거의 Zero


이렇게 해외구매대행 부업은 지속할 수 있다. 오히려 욕심을 부렸을 때는 심란해서 번아웃이 찾아왔고, 뒤에 남는 게 없으니 허탈함마저 있었다. 지나치게 부피를 키워도 컨트롤할 수 없는 세 가지 요소 때문에 아쉬움만 커지는 셈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가늘고 길게 운영해 보려고 한다. 아, 프로그램도 지난 3년 동안 더망고 솔루션을 사용하다가 최근 오버링크 솔루션으로 옮겼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간편해서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사용 이틀 만에 주문이 2건 발생할 정도로 효용성이 있으니, 차차 다뤄보겠다.


만약 해외구매대행 부업을 생각 중이신 분이 계시다면 부디 욕심을 버리셨으면 좋겠다. 본업이 아니지 않나. "이미 레드오션이다, CS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오래 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들은 욕심을 부리는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길게 가기 위해서 가늘게 운영하는 전략을 택하자.



해외구매대행은 ‘될까 안될까’보다 ‘지속할 수 있을까’가 더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부업으로 3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아래 게시글을 참고하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외구매대행 CS 최소화 하기 : 국가별 평단가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