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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branding Mar 29. 2020

디자이너도 칼퇴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칼퇴하는 가장 심플한 해결책

"디자이너도 칼퇴, 아니 정시 퇴근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왜 퇴근을 못하는지 아시나요?"





지난번 글에도 적었듯이 클라이언트와 작업자 사이에 합의가 없이 (프로세스가 없이) 일이 진행된다면 야근을 하게 된다. 디자이너는 명확한 방향성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면 절대 안 된다. 비유를 하자면, 중앙 고속도로 타면 2시간 만에 가게 될 길을, 국도로 굳이 돌아가서 5시간 만에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는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목적지에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기 위해서는 몇 시에 출발할 것인지, 무엇을 탈 것인지에 대한 수단과 방법을 클라이언트와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자이너는 가장 빠른 길을 알고 있지만 길을 모르는 클라이언트는 "이 길은 어때?"라고 대답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 디자인 회사는 주도권을 잃지 말고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 모르는 누군가를 이해시키고, 설득을 시키는 과정 또한 디자인을 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목적지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지도가 필요하고 디자인에서는 그 역할을 하는 것을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명확하게 설정한 뒤 디자인을 해야 하는데 많은 디자인 회사들은 컨셉이란 것을 알고 있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컨셉을 이루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와 합의가 된 상태로 일을 하지는 않는다. 컨셉의 결과를 말 몇 마디로 주고받음이 아닌, 이루는 과정 하나하나를 클라이언트와 협의를 한 뒤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그 컨셉을 이루는 디테일한 과정은 아래 그림에 나와있다.


*물론 디자인 분야마다 과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참고를 하면 좋을 것 같다.





1. 일단 모든 디자인의 기본인 레퍼런스를 검색하는 단계이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유사 레퍼런스를 대략적으로 찾고 방향에 맞는 레퍼런스를 한 곳에 모아, 이 레퍼런스가 어떠한 컨셉으로 이루어진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2. 내가 찾은 레퍼런스가, 어떠한 요소들 때문에 이렇게 만들어진지에 대한 설명을 한다. (폰트, 색, 구도, 형태, 레이아웃 등)


3. 그렇게 이루어진 레퍼런스가 공통적으로 어떠한 기능을 하는지 설명을 하거나, 키워드를 도출해낸다. 어떤 분위기를 자아내는지, 이 분위기가 어떤 키워드로 어느 계층에 효과적으로 적용이 되는지 글로서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4. 그렇게 풀어낸 방향이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5. 이렇게 컨셉 1개가 정해지고, 대략적으로 3~4가지를 준비 한 뒤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진행한다. 미팅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은 어떠한 방향으로 디자인 작업을 할지 확정을 지어야 한다. 그리고 컨셉 01에서 시안 3개를 받을지, 컨셉 세 가지 안에서 각각의 시안으로 총 3개를 받을지도 협의해야 한다.


6. 수정 : 수정은 디테일만 수정하는 것이고, 만약 클라이언트가 <컨셉이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말하면 견적을 다시 받아서 수정해주면 되는데, 위와 같은 프로세스 절차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단계가 다 돼서야 (돈도 안 주고) 수정을 요청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많은 디자인 회사들이 변명을 한다. "일이 너무 몰려서 시간이 없는데, 어느 세월에 이걸 정리하고 앉아있는가?" 하지만 일이 몰려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이런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프로세스 정리를 해보지 않아서 이게 얼마나 걸릴지 가늠을 못하는 것이다. 몇 날 며칠 밤새서 만든 시안을 말 한마디로 처음으로 되돌리는 시간보다 훨씬 더 적게 든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 거다.


디자인은 개인 예술이 아니라 상업예술이기 때문에 어떠한 명확한 목적과 방향이 있고, 그 목적과 방향은 글과 논리로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 목적과 방향만 맞고 컨셉만 확실하게 정해진다면 그것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기분 내서 부릉부릉 출발~!! 이러면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명확하고 확실하게 목적지를 가는 방법까지 협의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 디자인은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논리적이라서 잘하고 못함이 아니라 맞고 틀린 디자인만 있을 뿐이다. 디자인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은 많은 디자인 회사들이 <디자인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서만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디자인을 좋게 보이게끔 하는 <퀄리티>는 디자인 작업 최종단계인 디테일 수정에서 하는 것이다. 컨셉을 잡아나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집착이 아니다.



오늘도,

모두가 칼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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